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여수는 수산시장과 시내버스 등 두 건의 대형화재로 시작됐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탄핵정국과 조기대선은 지역에서도 단연 뉴스의 중심이었다. 이와 함께 여수시가 추진한 각종 개발 사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논란이 이어졌고, ‘1300만 명 관광객 달성’이라는 좋은 소식에도 불구하고, 각종 부작용은 시민들의 불만을 가중시켰다. 올 한해 여수에서 일어난 주요 뉴스를 통해 2017년 한해를 돌아본다. <편집자주>

▲ 지난 1월 여수 정보과학고 사거리에서 열린 ‘제12차 박근혜 퇴진 여수시국대회’에서 촛불을 든 시민들.

촛불로 시작된 탄핵정국 정권교체로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탄핵정국은 5월 11일 대선을 통해 정권교체를 이어졌다. 5월 치러진 대선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제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은 여수에서도 11만7,586표를 득표해 63.63%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27.18% 득표에 머물렀다. 문 대통령은 전남 8대 약속을 통해 해양관광과 농생명산업의 선도도시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이낙연 전 전남지사가 국무총리로 취임하며 새 정부에 대한 기대치와 호남발전에 대한 기대치로 여느 때보다 정치권에 대한 관심이 높은 한해였다.

문대통령은 지난 10월 취임 후 처음으로 여수박람회장 엑스포홀에서 열린 제5차 지방자치의 날 행사에 참석차 여수를 방문해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을 약속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후보시절이던 2월 방문했던 수산시장을 찾아 화재로 힘들어했던 상인들과 조우하기도 했다.

▲ 돌산 상포지구.

돌산 상포지구 특혜논란, 아직 진행형

수십 년째 미등기 토지로 개발이 미뤄져 오다 최근에서야 갑작스레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돌산 상포지구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서면서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관련 사업자가 주철현 시장과 친인척 관계에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각종 특혜의혹이 불거지며 논란이 확산됐다.

여수시가 관련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 기자를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고, 브리핑을 열어 해명에 나섰지만, 여수경찰이 시청을 전격 압수수색하며 상포지구에 대한 전시민적 관심은 증폭됐다.

시민단체들의 의혹 규명 요구와 의회 특위 구성 촉구 등의 여론이 확산된 가운데 경찰이 수개월간의 수사 끝에 개발업자 2명과 여수시청 공무원 1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의 수사결과에도 지역에서는 그동안 제기된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문제제기를 이어갔고, 여수시의회가 뒤늦게 실태파악특위 구성에 나섰다.

특위는 당초 3개월간을 활동기간으로 잡았지만 최근 정례회를 통해 활동기간을 연장키로 해 상포지구에 대한 논란은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 올 1월 설날은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여수수산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100여개 점포가 전소했다.

여수수산시장 대형화재, 전화위복으로 마무리

1월 15일 여수교동수산시장에서 대형화재가 발생해 2시간여만에 진화됐지만, 시장내 점포 대부분이 불에 탔다. 이 불로 인한 피해액은 전남도가 여수시와 여수 수산시장 상인회가 잠정 집계한 결과 70억5900만원에 달했다.

당시 대선을 앞둔 시기여서 여야 대선 후보들의 잇단 현장방문 등으로 전국적인 이목을 집중시켰다. 여수시와 전남도의 적극적인 수습책에 힘입어 복구는 속도전을 냈다.

복구기간 상인들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임시판매장 설치부터 화재보험관련 문제 해결, 각종 기업체의 성금 전달 등 모든 분야에서 지원이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전국 각지에서 접수된 성금 모금액만 수십억 원에 달했다.

관련 기관의 발 빠른 대처로 상인들의 큰 피해 없이 복구 수순을 밟은 교동수산시장은 구조진단과 리모델링 등 보강작업을 거쳐 지난 7월 재개장했다.

▲ 올해는 유독 여수산단에서 크고 작은 사고들이 잇따라 발생해 지역민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불안한 화약고, 끊이지 않았던 산 단사고

지난 67년 호남정유(현 GS칼텍스 전신) 건설을 시작으로 50년이 되고 있는 여수산단이 올해도 각종 사고가 이어지면서 정부차원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시민여론이 어느 때보다 높았다.

올해 여수산단에서는 들어서만 총 10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했고 1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내용도 폭발ㆍ화재사고 7건, 가스누출 1건, 추락사고 1건, 폭발물 사고 1건 등이다. 특히, 5월부터는 3개월간 대기업 현장에서 5건의 사고가 잇따르며 시민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8월에는 GS칼텍스 여수 2공장 중질유분해공정 냉각기 부근 배관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8일전에도 변전실 패널에서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7월에는 롯데케미칼 1공장 플라스틱 원료 일시저장소인 사이로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5월에는 한화케미칼 1공장에서 안전밸브가 터지고 가스가 누출되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밖에도 수건의 사건사고가 이어지면서 여수국가산단의 사고재발방지책 강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에 여수시는 모니터링단 구성, 화학물질관리위원회 구성에 이어 내년 4월까지 가스안전공사, 전기안전공사 등 유관기관과 함께 안전정밀진단에 들어갔다.

▲ 시민의 손으로 만든 평화의 소녀상이 중앙동 평화의 광장에 들어섰다. 그러나 35년간 교류를 이어온 일본 가라츠시가 최근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면서 여수시와 교류 단절이 우려되고 있다.

여수에 건립된 두 개의 평화소녀상, 불편했던 교류도시

올해 여수에는 두 개의 ‘평화의 소녀상’이 건립됐다. 여수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는 98주년 삼일절인 지난 3월 1일 이순신광장 옆에 마련된 가칭 여수평화공원에서 제막식을 갖고 ‘여수평화의 소녀상’을 공개했다.

여수평화의 소녀상은 지난해 5월 “구국의 성지 여수지역에서도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해 소녀들의 넋을 위로하고 진정한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받기 위해” 범시민운동을 전개키로 하면서 시작됐다.

시민모금을 통해 건립비용을 마련에 나서 1만여 명의 시민들과 학생들의 참여로 10여개월 동안 9천790여만 원의 성금을 모았다. 지난 10월에는 여수삼일중학교에서 학생회와 독도탐구 동아리 주관으로 ‘삼일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 행사를 가졌다.

여수지역에 건립된 평화의 소녀상에 대해 일본 교류도시인 가라츠시장 명의의 항의 서한이 전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이에 여수시장은 “여수시민의 자발적인 노력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양 도시 교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주 시장은 “여수시민들과 학생들이 잘못된 역사를 바로세우기 위해 설치한 ‘평화의 소녀상’으로 가라츠시와 여수시의 35년 교류협력이 흔들리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여수시의회가 내년 예산심의에서 가라츠 교류행사 관련 예산을 삭감하면서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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