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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순사건 조례 명칭 ‘위령이냐 추모냐’ 유가족에겐 무의미…한 목소리 내야”지역시민사회단체, “여수시, 조례 재의 요구…철회하라”
용서·화해·화합 차원서 지역 기독교계 대승적 결단 촉구
마재일 기자  |  killout13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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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18  11:2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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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가 ‘위령 vs 추모’ 문구로 논란이 일고 있는 여순사건 희생자 위령사업 지원 조례를 시의회에 재의 요구한 것과 관련해 지역시민단체들이 여수시에 재의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희생자 유가족은 물론 지역사회의 오랜 숙원인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한 목소리가 절실한 시점인 만큼 화합과 화해를 저해하는 걸림돌을 지역사회가 스스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자중의 목소리가 나온다.

   
▲ 1948년 여순사건 당시 우리나라에서 LIFE의 특파원으로 활동했던 칼 마이던스(Carl Mydans)가 찍은 사진.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여수시민협, 여수환경운동연합, 여수일과복지연대, 여수YMCA, 전교조여수초등·중등·사립지회, 여수참여연대 등 7개 지역시민사회단체는 18일 논평을 내어 “지난달 3월 27일 여수시의회가 우여곡절의 심의 끝에 통과시킨 ‘여수시 여수·순천10·19사건 지역민 희생자 위령사업 지원 등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에 동의한다”며 “시의회가 통과시킨 개정 조례안의 용어 선택과 통과 과정이 절차적 민주주의에 적합하므로 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시민사회단체는 “여수시가 제출한 ‘재의 요구서’는 시의회 조례에 의하면 재적의원 2/3이상의 동의가 필요해 본회의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비현실적인 제안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수시가 제출한 ‘재의 요구서’는 지역 스스로 분열을 조장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소모적인 논쟁을 피하고 화합과 상생의 길을 찾기 위해 여수시는 재의 요구서를 자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시민사회단체는 특히 “국가폭력에 의한 희생자들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무슨 이유로 희생됐는지 아직도 모른다. 무자비하게 집단 학살된 수많은 영령들을 위로하는 일은 살아남은 시민들의 의무이자 책무”라면서 “여순사건 관련 사업의 주체인 유족을 위한 법 제정과 조례 개정이 우선이다”고 강조했다.

시민사회단체는 지역 기독계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했다. 단체는 “법과 규칙, 조례를 제정할 때 특정종교 편향적 용어 사용은 피해야 하며, ‘위령’이라는 단어는 다양한 종교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라면서 “기독교적인 용어만을 주장하는 것이 아닌 일반적인 용어를 조례에 차용함이 옳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수십 년간 강제적 침묵을 강요당하며 통한의 고통과 희생을 감내하며 살아온 여순사건 희생자 유족들에게 ‘위령’과 ‘추모’라는 단어의 해석 차이는 전혀 무의미하다”며 “여수 기독교계는 용서와 화해, 화합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이번 개정 조례안을 받아들일 것을 정중히 촉구한다”고 했다.

   
▲ 지난 8월 17일 여수시청에서 열린 ‘여순사건 70주년 기념 추모사업 시민추진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여순사건경찰유족회장과 여순사건유족회장(오른쪽)이 포옹하고 있다. (사진=여수시 제공)

시민사회단체는 또 “현재 국회에서 5개의 여순사건특별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고 최근 법안을 심의할 상임위원회가 국방위원회에서 행정안전위원회로 힘들게 이관됐다”면서 “이는 28만 여수시민의 단결된 힘이 만든 결과”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장 다음 주부터 행정안전위원회가 첫 심의를 할 예정으로, 특별법 제정의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진보와 보수, 그리고 종교적 차이를 극복해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와 함께 여순사건 조례의 명칭과 정의에 ‘위령’의 의미를 분명히 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한 각종 특별법의 명칭과 용어도 ‘위령’이라 명문화하고 있다며 조례내 용어의 통일성을 위해서도 ‘위령’이라는 표현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으로는 조례에 위임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위령’과 ‘위령제’(제사)의 의미를 엄격히 구분해 사용할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민사회단체는 “현재 지역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위령과 추모’ 용어 논란에 지역언론의 부정적 역할을 감지하고 있다”며 “위중한 특별법 정세에서 지역언론은 본말이 전도된 현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국회에 계류 중인 특별법 제정을 위한 노력에 힘을 모으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 2018년 10월 19일 여수시 중앙동 이순신광장에서 열린 여순사건 70주기 희생자 합동 추념식. (사진=여수시 제공)

앞서 시의회는 지난달 27일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시민추진위원회 명칭을 두고 ‘추모’로 할 것인지, ‘위령’으로 할 것인지 논쟁을 벌였고, 표결 끝에 ‘위령사업 시민추진위원회’로 결정했다. 그러자 지역 기독계가 반발했다.

여수기독교단체총연합회는 “죽은 사람의 혼령을 위로하는 ‘위령’이라는 용어는 신앙의 도리에 비춰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의미이므로 동의할 수 없다”며 “‘위령사업 시민추진위원회’를 ‘추모사업 시민추진위원회’로 개칭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논란이 일자 권오봉 시장은 “지역민의 염원인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을 위해서는 유족뿐 아니라 모두가 한목소리로 정부와 정치권을 설득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유족, 시민사회, 종교단체가 다 참여할 화합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 시민추진위 명칭을 ‘추모사업 시민추진위’로 구성할 필요가 있다”며 시의회에 재의를 요청했다.

그러나 서완석 여수시의장은 “시장이 단순히 조례안에 이의가 있다는 사유로 재의 요구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재의 요구 철회를 요구했다.

박성미 기획행정위원장은 “지난해 여순사건 70주기 사업을 확정하면서 유족회와 종교단체, 시민위원회가 어렵게 합의해서 ‘추념식’으로 했는데, 이제와서 여수시의회가 스스로 기존 합의를 전면 무시하고 명칭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대전광역시와 충남 아산시, 경기도 화성시는 조례에 ‘추모’라는 명칭을 사용하며 올해 제주4·3에서도 ‘추모’와 ‘위령’을 같이 사용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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