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철현 시장 “교류는 다른 문제…시민 정신 존중해야”
여수시민협 “여수시, 가라쓰시와 우호교류 중단해야”

▲ 여수 평화의 소녀상.

일본 사가(佐賀)현 가라쓰(唐津)시가 자매도시인 여수시에 ‘평화의 소녀상’ 설치에 대해 우려를 표한 데 대해 여수시가 “소녀상 설치와 국제 자매도시 간 교류는 다른 문제”라고 23일 밝혔다.

주철현 여수시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어 “여수 시민과 학생이 잘못된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 설치한 ‘평화의 소녀상’으로 가라쓰시와 여수시의 35년 교류협력이 흔들리지 않길 바란다”며 “평화의 소녀상 설치와 위안부 합의 문제는 국제 자매도시 간 교류협력과 그 출발지점이 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위안부 문제는 역사의 교훈으로 기억되어야 하고 이를 위한 여수 시민의 자발적인 노력에 대해 가라쓰시에서 언급하는 것은 양 도시의 국제 교류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순수하고 자발적인 시민의식과 역사 정신에서 출발한 평화의 소녀상 설치를 존중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가라쓰시는 지난 1일 미네 다쓰로(峰達郞) 시장 명의로 여수시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소녀상 설치는 (가라쓰시와 여수시의) 우호 교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전 총리가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편지를 보내는 등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한 바 있다며 2015년 한·일간 위안부 합의 이행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여수지역 시민단체도 이날 성명을 내어 “여수시는 일본 사가현 가라쓰시와의 자매도시 우호교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여수시민협은 “여수시의 자매도시 결연을 맺은 가라쓰시가 여수시민들이 세운 평화의 소녀상에 우려를 표명했다”며 “이는 여수시민을 무시한 행위”라고 했다.

단체는 “‘평화의 소녀상’은 후대에 우리 민족이 다시는 이러한 고통을 겪지 않고, 진정한 일본의 사죄를 받기 위한 전 국민의 소중한 뜻”이라며 “가라쓰 시장이 우리의 소중한 뜻을 우려로 표명한 것은 자매도시 지자체장으로서 교류 중단을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매도시를 존중하지 않는 교류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며 “가라쓰 시장은 여수시민에게 사과하고, 여수시는 우호교류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여수시민협은 일본의 역사왜곡과 군국주의 부활을 강력히 규탄하며, 일본으로부터 위안부 강제동원에 대한 공식사죄와 법적배상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3·1절 98주년인 올 3월 1일 여수시 중앙동 이순신광장에 시민 성금으로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됐다. 여수 평화의 소녀상 건립 추진위원회가 9개월간 범시민 운동을 벌여 1만여 명으로부터 모두 9800여만 원을 모았다. 10월 11일에는 여수 삼일중학교에서 학생과 동문, 학부모회가 성금을 모아 평화의 소녀상을 제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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