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 “자칫 인명 피해 ‘아찔’…피해 보상 서로 떠넘기기” 분통
관리사무소 “하자 수리하려 했지만 피해 보상 우선 요구…난감”

▲ 욕실 타일이 무너져 내린 여수 웅천 B임대아파트의 한 세대. (사진=입주민 제공)

지난해 욕실 타일이 와르르 무너지고 복도의 타일이 들뜸 현상이 발생하는 등 부실시공으로 입주민과 시민의 공분을 산 바 있는 여수의 한 임대아파트가 또다시 같은 현상이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다.

24일 여수 웅천 B임대아파트 입주민 A씨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전 7시 20분경 남편이 출근을 위해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마자 욕실 벽의 타일이 바닥으로 와장창 쏟아져 내렸다.

욕실 바닥은 130㎝ 높이에서 떨어져 깨진 타일로 난장판이 됐고, 몇 분 일찍 타일이 떨어졌으면 머리를 감기 위해 숙인 등과 머리에 큰 상처를 입을 뻔한 순간이었다. 입주민 A씨는 “남편이 조금만 늦게 나왔으면 날카로운 타일 파편에 다칠 뻔했다. 생각만 해도 아찔하고 끔찍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입주한 A씨는 같은해 11월경 안방 화장실 타일이 쏟아져 전면 교체 한 바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아파트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해 화가 치밀었다”며 “지은 지 몇 년 안 된 아파트가 이럴 수 있느냐. 하도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힌다”고 했다.

더욱이 관리사무소 측은 현장에 와보지도 않고 하자보수팀만 보내는 등 하루가 지나도록 무성의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타일 시공 업자가 타일을 다시 부착해 주겠다는 말만 남기고 되돌아갔을 뿐 정신적인 피해보상에 대해서는 관리사무소나 시공 업자나 서로 떠넘기기만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B임대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타일이 떨어졌다는 신고를 받고 바로 하자보수팀을 투입해 수리하려 했으나 입주민이 정신적 피해보상을 우선적으로 요구하며 수리를 거부해 되돌아왔다”면서 “입주민이 원하면 지금이라도 곧바로 수리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피해보상 문제는 관리사무소에서 처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우선 입주민 불편 해소를 위해 하자 보수를 하려고 하는데 입주민이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 관리사무소도 난감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 욕실 타일이 무너져 내린 여수 웅천 B임대아파트의 한 세대. (사진=입주민 제공)

지난해 이 임대아파트는 욕실의 타일이 떨어지거나 복도 타일 들림 현상이 나타나 하루 평균 수십여 건이 접수되는 등 부실공사로 공분을 산 바 있다. 입주민 신고와 자체 전수 조사 결과 총 2900여 건의 타일 하자 등의 민원이 접수됐다. 특히 회사 측의 늑장 보수로 입주민들이 수개월 불편을 겪어야 했다.

웅천지구에 들어선 1차아파트는 2015년 5월 11일, 2차아파트는 2015년 7월 27일, 3차아파트는 2015년 7월 22일 사용승인이 나 입주했다.

하지만 입주 1년도 안 된 시점부터 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입주민들은 아파트 커뮤니티사이트를 통해 불만을 쏟아 내왔다.

신생아 욕조를 설치한 화장실 벽면 타일 전체가 한꺼번에 쏟아져 내려 아찔한 순간을 경험한 주민도 있었고 일부 세대는 하자수리를 했지만 타일이 두 번씩 떨어져 위험천만한 사례도 있었다. 결로 등으로 욕실에 곰팡이가 피고 버섯이 자라기까지 했다. 승강기 앞 현관 통로에 시공된 바닥 타일이 솟아올랐지만 보수를 하지 않아 박스를 깔아 놓거나 테이프를 임시로 붙여놓기도 했다.
 

▲ 욕실 타일이 무너져 내린 여수 웅천 B임대아파트의 한 세대. (사진=입주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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