[편집자 주] 도시는 복잡다단한 욕망이 뒤엉킨 곳입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에 맞닥뜨리게 됩니다. 대개의 문제는 공감대 형성을 통한 사회적 합의 과정을 무시하거나 협치를 소홀히 한데서 생깁니다. 중요한 것은 ‘어떠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입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원인을 명확하게 찾아내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은 연속기획보도를 통해 우리 지역의 다양한 문제를 짚어보고 함께 풀어나가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 우리 도시가 가야할 방향을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피상적인 접근은 지양하고 현상의 구조적이고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의견 제시, 대안과 해법 모색에 중점을 두려고 합니다. 시발점은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진보 진영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던
강제로 단종(정관절제)·낙태(임신중절)를 당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참여한 여수애양원 한센인은 단종 8명, 낙태 20명 등 총 28명이다. 또, 애양원 입소 한센인들은 외부와의 자유로운 출입이 차단된 채 규율과 통제에 따라야 했으며 집짓기, 도로건설 등의 강제노역도 했다.◇ 단종수술…“아이를 낳으면 한센병에 전염되고 수술하지 않으면 당장 퇴원”국내에서 한센인에 대한 단종수술이 처음으로 시작된 것은 일제강점기인 1935년 여수애양원에서다. 이후 1936년 고흥 국립소록도병원에서 단종수술을 공식 도입했으며, 1940년대 후반 잠시 중단됐다가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출범 후 격리수용시설 내 가정사(부부 병사)의 조건으로 다시 시작됐다.애양원에서도 1952년 10월부터 1975년까
한센인은 한때 하늘이 내린 병, 천형(天刑)에 걸렸다고 해서 일제와 국가에 의해 철저히 강제 격리됐다. 가족과의 생이별은 물론 고향을 등진 한센인들은 폭행과 학대에 무방비로 노출된 채 구걸 등으로 생활하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에는 고흥 국립소록도병원 등으로 강제 이송됐다. 가족과 고향으로부터 버림받고 쫓기듯 정착촌에 들어오면서 고립된 채 외롭게 절망 속에서 잊힌 존재가 돼 갔다. 평생 한센인들이 받은 사회적 천대와 편견, 차별의 굴레는 현재도 여전히 진행형이다.일제와 국가의 강제 단종(정관 절제)·낙태 수술로 한센인들의 인권은 전혀 보장되지 않았다. 일제강점기인 1916년부터 1945년 해방 전까지 일제는 우리나라 한센병 환자 수천 명을 소록도에 격리해 강제 노역을 시키고 단종·낙태 수술, 생체 실험까지
울산시의회, 국외연수 심사위원회서 시의원 배제울산시의회는 지난해 12월 공무 국외연수 심사위원회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현재 심사위원회에 위촉된 시의원을 일체 배제했다. 이를 위해 심사위원장을 운영위원장으로 하는 조항과 심사위원회에 시의원을 위촉하도록 하는 문구를 모두 삭제하고 위원장은 위원 중 호선키로 했다.또 심사위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시의원이 국외연수 70일 전 공무국외활동 기본계획서를 제출하고, 50일 전까지 심사위원회에서 심사하는 사전심사제도를 도입했다. 아울러 성과보고회를 규정에 명시해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공무 국외여행’이라는 용어가 단순 외유성으로 오해될 수 있는 만큼 ‘의원 국외 활동’으로 바꿨다.울산 중구의회, ‘국외연수 셀프심사’ 방지 조례 제정심
