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진 의원, “무능한 특위로는 특혜 의혹 밝힐 수 없고 시민 기대 충족 못해” 사퇴
최대 46층 등 초고층 건물 우후죽순에 주민들 반발…“원칙 없는 도시계획 변경” 성토

▲ 웅천 주민들이 지난 21일 현장 간담회에서 초고층 생활형숙박시설 건립을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마재일 기자)

여수시의회 웅천택지개발실태파악특별위원회(위원장 주종섭, 이하 웅천특위)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의회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웅천특위는 여수시 웅천택지지구가 복합단지개발사업에서 택지개발사업으로 변경된 이유, 수차례 계약변경 사유와 내용, 아파트와 주상복합건물 신축 인허가 과정에서 지구단위계획 변경 사유, 개발업체와 여수시 간 소송 등에 대한 의혹 규명을 위해 구성됐다.

구성 논의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의 반대로 무산되는 등 순탄치 않았다. 지난해 말 마지막 회기에서 의결되면서 가까스로 특위가 출범했지만 이후에도 특위 위원 구성을 놓고 의원들 간 갈등이 벌어졌고 시민단체가 특위 위원 재구성을 촉구하는 등 논란이 됐다.

우여곡절 끝에 시작한 특위활동도 일부 위원들이 불참하거나 박성미, 정현주 의원 2명이 중도 사퇴하면서 반쪽짜리 특위라는 지적을 받았다. 현재 웅천특위는 주종섭 위원장을 포함해 정경철, 송하진, 고희권, 문갑태, 민덕희, 정광지, 김승호 의원 등 8명으로 구성돼 활동 중이다.

그러나 송하진 위원이 28일 오전 10시 시의회 소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웅천특위의 앞날이 불투명해지는 등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 28일 웅천특위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송하진 의원. (사진=여수시의회)
▲ 현장 활동에 나선 여수시의회 웅천택지개발실태파악특별위원회. (사진=여수시의회)

송 의원은 이날 “올해 2월 ‘웅천택지지구의 특혜의혹을 낱낱이 밝혀라’라는 시민의 엄중한 명령을 받아 각고 끝에 출범한 여수시의회 웅천특위가 소속 의원 구성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졌으며, 타 특위에 소속된 의원들이 중복되는 등 구성 자체에 여러 의문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시민사회단체에서도 이런 이유로 위원 재구성을 촉구했으나 시의회는 이 같은 요구마저 묵살한 채 의장의 입장에 맞는 의원들만 배치시켜 출범을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송 의원은 특히 “웅천택지지구의 전반적인 특혜의혹을 밝히기 위해선 관련 분야의 전문성과 냉철한 비판, 사안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력이 요구됐으나 특위 위원 구성은 원칙도 없이 의장 한 사람의 독단에 의해 구성돼 반쪽 특위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이어 “노심초사 끝에 출범한 웅천특위가 유명무실한 특위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작금의 웅천특위가 과연 맡은 책임과 역할을 다하려는 의지가 있는 것인지조차 의문스러운 상황이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송 의원은 “민선6기 시절 불거진 초고층아파트 도시계획 변경에 대해 그동안 자신이 수차례 시정질문과 10분 발언을 통해 특혜의혹과 문제점을 지적했으나 특위 차원에서 다뤄진 것은 전무한 실정이다”고 했다. 특히 “12차례의 지구단위계획 변경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특혜의혹, 택지개발사인 블루토피아 계약 문제 등 의혹에 묻힌 숱한 사안들이 그동안 수없이 언론에 조명돼 왔으나, 웅천특위는 그동안 무엇 하나 또렷이 밝혀낸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혜의혹을 해소하기보단 오히려 덮으려 한다는 말도 나올 정도”라며 “특위 가동 이후 지금껏 대시민 보고회는 고사하고, 내부 보고회 한 번 하지 않은 현실은 웅천특위가 다수의 동료 의원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얼마나 졸속으로 구성됐는지를 반증하는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송 의원은 “지금과 같은 불협화음과 의지로는 향후에도 그 어떤 것도 밝혀낼 수 없고 각종 의혹을 속 시원히 밝혀주길 원하는 시민의 기대에도 충족할 수 없다”며 “그저 의정력 소모와 시민혈세 낭비만 부추길 뿐이다”고 주장했다.

   
▲ 웅천 주민들이 지난 21일 현장 간담회에서 초고층 생활형숙박시설 건립을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마재일 기자)
   
▲ 지난 24일 웅천 주민들이 초고층 생활형숙박시설 건립 인허가를 위한 지구단위계획변경 반대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마재일 기자)

송 의원은 특히 “웅천지구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빗발치는데도 시의회 웅천특위가 얼마나 무능했으면 웅천특위를 배제하고 도의원과 주민들이 나서서 전남도와 여수시 공무원을 불러놓고 별도로 간담회를 가졌을까요”라면서 부실한 웅천특위 활동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웅천지구는 최근 최대 49층, 46층, 42층에 이르는 초고층 생활형숙박시설 건립이 잇따라 추진되면서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전남도의회 강정희 의원은 지난 21일 웅천 이순신마리나 회의실에서 전남도와 여수시,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웅천 도시계획 관련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시의회 웅천특위 위원 중 송하진 위원만 참석했을 뿐 나머지 위원들은 불참했다.

이날 주민들은 여수시의 원칙 없는 도시계획 변경에 대해 성토했다. 주민들은 “사생활과 조망권, 일조권 침해가 불가피하고 주차난은 물론 교육환경에도 적절치 않다”며 건축을 절대 반대했다. 여수시는 사업자 측이 지난해 6월 신청한 46층 건물의 사업심의를 거리제한 규정을 들어 반려했지만, 건설사 측은 거리측정기준에 문제가 있다며 행정심판과 소송을 제기한 상태이다. 주민들은 도시개발위원회 자문회의가 열린 지난 24일에도 여수시청 앞에서 집회를 가졌다.

송 의원은 “특위에 소속된 일개 위원 자격으로 단독적으로 웅천택지지구의 총체적 부실을 밝혀내기엔 많은 제약과 견제가 따를 수밖에 없다”며 “특위를 사퇴하고 독자적으로 웅천택지지구의 특혜 의혹을 밝히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그저 때 되면 형식상 의원들 모아놓고 논공행상이나 할 것이라면 더 이상 특위가 존속돼야 할 이유와 명분은 없다”며 “지금이라도 웅천특위를 재구성해 시민이 원하는 특위로서 활동과 책임을 다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뉴스탑전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