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비판=비난=비방,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등식이다.
요즘 이명박 대통령이 동네북이다.

대운하로 카운터펀치를 맞더니, 급기야는 미국산 쇠고기로 아사(餓死) 직전까지 몰려있다. 그를 비난하는 데는 나이와 계급도 없다. 누구나 거리낌 없이 비난의 말들을 쏟아놓는다.

이러한 비난을 우리 사회는 오히려 자연스러움으로 용인하고 있다. 민주사회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잘못된 정책에 대한 저항이 있기에 사회와 국가가 바로 서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비판이 지역사회에서는 용인되지 않는다. 힘 있는 사람들의 잘못된 정책에 대한 비판이 지역사회에서는 비판이 아닌 비방으로 치부되는 풍토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 순위가 다른 나라들에게 계속 밀리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온다.
대통령을 비롯한 위정자들이 잘못된 판단들을 계속해서 해 온 결과이다. 그래서 오늘날 돈 없는 국민들만 서럽다.

그 정책을 결정한 위인들은 그 피해자가 아니다. 모두가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우리 여수시의 성장발전도가 전국 75개 시단위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뒤에서 다섯번째인 71위를 기록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국가산단을 가지고 있고, 수산업과 관광산업에 장점을 가지고 있고, 전남에서 가장 큰 도시치고는 참으로 치욕스러운 결과이다.
여수시민들의 잘못이라고 하기에는 억울한 측면이 많다.

다분히 8,000억의 시예산을 가지고 노닥거린 그동안의 시장과 시의원들의 잘못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중에서도 시장의 잘못은 절대적이다. 견제장치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여수시는 시장의 말 한마디면 시 전체가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왔다. 그것이 잘못된 정책일지라도 반대의 목소리는 결코 용납되지 않아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 결과가 지금 전국 도시 중에 성장율이 꼴찌에서 다섯번째 도시라는 불명예를 여수시민들에게 안겨주었다. 눈앞에서 수백억씩 혈세가 낭비 되었어도 시간이 지나면 책임지는 사람 한사람 없이 그것으로 끝이다. 지금까지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거기에 대해서 조금 신중하게 결정하자고 비판을 하면 “왜 허구헌날 반대만 하느냐”고 오히려 나무란다. 서로 다른 생각과 의견을 허용하지 않는 사회는 폐쇄적인 사회이다.

반대를 위한 반대일수도 있지만 속이 뻔히 들여다 보이는 일에 대해서는 한번쯤 다시 생각해 보자는 반대 의견도 나와야 그것이 민주사회인 것이다. 민주사회에서 반대의견은 필연적이라 할 수 있다.

그 반대의견을 설득할 수 있어야 그 정책에 정당성이 부여되는 것이다. 그래서 대화와 토론이 필요하다. 대화와 토론이라는 절차를 통해 사회적 동의가 구해지는 것이다.

지금 여수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대형 사업들 모두가 이러한 사회적 동의절차 없이 막무가내 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5,000억이 소요될 구겐하임 미술관이 그렇고, 1,000억 가까이 소요될 이순신광장사업이 그렇고, 400억이 소요될 야간경관사업이 그렇고, 앞으로 수 백억이 들어갈 꽃예산이 그렇고, 이미 타 지역에서 많은 문제점이 도출되고 있는 도시공사 설립건도 그렇다. 정작 시민들은 여기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데 하나같이 사업들은 급하게 진행 되고 있다.

정작 서둘러야 할 것들은 뒷전으로 밀리고, 왜 이리 돈이 되는 사업들만 급하게 서두르는 이유에 대해서 얘기 좀 하자는 것이다. 이것이 비판이 아닌 비방이라고 하면 할 말은 없다.

도시공사 건도 공청회 한 번 하고, 다시 의회에 상정이 된다고 한다. 이번 공청회도 결국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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