지난 6·13지방선거 이후 여수시의회가 새로 구성된 지 6개월이 지나고 있다. 선거 결과 의원 26명 중 민주당이 19명, 민평당 3명, 무소속 4명으로 구성됐다. 특정 정당 의회 독점과 초선 의원 11명이 의회에 진출하면서 시민들은 우려반 기대반이다.무엇보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그간 국정농단·사법농단까지 권력형 적폐 청산을 강력 추진하고 있고 내년부터는 생활 적폐 및 지방정부·의회의 부정부패 청산을 새로운 국정과제 목표로 제시한 상황이어서 지방의회에 대한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특히 시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시·도의원 11명 의원직 상실, 의장단 선거 과정에서 표 매수 의혹과 성추행 사건, 관광 외유성 해외 연수 논란 등 그간 숱한 문제를 일으켜온 여수시의회도 변
‘누굴 위한 관광’ 근본적인 물음 다시 여수시의 대표 관광지인 고소천사벽화마을이 밀려드는 관광객으로 인해 주민들의 생활터전이 침해당하는 것에 대해 제대로 대비를 하지 않은 채 관광 상품화에만 열을 올린 행정의 미숙함과 부실함 때문에 빚어졌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2012년 여수세계박람회를 앞두고 주민들의 일상적인 삶이 이어지던 마을에 그려진 벽화가 유명세를 타면서 수많은 관광객이 오가게 됐고 외지 자본이 밀려 들어와 카페와 펜션 등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지만 정작 주민들은 주차난, 교통체증, 소음, 쓰레기, 사생활 침해 등으로 일상적인 삶이 파괴되고 있다. 그나마 도로를 끼고 있는 건물주와 상인들은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전월세 수입 등으로 반기는 편이지만 대다수의 원주민들은 온갖
카페·펜션 등 우후죽순 들어서고 관광객 붐비면서 주민들 생활 큰 불편 ‘오버투어리즘’, ‘디즈니피케이션’, ‘투어리시티피케이션’. 지나친 관광정책과 과잉 상품화 탓에 겪게 되는 생활의 불편함은 물론 삶터의 파괴 현상을 지적하는 용어들이다. 이 중 오버투어리즘(과잉관광)은 여행지에 수용능력을 넘어선 관광객이 몰려 주민 삶을 침해하는 현상을 말하는데 한 해 관광객이 1000만 명 이상 오는 여수에서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여수시의 대표적인 관광 관광지가 된 고소천사벽화마을의 사례를 보면 과잉 관광 상품화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난다. 고소천사벽화마을은 평일은 물론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방문객이 더욱 늘어나면서 관광객뿐만 아니라 주민들조차 교통체증과 주차난, 소음, 쓰레기, 사생활 침해 등에 골머리
한센인권변호단(단장 박영립 법무법인 화우 공익재단 이사장)은 지난 2004년부터 13년간 일본과 한국 정부를 상대로 진행한 한센인 피해 소송 과정과 결과를 모아 지난해 1월 를 발간했다. 백서 4권에는 한센인권변호단 활동 과정과 사진 자료 등이 담겼다.백서에는 가족과 고향으로부터 버림받고 사회의 편견과 무지로 인한 차별과 냉대, 강제 단종·낙태·노역 등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 속에서 평생을 외롭게 살아야 했던 소록도 한센인의 아픈 이야기도 기록됐다.박영립 단장은 발간사에서 “한센인들은 오랫동안 사람들의 무지와 무관심, 잘못된 편견 속에서 ‘천형’의 차별을 강요받아 왔다. 살아서는 생체실험의 대상이 되고 죽어서는 예외 없이 시신 해부와 화장 등 인권유린을 당했으며,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숨 막히는 더위뿐이더라낯선 친구 만나면우리들 문둥이끼리 반갑다천안 삼거리 지나도수세미 같은 해는 서산에 남는데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숨 막히는 더위 속으로 쩔름거리며가는 길신을 벗으면버드나무 밑에서 지까다비를 벗으면발가락이 또 한 개 없어졌다앞으로 남은 두 개의 발가락이 잘릴 때까지가도 가도 천리, 먼 전라도길한센인 시인으로 잘 알려진 한하운의 대표작 ‘전라도길(소록도 가는 길)’이다. 한 시인은 걷다 발가락이 하나씩 없어지는데도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을 걸어서 소록도로 가야 했다. 지형이 작은 사슴을 닮았다고 해서 ‘소록도’란 예쁜 이름을 가진 고흥의 이 섬은 지금은 아름답고 평화롭게 느껴지지만, 한하운 시인을 비롯해 이곳에 살았거나 살
