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호 의원 “국비 또는 박람회장 유휴부지 활용해야”
권오봉 시장 “건립 무산 우려…부지 시가 매입해야”

▲ 김승호 의원이 권오봉 시장을 상대로 국립해양기상과학관 부지매입 비용과 관련한 시정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여수시의회)

기상청이 박람회장에 추진 중인 해양기상과학관 건립 부지매입비 부담 논란이 여수시와 의회의 입장이 달라 결국 공방으로 비화되면서 자중지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의회는 국립해양기상과학관은 기상청이 주관하는 국가사무인만큼 부지매입 역시 국비로 하거나 박람회장 유휴부지를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여수시는 어렵게 따낸 예산인 만큼 시가 부지매입이라도 해서 사업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여수시의회 김승호(더불어민주당, 국동‧대교‧월호) 의원은 지난 18일 제194회 임시회 시정질문을 통해 국립해양기상과학관 부지는 박람회장 내 유휴부지를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시비를 투입해 부지를 제공하는 것에 반대했다.

국립해양기상과학관은 당초 박람회장에 건축비와 콘텐츠 등에 국비 261억 원을 투입해 건립할 계획으로 국회 예결위 심사 시 타당성조사 용역비 1억 원이 기상청 예산으로 반영돼 현재 용역이 진행 중이다.

논란의 단초는 2015‧2016년 해양기상과학관을 유치할 당시 문서다. 문서에는 여수시가 부지를 제공하겠다는 내용이 없다. 그렇다고 국비로 부비를 매입한다는 내용이 있는 것도 아니다. 건축비와 콘텐츠 설치 비용과 해양기상과학관이 완공되면 필요시 운영비는 지원할 수 있다고만 돼 있다. 그런데 시가 박람회장 내 기재부가 매각하려는 부지를 시비 80억 원 이상으로 매입해 제공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김 의원은 부지매입에 대해 “해양기상과학관 건립은 박람회 정신 계승과 사후활용 활성화 차원에서 유치한 국가사업인 만큼 부지도 국가가 소유한 박람회장 부지 중 기재부가 매각하고자 하는 땅이 아닌 별도의 유휴부지를 해양수산부와 박람회재단으로부터 무상 제공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비슷한 사례로 현재 건축 중인 청소년해양교육원도 여수시가 해수부로부터 박람회장 내 유휴부지를 무상 제공받아 건축 중에 있다고 상기시켰다.

김 의원은 지방자치법 제122조 ‘국가는 지방재정의 자주성과 건전한 운영을 위해 국가의 부담을 지방자치단체에 넘겨서는 아니 된다’라는 규정을 언급하며 박람회장내 유휴부지를 무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의원은 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가 지난 5일 국회를 찾아 지역 국회의원과 해수부 해양정책과장 등을 만나 해양기상과학관 건립 관련 유휴부지 활용을 협의한 결과 해수부로부터 긍정적 검토 답변을 받은바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권오봉 여수시장은 “기념관 옆 부지 내 정압시설 이설은 가능하나 여러 번거로움이 있다. 광장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광장을 제외하면 필요 면적이 부족하고, 엠블호텔 옆 공원부지는 사후활용계획에 반영돼 있는 공공시설용지이기 때문에 이곳에 건립하게 되면 박람회장 내 공원 대체부지가 필요한데, 재단은 그런 토지가 없다”고 답변했다.

▲ 여수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위원들이 지난 6월 7일 국립해양기상과학관 건립 부지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여수시의회)

박람회장 유휴부지 사용에 대해서는 “해수부와 재단에서 부정적이고, 부지 논란이 계속될 경우 예산당국이 건립비 반영을 해주지 않기 때문에 어렵게 유치한 해양기상과학관 건립이 무산될 우려가 있으므로 시비를 들여서라도 박람회장내 부지를 매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쪽지예산’으로 받은 것으로 예산당국은 ‘전혀 할 의사가 없는 사업이다. 부당하게 반영된 예산이다. 불필요한 기상과학관이다’ 이렇게 인식하고 있다”며 “내년 기상청 예산 심의과정에서 우리시의 부지 논란이 있다는 것이 인식될 경우 이 사업이 실행되기 원치 않는 예산당국으로서는 한 푼도 주기 어려운 예산이다”고 말했다.

청소년해양교육원 부지 무상 제공 사례는 해수부가 직접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시에 무상임대를 해 준 것이며, 기상과학관 건립을 위해 부지를 매입한 타 지자체의 사례를 들기도 했다.

이에 김 의원은 “박람회장 내 유휴부지인 한국관 옆 잡종지 유휴부지와 현재 거의 활용되지 않고 있는 울타리 밖 광장 일부, 그리고 인접해 있는 한국관 여유부지 일부를 포함하면 5000㎡ 이상 확보가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또 다른 유휴부지인 엠블호텔과 박람회장 대형주차장 사이 공원 부지 9000㎡ 중 절반(4500㎡) 정도를 사용하면 해양기상과학관 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공원부지 사용에 따른 대체 공원부지 조성은 필요하다면 한국관 옆 잡종지 등을 공원부지로 대체지정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여수시 사업으로 건축 중인 청소년해양교육원의 경우도 당시 시장, 지역 국회의원, 시민사회단체 등이 함께 해수부를 수차례 찾아가 설득해 유휴부지를 무상제공 받았다”며 “권 시장도 국회의원, 시민사회단체, 정치권에 협조를 구하고 해수부, 박람회재단 등 관련기관을 직접 방문해서 해상기상과학관 건립 부지로 박람회장 내 유휴부지를 무상으로 제공받을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서완석 의장은 “당시 문서에는 시가 부지를 제공하겠다는 말이 없다. 이는 박람회장 내 부지가 국가 부지이기 때문에 시가 그렇게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 시장은 “총사업비는 토지매입비와 건축비를 말하는 것인데, 부지매입비를 제외한 나머지 건축비와 콘텐츠 설치비용만을 요구한 것이다. 이것만 해주면 시가 하겠다. 이런 취지로 해석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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