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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유발 오염물질 측정값 조작해 불법 배출한 기업들 ‘충격’여수국가산업단지 사업장 적발…4년간 13000건 기록부 조작·허위 발급
LG화학 “오염물질 불법배출 통렬히 반성…관련 시설 폐쇄” 공식 사과
한화케미칼 “오염물 측정 허위기재 깊이 반성…공모혐의는 사실
마재일 기자  |  killout13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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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17  15: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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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국가산단 공장에서 불꽃과 검은 연기가 발생하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측정대행업체와 공모해 미세먼지 유발 오염물질을 배출한 여수국가산단 기업들이 환경 당국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오염물질 측정값을 축소하거나 실제 측정하지 않고 허위 성적서를 발급하는 수법을 쓴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환경부와 영산강유역환경청은 17일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먼지, 황산화물 등의 배출량을 조작한 4곳의 측정대행업체와 측정을 의뢰한 사업장 235곳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광주, 전남 지역의 대기오염 물질 측정대행업체들을 조사한 결과 여수국가산업단지 지역 4곳의 조작 사실을 확인했다.

이 4곳은 측정을 의뢰한 235곳에 대해 2015년부터 4년간 대기오염 물질 측정값을 축소해 조작하거나 실제로 측정하지도 않고 허위 성적서를 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4곳의 측정대행업체는 지구환경공사, 정우엔텍연구소, 동부그린환경, 에어릭스다. 이들과 공모한 배출사업장은 LG화학 여수화치공장, 한화케미칼 여수 1·2·3공장, 포스코와 뉴칼레도니아의 최대 니켈 광석 수출회사인 SMSP사가 합작 설립한 광양 ㈜에스엔엔씨(SNNC), 대한시멘트 ㈜광양태인공장, (유)남해환경, ㈜쌍우아스콘 등 6곳을 포함한 235곳이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4곳의 측정대행업체와 6곳의 배출업체를 기소 의견으로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에 지난 15일 송치했다. 나머지 배출업체에 대해서는 현재 보강 수사를 진행 중으로,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추가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4곳의 측정대행업체는 235곳의 사업장으로부터 측정을 의뢰받아 2015년부터 4년간 총 1만3096건의 대기오염도 측정 기록부를 조작하거나 허위로 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 환경부가 대기오염물질 측정치를 조작한 증거로 제시한 업체간 SNS 대화 내용.

측정대행업체의 대기측정 기록부를 조사한 결과 직원 1명이 같은 시간대에 여러 장소에서 측정한 것으로 기록한 8843건은 실제 측정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4253건은 실제 측정값을 축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4253건의 측정값은 실제 대기오염 물질 배출 농도의 33.6% 수준으로 조작됐다고 환경부는 전했다.

심지어 특정대기유해물질 배출 기준치를 173배 이상 초과했는데도 이상이 없다고 조작한 사례도 있었다. 먼지와 황산화물 측정값도 법적 기준의 30% 미만으로 조작해 대기기본배출 부과금도 면제받을 것으로 조사됐다.

배출업체와 측정대행업체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을 보면 측정대행업체 직원이 ‘메일로 보내주신 날짜와 농도로 만들어 보내드리면 되나요?’라고 물었다. 이에 배출업체 직원은 측정대행업체 직원과 몇 마디 더 주고받은 뒤 “탄화수소 성적서 발행은 50언더로 다 맞춰주세요^^”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배출업체 직원은 “죄송하다”며 특정 기간의 수치도 조작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이번에 적발된 사례처럼 측정값을 조작하거나 허위로 기재하는 것은 온 국민의 관심사인 미세먼지 정책의 근본을 뒤흔드는 행위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 여수국가산단 야경.

LG화학은 환경부 발표 직후 신학철 대표이사 명의의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신 대표는 “이번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참담한 심정으로 막중한 책임을 통감하며 모든 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린다”며 “이번 사태는 LG화학의 경영이념과 또 저의 경영철학과도 정면으로 반하는 것으로 어떤 논리로도 설명할 수 없고 어떤 경우에도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이어 “해당 사안을 인지한 즉시 모든 저감 조치를 취해 현재는 법적 기준치 및 지역사회와 약속한 배출량을 지키고 있지만,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관련 생산시설을 폐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역주민과 관계자의 걱정을 해소하기 위해 공신력 있는 기관의 위해성·건강 영향 평가를 지역사회와 함께 투명하게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보상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화케미칼은 “이번 사건이 당사 사업장에서도 발생한 부분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다만 적시된 공모 부분에 대해 담당자가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고 공모에 대한 어떤 증거도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어 앞으로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며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환경부는 이번 적발사례는 빙산의 일각으로 보고 ‘대기분야 측정대행업체 관리실태’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전국 일제점검 등을 통해 측정대행업체의 불법행위를 근절할 수 있는 종합개선방안을 내달까지 마련할 방침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감사원 감사결과와 전국 일제점검 결과를 토대로 배출사업장과 측정대행업체의 유착관계를 차단하는 동시에 측정대행업체 등록·관리 등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촘촘한 실시간 첨단 감시망을 구축함으로써 미세먼지 불법배출을 근절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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