‘한센병’은 나균에 의한 감염증으로 나균이 피부, 말초 신경계, 상부 기도를 침범해 병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만성 전염성 질환이다. 과거에는 문둥병, 나병 등으로 비하해 불리기도 했다.요즘은 의학의 발달로 한센병에 의해 장애가 발생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미 1980년대 중반에 우리나라 한센병 퇴치를 선언했다. 항생제인 ‘리팜피신’을 한번만 복용하면 균 감염력이 99% 사라지기 때문이다. 병에 걸리더라도 2주에서 2개월 정도 약을 먹으면 다른 사람에게 병을 옮기지 않으며, 병형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대개 5년에서 20년 정도 꾸준히 약을 먹으면 완치가 된다. 고흥 소록도병원, 여수 애양원 입원자들의 경우 대부분 한센병 후유증에 대한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들이다.전 세계 한센
2018 여수마칭(관악)페스티벌추진위(위원장 박이남 예술감독, 이하 여수마칭추진위)가 지난해에 이어 여수지역 청소년 관현악단 등을 대상으로 악기 연주를 지도하는 오케스트라 클리닉을 진행하고 있다.프로 연주자가 아마추어 연주자를 지도하는 이번 클리닉은 오는 26~27일 열리는 ‘여수마칭(관악)페스트벌’이 시민 참여를 높이고 관현악에 대한 관심과 열기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마련했다.한국예술종합학교 이정생(63) 교수와 전 KBS교향악단 이재규(65) 첼로 수석 연주자 등 국내 정상급 연주자와 교육자들이 직접 참여하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일주일간 진행되는 이번 ‘마스터클래스’는 쌍봉초, 소라초, 관기초, 정보고, 여수공고 등 여수지역 5개 학교 등이 연주 지도를 받고 있다.
시립박물관 건립 목소리 꾸준지난 1990년 대 중반부터 지방자치제 실시와 건립비 국고지원이 맞물리면서 각 자치단체의 공립박물관 건립이 급격히 증가했다. 이와 함께 2000년대 중반까지 지역에서 발굴된 문화재에 대해 지역의 귀속권이 인정되지 않아 발굴과 동시에 국립·사립박물관, 대학박물관, 발굴기관 등 여러 지역으로 나눠 보관해야 했다.이후 문화재보호법이 개정되면서 박물관과 인력 등 문화재 관리 조건을 갖춘 지자체에 한해 지역 박물관에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이에 지역의 정체성 확립이나 지역 유물을 보관·관리하면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욕구가 커지면서 각 지자체들은 공립박물관 건립에 더 적극적으로 나섰다.전남지역에는 목포근대역사관, 목포자연사박물관, 목포생활도자박물관, 목포대박물관, 국립나
문화재는 제자리에 있을 때 가장 가치 있고 아름답다한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간직한 문화재는 그 지역 주민들의 뿌리이자 자부심이다. 그리고 그 지역의 정신이며 정체성이다. 문화재는 각 지역이 발달과정에서 공유했던 시대정신과 그 뿌리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재를 해석하면 각 지역이 오래전부터 중시해 오던 가치 등을 엿볼 수 있고 그 지역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찬란한 문화를 대중에게 각인시킬 수 있다.이런 의미에서 지역의 문화재를 되찾는 일은 곧 지역의 정신을 바로 세우고 지역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일이다. 또한 당대 사람들이 공유했던 지역의 가치를 찾고 문화재를 제자리에 되돌려 역사의 맥락을 찾아주자는 것이다. 무엇보다 문화재는 제자리에 있을 때 가장 가치 있고 아름답다.지역의 소중한 문화
우리나라 국민들이 살면서 꼭 한 번 가보고 싶어 하는 ‘도시’는 어디일까. 취향과 목적에 따라 휴양지도 있겠지만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로마, 일본 도쿄, 미국 뉴욕은 버킷리스트에서 빠지지 않는 도시들이다. 이들 도시만이 선사하는 고유의 매력과 가치를 경험하고자 하는 욕구가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도시의 경쟁력이 산업기반에서 관광과 문화 분야로 확대돼 이제 ‘문화예술 브랜드’가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전국의 각 도시마다 특색을 살린 다양한 문화 인프라 구축과 콘텐츠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관광만 보더라도 고유성과 차별성이 없는 시설 중심의 관광 도시는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확산하고 있다. 고유한 역사문화 자원을 갖춘 도시가 그 매력과 가치를 얼마나 다양하게 어필하느냐
