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_ 주철희





여수시 오현섭 시장의 지난해(2008년도) 업무추진비가 전라남도 박준영 지사보다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오현섭 여수시장이 집행한 업무추진비는 3억 8천만원으로, 전남도지사의 3억 6천만원보다 2천만원 가량을 더 많이 집행했다는 것이다.



여수시는 2012여수세계박람회라는 굵직한 사업이 있다고 하지만 전남도 22개 자치단체를 거느리고 있는 전남 도지사보다 더 많은 업무추진비를 집행했다는 것은 참으로 납득이 쉽지 않다.

더 재미있는 것은 업무추진비가 ‘과다’하다는 여론이 빗발치자 보도자료 한 장을 여수시 행정지원과에서 내놓았다.

‘여수시 지난해 국내외 유명인사로 북적’ 제목 하에 ‘여수시장 업무추진비 집행내역 결과’ ‘손님맞이 눈길’, ‘올해 예산, 2008년보다 1억 5천만원 줄어든 2억 3천만원 책정’이라는 부제의 보도 자료였는데, 잠깐 요약하면 이렇다.



이명박 대통령을 포함하여 한승수 국무총리, 로세르 탈레스 세계박람회기구(BIE) 사무총장, 버시바우 전 주한미대사, 마이클 노벨 노벨재단 이사장, 버날 정부간국제해양학위원회 사무총장, 정래권 외교부 기후변화대사 등 많은 국내외 주요 인사들이 방문을 하였으며 특히 해외인사만 줄잡아 100여명이 넘어 섰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2012여수세계박람회 유치성공이후 국내외 주요 인사들의 방문은 곧 여수가 국제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일”이라며 “손님맞이 과정에서 상당부분의 업무추진비가 소요됐다”라고 말하고 있다.



정리하면 이렇다. 여수시장의 업무추진비가 과다하다는 비판이 일어나자 여수시 행정지원과에서는 업무추진비를 왜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해명으로 여론의 부정적 시선을 잠재우고자 했던 것이다.

결국은 "귀빈(貴賓)"이 여수를 많이 찾았기 때문에 업무추진비의 과다 지출은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다.

여수시장의 업무추진비 상황을 확인 해볼 필요가 있다.



2002년도 업무추진비는 민선2기 주승용 시장과 민선3기 김충석 시장과 합한 금액이다. 또한 2006년도 6월 30일자로 민선 3기가 완료되어 김충석 시장이 6개월 동안 7천 941만원을 업무추진비를 사용하였으며, 7월 1일부로 취임한 민선 4기 오현섭 시장은 6개월 동안 1억 4천 567만원을 업무추진비로 사용했다.



여수시장 2008년도 업무추진비 3억 8천 7백만원과 부시장 및 각 부서의 국장별 업무추진비까지 모두 합치면 과연 1년 동안 여수시는 업무추진비라는 명목으로 얼마나 사용되었는지 궁금증이 유발된다.

이러한 업무추진비는 정말 ‘귀빈’ 접대용일까? 올해(2009년도) 여수시장의 업무추진비는 약 2억 3천만 원 정도로 책정했다고 한다.



작년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하여 많은 국내외 손님을 모시고 2012여수세계박람회를 성공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업무추진비를 과다하게 사용하였다면, 올해는 이러한 손님들을 모시지 않겠다는 것인가? 아니면 과다한 업무추진비 사용에 대한 반성인가?



벌써 5월 12일 이명박 대통령을 모시고 세계박람회 부지 착공식 등 주요한 계획들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업무추진비가 적어서 이러한 손님들을 제대로 접대를 못하면 어떻게 될지 걱정이 앞선다.

여수시는 2012여수세계박람회 성공개최 준비계획 실행 원년으로 올해를 선정했다고 하는데, 높은 사람들에게 미운털 박히면 안 될 것인데........

그리고 전임시장 하셨던 분들도 여기에 대하여 뭐라고 해명이 좀 있어야 할 것 같다.



민선 3기(김충석) 재임시절에 여수시는 2010세계박람회 유치에 실패하였는데, 이것이 혹여 업무추진비가 적어서 제대로 활동을 하지 못해 그러지는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민선1기부터 3기까지(김광현, 주승용, 김충석)시장은 여수의 미래 발전과 시민의 삶의 향상을 위해 시정 업무를 제대로 했는지 궁금하다.



여수시는 지금까지 민선시장의 재선이 한 번도 없었다. 아마도 지금까지 전임자들이 재선을 하지 못하고 떨어진 이유가 업무추진비를 너무 적게 써서 그러지는 않았는지 궁금하다. 답변이 가능하시다면 좀 해주시면 좋겠다.

얼마 전 모 신문에서 오현섭 시장의 ‘밥상정치’에 대한 기사를 보았다. 혹여 이런 일로 업무추진비가 과다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은 절대 아닐 것으로 여수시민들은 믿고 싶다.



인근 순천시장은 업무추진비를 얼마나 썼을까? 업무추진비 ‘과다’라는 제목을 사용했던 만큼 이해를 돕고자 아래 글을 덧붙인다.

대한민국의 수도이며 인구 1,000만 명인 서울특별시 오세훈 시장의 2008년도 업무추진비는 약 4억 3백만원으로 2007년도에 사용한 업무추진비 3억 4천만원보다 6천만원가량 늘어난 액수라고 한다.

여수시와 서울특별시의 예산규모와 재정자립도를 비교하면 업무추진비 사용에 대한 과용(過用)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2009년도 여수시 예산은 8천 3백억원 정도이며, 서울시 예산은 21조 3백억원 정도이다. 2008년도 전국 도시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53.9%이고, 서울특별시는 85.7%이며, 여수시는 30.6%의 재정자립도를 나타내고 있다.



업무추진비도 시민들의 혈세이다. 이왕 쓰는 것 제대로 사용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과 경제사정도 고려하여 불필요한 비용은 10원이라도 아껴주기를 기대하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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