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이후 시의회 원 구성 전망

7대 시의회 민주 19, 민평 3, 무소속 4
민주당이 전·후반기 나눠먹기식 가능성도

초선 11명의 표심이 선거 판세 가를 듯
야당·무소속 군소 세력 민주 견제 관심
“민주당 독주는 여수발전에 도움 안 돼”

제7대 여수시의회 전반기 의장은 누가 될까? 여수시의회 2년의 밑그림을 그릴 의장단 구성을 둘러싼 신경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6·13지방선거 결과 26석 중 19석을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하면서 민주당이 주도권을 쥐게 될 상황인 가운데 의장과 부의장, 각 상임위 위원장을 뽑는 원구성이 과연 어떤 구도로 짜여질지에 대한 지역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6대 여수시의회 개원 모습. (사진=여수시의회)

여수 정치권과 여수시의회에 따르면 내달 2일 제185회 임시회를 열어 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하고 3~4일 상임위 구성, 5일 상임위 위원장 4명 등 의장단 6명의 구성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7대 전반기 의장 선출의 의미는 남다르다. 그동안 시의회에서 의장단 선출을 둘러싸고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은 만큼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6대 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거 과정에서 ‘표 매수 의혹’ 파문 같은 적폐가 되풀이돼선 안 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6대 후반기 의장 선거에서는 시의원 표 매수 금품 수수 의혹 사건이 터지면서 민주당과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은 극심한 갈등을 빚었다. 특히 본회의장에서 의원 간 몸싸움 과정에서 의원 폭행 및 성추행 혐의로 수사를 받는 등 파행을 겪으면서 시민들로부터 지탄을 받았다.

이번에 출범하는 7대 시의회는 의회를 가장 노련하게 운영할 수 있다는 ‘3선’ 이상 의원만 7명이고 특히 다수당인 민주당은 시의원 19명 가운데 2선 이상 의원이 9명에 달해 의장단, 상임위원장 보직을 둘러싼 치열한 눈치작전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7대 시의회의 선수와 소속 당을 보면 7선 민주당 서완석, 5선 무소속 김영규, 3선은 민주당 전창곤·이상우, 민평당 김종길·이선효, 무소속 강재헌 등 5명이다. 2선은 민주당 주재현·고희권·박성미·백인숙·송재향·이찬기, 무소속 송하진·김행기 등 8명이다. 초선은 민평당 정광지, 민주당 김승호·강현태·나현수·정현주·문갑태·주종섭·정경철, 민주당 비례대표 민덕희·고용진·이미경 등 11명으로 구성됐다.

▲ 여수시의회.

시의회 의장 후보로 우선 거론되는 이는 7선에 성공한 서완석 당선인으로, 풍부한 의정 경험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5대 전반기 부의장을 지낸 바 있는 서 당선인은 역대 의장 선거에 수차례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6대 후반기 의장 선거에서도 전반기 의장을 지낸 5선의 당시 국민의당(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으로 분당) 소속 박정채 의원과 3차 결선투표까지 가는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1표차로 석패했다. 박정채 의장은 이번 선거에서 낙선했다. 민주당이 다수당인데다 경륜과 연륜이 다른 후보를 앞서고 있어 서 당선인의 강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3선인 민주당 이상우 당선인도 ‘변화와 개혁적인 의회’를 내세우며 의장 선거 도전을 공식화하고 있다. 이 당선인은 다수당의 횡포라는 말이 들리지 않도록 집행부의 감시와 견제 기능을 유지하고, 젊은 의회·역동적인 의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7대 시의회는 30대 당선인 2명 등이 입성하면서 6대 시의원 평균 연령 54세와 비교해 평균 연령이 48세로 젊어졌다. 이 당선인은 특히 의원들 간 대립보다 야당과 무소속 의원들과 균형의 관계 정립을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3선인 무소속 강재헌 당선인은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노코멘트”라고 했다. 6대 하반기 부의장을 지낸 민평당 이선효 당선인과 3선인 김종길 당선인 출마 여부도 관심이지만 소속 정당이 소수 당으로 전락해 세 규합이 쉽지 않은 만큼 현재로서는 의장 당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민주당 고희권·이찬기 당선인도 의장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의회 부의장 자리를 둘러싼 의원들 간 신경전과 상임위 구성, 위원장 선출도 관심거리다. 3선·2선 당선인들의 각축이 치열할 전망이다.