관리부실과 무분별한 탐방객 급증으로 부작용 속출안전 담보되지 않은 무방비의 섬…대책 마련 시급“섬, 일회성·관광개발 대상으로만 접근해서는 안 돼”너무 까마득해 가늠조차 할 수 없다. 7700만 년 전 이곳에서 살다가 형체도 없이 사라져 버린 생명체들은 파도가 핥고 지나는 바닷가의 평평한 바위에 족적을 남겼다. 그렇게나마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파도와 바람은 그 오랜 시간을 한 꺼풀씩 들춰내 마침내 존재를 드러나게 했다. 퇴적암 지층이 켜켜이 쌓인 추도의 해변 절경 앞에 서면 그 때의 시간으로 데려다 준다.천연기념물인 공룡화석지와 퇴적층, 등록문화재인 돌담은 추도의 역사와 주민들의 삶을 그대로 보여준다. 추도 주민들은 그런 자연과 공생하며 살아왔다. 이 섬에 인간이 살기 시작한
여수가 온통 개발 얘기로 판을 치면서 땅값이 오르고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박람회 개최 전후로 수년간 줄곧 그래왔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비교적 시골 땅을 새로 개발해 도시화 내지는 원도심을 관광자원화 하는 사업이 대부분이다. 그러는 과정에서 보호받아야 할 사람과 자연, 문화재 등은 소외받고 있다. 대규모 민간자본사업이나 공공사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주민들은 협의의 대상이 아닌 일방적 통보의 대상으로 인식되면서 본인의 의지와는 다르게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기도 한다. 공생이 무시된 무차별적 개발로 인해 보존 가치가 높은 문화재는 방치되고 있고, 육지의 개발 방식을 답습하는 섬은 망가져 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인간의 탐욕이 할퀸 상처로 신음하는 곳이 늘 것이란 우려는 기우일까. 탐욕은 사전적인
◇ 여인숙 창작문화공간·목욕탕 미술관으로 변신…방치된 폐건축물 활용옛 것의 중요성은 관광자원의 측면뿐 아니라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내력과 추억과 자긍심을 담고 있다는데 있다. 유럽의 많은 국가들이 천 년이 넘도록 중세시대 도시모습을 완벽하게 유지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없애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다.식민지 시대의 아프고 쓰라린 상처가 기억된 도시. 조선의 쌀과 물자를 일본으로 실어 나르기 위해 건설된 계획도시 군산은 일제강점기 말 1만 명이 넘는 일본인이 살았으나 한강이남 최초로 만세운동이 일어날 정도로 민초들의 삶과 저항정신도 느낄 수 있는 곳이다.그런 아픔의 역사를 뒤로하고 내항과 주변지역의 근대사를 재조명해 역사의식을 바로 세우고 근대역사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근대문화도
여수는 그동안 자연경관과 문화유산, 음식, 바다 등 비교적 무궁한 활용이 가능한 관광 자원을 보유했으면서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다른 지자체에 선점을 당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이제는 고유 콘텐츠와 다양한 특성이 곧 그 지역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 천편일률적인 관광 패턴을 유지하거나 대규모 관광 시설을 짓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관광 자원의 다양화와 차별화이다. 특히 이미 알고 있는 관광 콘텐츠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알려져 있지 않은 숨어 있는 여수의 콘텐츠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수가 이순신과 거북선의 도시라고는 하지만 다른 지자체에 선점을 당하거나 크게 차별화된 콘텐츠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아직 가치를 드러내지 않았거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해 묻혀 있는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