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에서 남산공원 개발 방식의 결정은 여수관광이 가야 할 방향을 성찰하고 지속가능한 관광도시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자유치해 랜드마크로 VS 시민 친화적 공원으로’
여수시, 시민 여론 조사·공청회 등 통해 방향 결정

몇 년 간 매년 관광객 1300만 명 이상이 다녀가면서 관광 활성화 못지않게 교통체증 등 시민 불편이 크다는 원성이 높은 가운데 여수 남산공원 활용 문제가 지역사회에 화두를 던지고 있다.

여수시 남산공원 조성사업은 재해위험지역으로 지정된 ‘남산초교 앞 급경사지 붕괴위험 지역’의 급경사지 정비사업과 연계 추진됐다. 붕괴위험지구 재해 예방사업은 도로관리사업소에서 158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붕괴지 사면정비와 공원 상단부 흙을 깎는 사업으로 2015년 2월 착공해 2017년 12월 준공했다.

▲ 남산공원 조감도. (자료=여수시)

함께 추진한 남산공원 1단계 조성사업은 2015년 3월 시작해 지난해 10월 진입로 427m와 주차장 3388㎡(100면) 조성이 마무리됐다. 1단계 사업은 84억 원이 투입됐으나 2단계 조성은 현재 206억 원을 들여 산책로, 조각공원, 광장 등을 시설할 계획이다.

하지만 민자 투자를 유치해 남산공원을 관광형으로 개발하면 관광객 유치,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과 시민의 불편을 볼모로 잡는 관광은 더 이상 안 된다는 입장이 상충하고 있다.

여수관광이 양적 관광에서 질적 관광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하지만 양적·질적 성장을 양분하기도 힘들고 어느 한쪽을 소홀히 할 수 없는 여수시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 김승호 시의원.

김승호 의원, “민자 유치해 ‘관광형 랜드마크 공원’으로 조성해야”

여수시의회 김승호 의원은 지난 20일 제189회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서 10분 자유 발언을 통해 “남산공원은 여수시 관광산업 진흥과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서 민간투자를 이끌어 관광형 랜드마크 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국토부가 지난 10월 “여수 남산공원을 해양관광 오션뷰 민자투자유치 대상 부지로 최종 선정했다”며 “남산공원을 순수 시비 210억 원 이상을 투입해 단순 공원으로 조성하는 것보다 국토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유리한 여건을 토대로 민자투자 유치를 통해 여수를 상징할 수 있는 해양관광형 랜드마크 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해양관광형 랜드마크 공원 조성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지방세 수입 증대 등 막대한 경제유발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우리시에는 웅천 이순신공원, 옛 철길 공원 등 176개의 자연 친화형 공원이 요소요소에 많이 있다”며 “주변 경관이 뛰어나고 여수를 대표할 지리적 입지 여건을 갖춘 남산공원만큼은 남해안 중심의 상징이 되는 공원으로 개발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과 민자 유치를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이상우 시의원.

이상우 의원, “시민의 공원이라는 대원칙 세워 추진해야”

여수시의회 이상우 의원은 지난 13일 열린 제189회 정례회 10분 발언을 통해 “남산공원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마음 편하게 드나들면서 바다와 여수의 풍경을 볼 수 있는 시민의 공원이어야 한다”며 “시민의 공원이라는 대원칙을 두고 시가 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민자유치를 하게 되면 민간업자는 최대의 수익을 목표로 할 것이기 때문에 전망카페 예정부지와 랜드마크 광장을 상업시설로 채우게 될 것이다”며 “아름다운 여수의 자연과 도시의 풍경을 민간사업자에게 갖다 바치는 꼴이 돼 한마디로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챙기는 모양이 될 것이다”고 민간자본 유치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이 의원은 해상케이블카로 인해 공원 이용이 제한된 돌산공원과 자산공원의 사례, 낭만포차로 인해 공원의 기능 상실 논란을 불러 온 해양공원, 과도한 개발로 조망권을 잃어버린 이순신공원 등 사례들을 열거했다.

이처럼 이견이 생기자 여수시는 전문가와 시민 여론 조사, 시민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후 최종 개발 계획을 확정짓겠다는 입장이다.

▲ 2단계 조성사업 추진을 앞두고 있는 남산공원. (사진=심선오 기자)

지속가능한 관광도시를 가늠하는 잣대

남산공원은 돌산에서부터 세계박람회장까지 바다를 낀 여수의 모습을 한눈에 담을 수 있어 조망권 가치가 매우 높은 곳이다. 이 때문에 지난 9월 정부가 발표한 ‘남해안 오션뷰(Ocean View) 명소 조성’ 사업 대상 11곳에 포함됐다. 국토교통부는 동서남해안 및 내륙권 발전 특별법에 따라 전남 고흥에서 경남 거제까지 남해안 해안도로를 따라 경관이 우수한 국공유지 개발에 민자투자를 유치, 해안관광 명소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해상케이블카가 설치된 자산공원과 돌산공원, 낭만포차의 해양공원처럼 밀려드는 관광객과 교통 체증 등으로 정작 시민이 누려야 할 공원을 향유할 권리를 침해받고 있고 시민 불편이 가중되는 상황이어서 민자 개발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도시의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에서 남산공원 개발 방식의 결정은 여수관광이 가야 할 방향을 성찰하고 지속가능한 관광도시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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