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종섭 의원, 시장관리권 회수 등 문제 해결 거듭 촉구
권오봉 시장, “공과금 추후 재정산…우선 입점해 영업”
권 시장 조정안 설명 도중 상인들 항의로 정회되기도

▲ 여수시청 옆에서 190일째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는 수산물특화시장 상인들. 모기를 피하려고 위해 양파망을 둘러쓰고 잠을 자고 있다. (사진=페이스북)

관리비 납부 문제 등으로 수년간 고소·고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여수수산물특화시장 주식회사와 상인회의 분쟁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상인회 상인들은 여수시청 내에서 여수시가 시장관리권을 회수하고 임시시장 등 생계대책을 마련해 달라며 190일째 노숙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월 수산물특화시장 분쟁조정 시민위원회가 조정안을 제시했으나 공과금 산정액을 두고 여수시와 상인회가 이견을 좁히지 못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여수시와 시의회 등 행정과 정치권이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는 가운데 여수시의회 주종섭 의원은 지난달 29일 제197회 정례회 2차 본회의 시정 질문을 통해 수산물특화시장을 둘러싼 갈등 해결과 상인들의 생계대책 마련을 위한 적극적인 행정을 재차 촉구했다.

앞서 지난 10월 제196회 임시회에서 수산물특화시장 주식회사와 상인회 간 갈등 해결을 위해 여수시의 적극적인 행정을 주문한 바 있는 주 의원은 “오늘까지 180일간 농성을 하는 상인들의 현실이 안타까워 다시 질의하게 됐다”고 질의 배경을 밝혔다.

주 의원은 이날 양측이 제기 중인 소송 사항과 국비·시비 지원 현황, 그에 따른 문제점 등 지금까지 진행된 갈등상황을 설명한 후 2004년도부터 시장에 지급된 보조금과 관련해 질문을 이어갔다.

▲여수시청 옆에서 190일째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는 수산물특화시장 상인들. (사진=페이스북)

주 의원은 먼저 “여수수산물특화시장 사태는 주식회사라는 특성상 공평하게 배분되지 않은 주식과 여수시가 지정한 시장 관리자 지정서를 근거로 상인들이 단전·단수돼 현재 180여 일째 노숙농성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시는 국가권익위원회와 수사를 받으면서도 과거 공무원들의 책임으로 돌리며 현재의 생계대책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단전·단수 상인들의 고통은 날로 가중되고 있다”고 했다.

주 의원은 2010년 이후 주주총회에서 상인회가 해체됐음에도 시장 대표이사는 상인회가 존재하는 것으로 서류를 제출했고, 여수시로부터 각종 지원을 받았다는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아케이드 사업과 관련해서는 관리권을 상인회가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2010년 해체됐던 상인회가 2014년 여수시에 정식으로 등록됐으면 아케이드 관리권은 자연히 상인회에 맡겨야 한다”고 권오봉 시장에게 답변을 요구했다. 주 의원은 특히 “농성 상인들이 단전·단수를 당해 쫓겨난 것이 바로 이 때문이라며 여수시가 시장관리권을 회수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주 의원은 주식회사의 요건인 주식발행과 관련해서도 “상인들이 주식회사의 주식이 발행된 사실이 없었다는 주식 부존재 확인의 소를 제기한다고 한다. 특화시장은 주식을 발행하지 않았다는 대법원 판결문이 있다”며 시장관리권 유지 입장을 물었다.

▲ 권오봉 여수시장에게 질문하는 주종섭 여수시의회 의원. (사진=독자 제공)

답변에 나선 권오봉 시장은 소송결과에 따라 공과금 등을 재정산하는 조건으로 우선 입점해서 영업을 재개하자는 것이 시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권 시장은 “특화시장의 쟁점은 관리비와 공과금 정산 문제이기 때문에 최대한 정산을 하고, 판결 결과에 따라 재정산을 하자는 것”이라며 “이런 조건으로 우선 입점해서 영업하자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상인들이 요구하는 아케이드, 주차장 임시판매와 관련해서는 “아케이드는 현재까지 주식회사에 관리권이 있으므로 새로운 분란의 여지가 되고, 차를 대야 할 주차장에서 영업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권 시장은 아케이드 관리권에 대해서는 “상인회 등록은 취소가 됐지만, 주식회사도 아케이드를 관리할 수 있어 문제가 없다”고 했다. 주식회사의 주식발행 여부에 대해서는 “소송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주 의원은 “향후 단전·단수 상인들이 부당이익금 반환소송으로 오히려 특화시장으로부터 받는 판결을 받게 된다면 여수시장이 당정협의회에서 ‘상인들이 돈을 내지 않아서 단전·단수됐다고 한 발언, 단전·단수된 상인들에게 부당한 금액을 제시하고 이를 내지 않는다는 상인들이 분쟁조정안을 거부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한 점, 힘없고 연로한 영세한 상인들의 생존권을 가지고 우롱하는 결과가 나왔을 경우 여수시가 그 책임을 어떻게 질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시장도 물러서지 않았다. 권 시장은 “의원들도 균형 잡힌 판단을 해주셔야 문제 해결이 쉽다. 일방적 주장으로는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이어 “함께 논의해서 이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합당하지 과거부터 잘못됐다는 걸 부추겨서, 또 최근에 권익위 조사를 받고 있지만, 우리 시에 유리한 게 뭐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 여수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수산물특화시장 상인. (사진=페이스북)

서완석 의장은 “180일 넘도록 시청 내에서 생업을 이루지 못하고 농성하는 부분에 대해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공과금 문제를 시에서 양측의 입장을 한번 다시 확인하고 빠른 시일내에 생업에 열중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송재향 의원은 서 의장에게 “연로한 주민들이 180일 동안 야외 집회를 하고 있는데 여수시의회는 수산물특화시장 건으로 단 한 번의 정책간담회나 전체의원 간담회 한 번 하지 않았다”며 “여수시의회를 일하는 의회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이날 권오봉 시장이 시의 조정안을 설명하는 도중 방청석에 있던 상인회 상인들이 권 시장을 향해 고성을 지르면서 회의가 정회되기도 했다.

지역 시민사회단체도 여수시에 수산물특화시장 분쟁 사태 해결을 촉구한 바 있다. 여수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지난해 12월 20일 성명을 통해 “양측의 고소·고발로 법적 다툼을 벌이면서 상인들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데, 지역 갈등의 현장에 여수시의 행정력은 찾아볼 수 없다. 이는 무사안일의 여수시 행정력이 근본 원인이다”며 갈등 해결을 위한 여수시의 적극적인 행정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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