이번 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 선거는 11명이 입성한 초선 의원 표심에 따라 판세가 갈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민주당의 일방적인 독식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같은 당이기는 하지만 갑·을지역위의 의원 성향이 다르고 특정 정당이 의회 권력을 틀어쥐고 ‘독식 독재’가 돼 그들만의 ‘짬짜미’ 의회를 만들 경우 의회 민주주의를 심하게 왜곡시킬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한 당선인은 “민주당 독주는 여수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지방자치 실현을 위한 각각의 당선인들이 올바른 선택을 하길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 6대 후반기 시의장 선거 과정에서 금품 매수 의혹이 나오면서 시의회는 파행을 겪었다.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민주당과 국민의당 의원들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 “다수당 된 지방의회 집권여당으로서 책임감 갖춰야”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은 본회의에서 무기명 비밀투표 방식으로 선출되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다수당인 민주당의 독식이 예상되지만 독식이 현실화됐을 경우에는 비판 여론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에서 압승한 민주당은 지방의회 의장 선출 등 원 구성 작업에서 당내 과도한 경쟁과 의장 경선 탈락자의 해당행위가 나올 수 있다며 미리 단속에 나선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8일 “지방권력이 해이해지지 않도록 해 달라”고 청와대 수석·보좌관들에게 당부했다. 하반기에 지방정부·지방의회에 대해 감찰을 하겠다며 ‘지방정부 감시’를 언급했다. 여당이 장악한 지방정부·의회에 대해 청와대가 군기잡기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추미애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수당이 된 지방의회에서 집권여당으로서 책임감을 갖춰야 한다”며 의장 선출 및 의회 구성에서 불법이나 비리가 발생하지 않게 각별히 주의를 당부했다. 그리고 해당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관련 지침을 전국 시·도당과 지역위원회에 전달했다.

민주당은 내부 경선에서 탈락한 후보가 타당 의원들과 결탁해 의장이나 부의장 당선을 시도하는 것은 최대 제명까지 처해질 수 있는 명백한 해당 행위이며, 당내 의장·부의장 선출 절차가 끝나고 본회의 과정에서 타당 후보를 지원하는 행위 또한 징계 대상으로 규정했다.

▲ 여수시민단체가 지난해 11월 16일 광주지검 순천지원 검찰청 앞에서 ‘여수시의회의장 선거 뇌물의혹 수사촉구 성추행사건 가해의원 처벌 탄원서 제출 기자회견’을 통해 사법기관의 조속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특히 당 내부 경선을 거쳐 뽑힌 의장, 부의장 후보가 본회의에서 선출될 수 있도록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을 강조한 만큼 민주당 의원들이 사전 조율을 거친다면 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을 민주당이 차지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민주당이 싹쓸이 할 경우 짬짜미라는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돼 따가운 시선을 받게 될 수도 있다.

때문에 민평당과 무소속 당선인들이 원 구성에 얼마나 참여할지도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민평당과 무소속에 대한 배려가 있을지 관심사다. 일각에서는 일절 배려가 없거나 양보를 하더라도 그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소수자의 목소리도 듣는 것이 의회 정치인만큼 민주당이 군소 세력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일부 상임위원장을 양보하는 방안도 고민하지 않겠냐는 시각도 있다.

이처럼 7대 시의회 첫 원 구성이 민주당에 힘이 실려 있는 만큼 민주적, 합리적인 방법으로 원 구성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밥그릇 챙기기에 혈안이 되거나 독선적으로 처신한다면 이번 지방선거 압승의 의미를 퇴색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민평당과 무소속 등 군소 세력들이 민주당 독주를 어떻게 견제해 나갈지도 주목되는 가운데 신경전이 과열되면 자칫 7대 의회가 시작부터 민주당과 야당·무소속의 균형감각을 살리지 못하고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당선인은 “6대 의회에서는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사사건건 대립하면서 소모적인 의회를 만들었다. 지난 4년간의 악순환을 반복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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