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무경 도의원, 도성마을 문제 근본적인 대책 요구
김 지사, “여수시·환경부와 논의해 방안 마련할 것”

▲ 도성마을에 방치된 폐축사와 널브러진 폐자재들. (사진=마재일 기자)

한센인 정착촌인 여수시 율촌면 신풍리 도성마을 주민들이 수십 년 째 분뇨 악취와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된 석면 슬레이트, 산단에서 날아드는 매연과 분진 등의 열악한 생활환경에 고통 받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정말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폐축사 등 도성마을의 종합적인 환경정비 문제가 너무나 어려운 처지에 있는 것 같다”며 “여수시와 함께 대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남도의회 교육위원회 최무경 의원은 지난 5일 도정질문에서 “도성마을 주민들이 분뇨와 악취, 산단의 매연과 분진, 석면 슬레이트 등에 노출되면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전남도에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답변에 나선 김영록 지사는 “(최무경 의원이 보여준 마을 실태)영상을 보면서 정말 안타깝게 생각하고 마음이 아프다”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최 의원의 지적에 동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차적으로 여수시가 도성마을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문제 해결에 대안을 마련하면서 도와 함께 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 최무경 의원의 도정질의 도중 도성마을 영상을 보고 있는 김영록 도지사. (사진=전남도의회 영상회의록 캡처)
   
▲ 최무경 의원의 도정질의 도중 도성마을 영상을 보고 있는 도의원들. (사진=전남도의회 영상회의록 캡처)

김 지사는 축사 분뇨 악취에 대해서 “외지인이 와서 새롭게 축사를 하고 있고 기존 축사는 방치되어 있어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될지 모를 정도로 난감한 상황”이라면서 “가축분뇨 공동자원화 시설만 가지고 해결될 수 있는 것인지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여수시와 함께 논의를 해서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석면 슬레이트에 대해서 김 지사는 “도성마을이 유독 더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주택뿐만 아니라 창고·축사가 특히 많아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 같은데, 환경부에서 주택에 한정해 국고보조사업으로 석면슬레이트 사업을 하고 있다. 창고와 축사도 예외적으로 지원한 경우가 있었다”면서 이에 대해서도 환경부, 여수시와 함께 논의해 방안을 마련토록 하겠다고 답했다.

도성마을재생추진위원회가 최근 석면조사 전문기관인 산업보건환경연구소(주)에 의뢰해 실시한 마을의 축사와 빈집, 창고 등의 석면 슬레이트 조사 결과 11만3763㎡(3만4413평)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 지난 5일 전남도의회를 방문한 도성마을 주민들. 본회의가 열리기에 앞서 최무경 의원과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최무경 의원)
▲ 도성마을의 무너진 폐축사. (사진=마재일 기자)

김 지사는 또 “여수산단 악취 문제는 도성마을뿐만 아니라 일반 마을에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만큼 여수산단을 악취 관리지역으로 지정해 악취 모니터링을 하고 측정 인프라를 구축해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도성마을은 종합적으로 볼 때 여러 가지 아픈 과거와 문제를 안고 있다. 요즘에 한센병은 불치병이 아니라 어렵지 않게 치유할 수 있는 병이기 때문에 옛날 생각으로 한센병을 생각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했다. 이어 “2세 분들이 정말 밝은 마음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데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이런 문제까지 고려해서 여수시와 함께 우리 도에서 종합적인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권오봉 여수시장은 앞서 지난 2월 18일 도성마을 주민과 가진 ‘사랑방 좌담회’에서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주민들이 소외감이 들지 않도록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성마을은 1920년대부터 한센인들이 집단으로 이주하기 시작했고 1940년대 철조망 설치로 외부와 철저히 차단돼 살아오다 1970년대 들어 철조망은 걷혔지만 창살 없는 감옥 속에 지속적인 차별과 소외로 고통 받아왔다. 마을에는 현재 95가구, 217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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