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섬 해상서 68년만에 첫 위령제…여수 국민보도연맹 피해자 유족 70여명 참석
유족들 “법적 절차도 없이 공권력에 의해 억울하게 학살 당해…진상 규명 요구”

▲ 여수 국민보도연맹 사건 피해 유가족이 주저앉은 채로 애기섬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여순사건여수유족회)

어머니와 아기의 모습을 닮아 애기섬이라 불리는 남해군 소치도 앞 해상에서 1950년 여수 지역 민간인 100여 명이 총살당한 뒤 수장된 여수 국민보도연맹사건 피해자들을 추모하는 해상 위령제가 열렸다.

사건 이후 68년 만에 처음 열린 위령제를 계기로 억울한 죽음의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여수지역사회연구소에 따르면 70여명의 유족들은 이날 갑판 위에 제사상을 차리고 꽃과 술을 올리며 희생자들의 넋을 달랬다. 유족들은 소치도를 바라보며 울분을 토해내며 가족을 목 놓아 부르기도 했다.

▲ 여수 국민보도연맹 사건 피해 유가족이 애기섬을 향해 오열하고 있다. (사진=여순사건여수유족회)
▲ 애기섬. 18일 어머니와 아기의 모습을 닮아 애기섬이라 불리는 남해군 소치도 앞 해상에서 1950년 여수 지역 민간인 100여 명이 총살당한 뒤 수장된 여수 국민보도연맹사건 피해자들을 추모하는 첫 해상 위령제가 열렸다. (사진=심선오 기자)

1948년 10월 19일 여순사건이 일어난 뒤 정부는 좌익 전향자를 지도하고 통제할 목적으로 관변 단체인 국민보도연맹을 만들었다. 1950년 6·25 전쟁이 일어나자 경찰 등은 여수 지역의 국민보도연맹원들을 남해의 소치도(애기섬)로 끌고 가 총살한 뒤 바다에 수장했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제15연대 헌병대가 퇴각하며 여수 지역에서 민간인 110명 이상을 총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유족들은 지금까지도 사랑하는 가족들이 왜 죽어야만 했는지, 아직 속 시원한 답을 듣지 못하고 있다.

유족들은 이날 죄 없는 민간인이 법적 절차도 없이 공권력에 의해 억울하게 집단 학살당했다며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또, 여순사건이 일어난 뒤 제정된 국가보안법으로 인해 국민보도연맹 사건이 일어났고 희생자 대부분이 무고한 여순사건 관련자들이었다며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 위령제 모습. (사진=여순사건여수유족회)

위령제에 참석한 정인화(민주평화당, 광양·구례·곡성), 이용주(민주평화당, 여수갑) 국회의원은 여순사건 특별법이 조속히 제정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위령제는 여순사건여수유족회가 주관하고 여수시, 여수지역사회연구소, 국동유람선이 후원했다. 위령제 봉행과 추모사와 추모시 낭독, 망자의 한을 풀어주는 지전춤 공연과 헌화순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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