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우 시의원, “시민의 공원이라는 대원칙 세워 추진해야”
“주객 뒤바뀐 ‘해양공원·돌산공원·이순신공원’ 되풀이 말아야”
시, “공청회와 시민 설문조사 진행 뒤 개발 방향 최종 결정”

▲ 2단계 조성사업 추진을 앞두고 있는 남산공원. (사진=심선오 기자)
▲ 남산공원 조감도. (자료=이상우 의원)

여수시가 남산공원 2단계 조성사업 추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남산공원을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여수시의회 이상우(한려·동문·중앙·충무·서강·광림·만덕) 의원은 지난 13일 열린 제189회 정례회 10분 발언을 통해 “남산공원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마음 편하게 드나들면서 바다와 여수의 풍경을 볼 수 있는 시민의 공원이어야 한다”며 “시민의 공원이라는 대원칙을 두고 시가 개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남산공원은 여수시가 15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남산동 산 4번지 일원의 경사면을 정리하고 해발 26m를 낮추는 붕괴위험 지역정비사업 사업과 맞물려 시작됐다. 여기에 남산공원 1단계 조성사업으로 시비 84억 원을 들여 진입도로와 주차장 조성을 마치고, 2단계 조성사업을 계획중이다.

시는 공영개발을 통해 보상비 21억 원, 공사비 52억 원, 랜드마크 133억 원, 총 206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공원 개발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공원에는 랜드마크 광장, 전망카페, 야외 미술 전시장, 암석원, 온실, 조각놀이원, 명상의 숲, 산책로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남산공원은 지난 9월 정부가 발표한 ‘남해안 오션뷰(Ocean View) 명소 조성’ 사업 대상에 포함됐다. 동서남해안 및 내륙권 발전 특별법에 따라 전남 고흥에서 경남 거제까지 남해안 해안도로를 따라 경관이 우수한 국공유지 개발에 민자투자를 유치, 해안관광 명소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 이상우 의원.

하지만 이상우 의원은 “민자유치를 하게 되면 민간업자는 최대의 수익을 목표로 할 것이기 때문에 전망카페 예정부지와 랜드마크광장을 상업시설로 채우게 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이 의원은 “이렇게 될 경우 시민과 관광객이 여수바다의 풍광을 보기 위해 상업시설을 이용해야 하는데, 남산공원마저도 시민이 바다를 조망하면서 힐링하는 공원이 아니라 사업자의 배를 불리는 공원이 되고 말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결국 지금까지 투입된 240억 원의 혈세는 둘째 치고, 또다시 아름다운 여수의 자연과 도시의 풍경을 민간사업자에게 갖다 바치는 꼴이 될 것이다”며 “한마디로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챙기는 모양이 될 것이다”고 민간자본 유치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이 의원은 해상케이블카로 인해 공원 이용이 제한된 돌산공원과 자산공원의 사례, 낭만포차로 인해 공원의 기능 상실 논란을 불러 온 해양공원, 과도한 개발로 조망권을 잃어버린 이순신공원의 사례들을 열거했다.

그는 “돌산공원과 자산공원 등 여수의 자연을 이용해 돈을 벌고 있는 해상케이블카는 공원 사용, 교통혼잡 등으로 야기되는 각종 불편에 대해 지역민과 상생 차원에서 내기로 한 매출액의 3%인 공익기부금도 내놓지 못하겠다고 법적 소송을 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시민의 세금으로 조성한 공원에 낭만포차가 생기면서 종화동 해양공원은 낭만포차촌이 돼 버렸고, 관광객들이야 하룻밤 추억을 만든다고 하지만 여수시민은 해양공원을 걷기는커녕 오히려 먼 길을 돌아가고 있다며 특히 고소동 주민들은 취객들의 소음, 주차, 쓰레기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실정이다고 지적했다.

▲ 이순신공원에서 바라본 웅천지구의 고층 아파트. (사진=이상우 의원)

이 의원은 또, 생태복합도시를 지향하며 개발한 웅천의 이순신공원에서 바다를 조망할 수 있도록 해안의 건물 높이를 저층으로 제한해 놓고 갑작스럽게 도시계획이 변경돼 고층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이순신공원에서는 바다를 바라보기 어렵게 됐다고 했다. 부동산 업자들은 엄청난 이익을 봤지만 생색내기로 일관하고 있으며, 웅천 개발업자는 약정한 기부 금액 165억 원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이원은 특히 연간 1000만 명의 관광객이 몰리지만 타워는 존재하지 않는 미국 LA의 그리피스공원의 사례를 제시하며 당초 계획에 포함된 타워 방식의 랜드마크 상징물에 대해서도 재고를 요청했다.

그는 “높은 타워 없이도 LA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공원으로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되고 있다”며 “조급하게 타워나 조형물을 만들지 말고 많은 계획과 고민 속에서 랜드마크 상징물을 만들 것”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산공원은 시민의 공원이어야 한다는 대원칙과 함께 여수시가 직접 공영개발에 나설 것”을 거듭 촉구했다.

▲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여수항 전경. (사진=이상우 의원)

이 의원은 “도시재생의 대표 사례로 꼽히는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은 관광자원 확보가 아니고, 시민이 살기 좋은 도시 조성을 목표로 했다는 점을 기억해 달라”고 말했다.

여수시 관계자는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공청회와 시민 설문조사를 진행한 뒤 개발 방향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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