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입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나름의 소신을 가지고 ‘내가 해 보겠다’며 손을 들어 나서고 있습니다. 우선 그 용기에 존경과 박수를 보냅니다.

세상에 태어나서 뛰어난 인물이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남보다 잘 나고 싶고, 남들로부터 존경도 받고 싶고, 남보다 돈도 많이 벌고 싶고, 남들로부터 잘난 대접도 받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그러나 높은 직위를 가졌다고 모두 존경받는 것은 아닙니다. 돈을 많이 가졌다고 모두 존경받는 것은 아닙니다.

타인으로부터 존경받기 위해서는 능력도 뛰어나야 하고, 불의에 맞서 싸울 줄도 알아야 하고, 난관을 만났을 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용기 또한 있어야 합니다. 특히나 리더가 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더욱 그렇습니다.

불의에 맞서 싸우려면 불의가 무엇인지 알아보는 눈이 있어야 하고, 어려운 난관을 해결하려면 그 난관 속으로 뛰어들 때 겁먹지 않는 용기도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능력은 결코 선천적으로 타고난 능력이라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후천적으로 자신 스스로 갈고 닦아 만들어가는 능력이라 할 것입니다.
이것은 자신이 손해를 보더라도 자신의 삶을 다른 사람을 위해 사용하는데 망설이지 않는 용기를 가졌을 때라야 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나 리더가 이러한 이 모든 것을 갖췄다 해도 단 한 가지가 빠지면 진정성 있는 존경을 받기는 어렵습니다.

그것은 사람을 사랑하는 ‘착한 마음’입니다.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이 ‘착한 마음’이 없으면 그 능력은 만인을 위한 능력이 아닙니다. 단지 자기 자신을 위한 능력일 뿐입니다.

우리는 수많은 경험을 통해 이를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을 사랑하는 ‘착한 마음’이 없는 리더는 그저 만인을 슬프게 하는 리더일 뿐입니다. 그래서 손을 들고 나오시는 분은 ‘내가 왜 하려는지’ 그 이유를 분명히 말씀 하실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여수는 지금 참으로 어렵고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무엇인가 될 것 같으면서도 아직 뚜렷이 손에 잡히는 것이 없는 불안한 시기를 겪고 있는 도시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새로이 선출될 리더의 판단과 능력에 따라 이 도시는 앞으로 갈수도 있고, 뒤로 갈 수도 있는 도시입니다.
이 힘든 시기에 새롭게 선출되는 리더는 힘든 과정 속에서도 긍정적인 사고(思考)를 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통해 시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심어줄 수 있어야 합니다.

리더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자신의 렌즈를 통해 현실을 해석하는 능력입니다. 이 상황에서 리더는 두 가지 능력을 시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첫째는 이 같은 난국을 어떤 전략으로 극복해 나갈 것인지 시민들에게 좀 더 분명하게 보여주어 시민이 새로운 희망을 갖도록 해주었으면 합니다.
이 땅에 살고 있는 시민이 지금보다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가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다면 위기 극복을 향한 우리 모두의 발걸음은 훨씬 가벼워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이 같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 가는 과정에서 잘나고 똑똑한 사람들 보다는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 대한 배려로 시민 모두가 함께 단합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좋겠습니다.

리더가 민심을 안다는 것과 시민들과 소통한다는 것만큼 어려운 것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민심은 결코 어리석지 않습니다.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을 구분할 수 있는 분명한 분별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민심입니다.

그렇기에 리더십은 민심의 마음을 정확히 아는 것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지금 시민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시민들은 무엇때문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으며, 불안해하는지를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는 뜻입니다.
리더는 힘든 상황이 닥쳐도 긍정적인 시각으로 이를 바라보고 대처해 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동시에 리더는 자신의 긍정적인 시각을 구성원 전체와 공유할 수 있도록 의사소통에 적극 힘써야 합니다.
리더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하나의 예가 있습니다. 미국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가 중국을 방문했을 때의 일입니다.

상임 지휘자 유진 오먼디가 단원들과 함께 중국의 공연장을 돌아볼 때 마침 중국의 교향악단이 연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중국의 교향악단은 베토벤 교향곡 5번을 연주하고 있었는데, 그 실력이 영 보잘것없는 수준이었습니다.

그 때, 1악장을 마친 중국 지휘자가 오먼디에게 한 수 가르침을 청했습니다. 오먼디가 지휘봉을 잡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중국 교향악단의 연주가 갑자기 훌륭해진 것입니다. 중국인 단원들조차 이것이 과연 자신들 연주인가 의심할 정도였습니다.

필라델피아 단원들 또한 입이 벌어졌습니다. 위대한 마에스트로의 진가를 재확인하고 그와 함께 연주한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게 바로 리더십입니다. 지휘봉 하나로 평범한 연주자들의 잠자던 재능을 일깨우는 능력이 바로 리더십입니다.

제 잘난 맛에 혼자 지휘봉을 잡고 흔들면서‘나를 따르라’고 말한다고 해서 모두가 리더가 되는 것은 아닌 것입니다.
그래서 리더를 잘 선택하느냐, 잘못 선택하느냐에 따라 조직의 흥망이 결정되는 것입니다. 리더는 혼자 잘난 사람이어서는 안 됩니다. 주위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켜 다 함께 한 발자국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리더십의 핵심은 "누군가를 변화시키도록 하는 힘"입니다. 시민들을 변화시킬 수 없는 사람은 지금이라도 리더가 되겠다는 무리한 욕심을 조용히 버려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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