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 민감한 기사가 나갈 때마다 제일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도 그 사업을 맡고 있는 담당부서의 공무원일 것이다.

그래서 사업을 책임지고 추진하는 공무원은 신문에 이를 지적하는 기사나 반대 기사가 나가면 가장 난감해 하고 힘들어 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지난 주 웅천생태터널에 관계된 기사가 나갈 때도 담당 공무원들의 입장이 참으로 난처했던 것 같다.

담당 공무원은 인공해수욕장 설계변경비가 9억이라는 기사에 대해 웅천택지 전체 설계변경비가 9억이지 인공해수욕장을 위한 설계 변경비가 9억이 아니라는 것과 주차장 건설비용이 80억원이 아니라 3억원이라는 입장을 전해왔다.

기사를 제보한 시민은 주차장 부지 172억원 중 절반을 주차장으로 사용했으니 주차장 건설비용이 80억원이라는 입장인 반면 담당은 주차장 건설비용은 3억원이라는 입장이다.
이 점에 있어 독자들의 오해가 없기 바란다. 설계변경비 9억원은 전체설계 변경비용이고 순수 주차장 건설비용은 80억원이 아닌 3억원이 맞다.

과거와 같으면 맞니 틀리니, 정정을 해주니 못해주니 하면서 상당한 승강이를 했을 사안이다. 그러나 고생하는 담당 공무원들을 힘들게 하고 싶지 않다.

공무원의 역량이 여수의 역량이고 바로 여수의 미래이기 때문이고, 공무원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 여수가 앞으로 갈 수도 있고, 뒤로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공무원들을 참으로 좋아하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이다. 그래서 온갖 제보가 들어와도 가급적 공무원들의 지엽적인 문제까지 신문에 언급하길 꺼려한다.

지역에 살다보니 개인적으로 만나면 대부분이 서로 호형호제를 하는 사이다. 그래서 강한 기사를 내보낼 때마다 난처해 할 공무원들이 눈앞에 어른거리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신문은 신문다워야 하기에 눈 찔끔 감고 기사를 내보낼 때가 많다. 개인적인 인연으로 기사의 색깔을 빼기 시작하면 지금까지 늘 주장해 왔던 신문으로서 존재 의미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여수시가 추진하는 모든 사업이 항상 옳은 것이 아니듯이 우리가 보도하는 것도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다. 공무원은 자신의 소신을 가지고 열심히 그 직분을 다하는 것으로 시민들에게 충성을 하는 것이고, 신문은 언론으로서 나름의 소신을 가지고 시민들에게 충성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서로 상충되는 부분이 있으면 무엇이 시민들을 위해 옳은 길인가를 생각하면서 서로 개선하고 바른 길을 찾아가는 것이 서로에게 맡겨진 역할이다.

결국은 모두가 자신들이 처한 위치에서 ‘살기 좋은 여수, 아름다운 여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인 것이다. 공무원으로서 부자연스러운 부분도 없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주어진 위치와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주는 공무원들을 볼 때마다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공무원들의 행정작용이 서민생활과 직접 맞닿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무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능력이 가져다주는 효과는 가치를 잴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자치단체와 지역신문의 관계에서 시청과 공무원은 주요 보도원이며 그래서 뼈아픈 비판기사를 피해갈 수 없다. 또 그게 언론의 역할임을 공무원들도 인정할 줄 안다.

나를 비롯한 시민들은 소신 있는 공무원을 좋아한다. 자신이 하는 일이 시민을 위하는 길이라는 확신을 갖고 일하는 공무원은 그래서 아름답다.

그렇지만 그 소신 이전에 시민들이 과도하게 오해하는 부분이 있으면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주민을 설득하는 과정도 잊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공무원의 의무이고 도리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는 바로잡고 개선해야 할 제도와 법규와 관행은 수도 없이 많다. 그것을 가장 잘 아는 전문가는 다름 아닌 공무원이다.
공무원이 살아야 지역이 산다. 공무원에 대해서 이런저런 좋지 않은 소식이 들려올 때도 자신의 일에 소신을 갖고 일하는 공무원이 있어 그래도 희망이 있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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