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수시 선원동 383번지에 전시된 한혜미 작가의 작품.


여수시 선원동 383번지 야외에서 한혜미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어 관심을 끈다. 이곳에 설치 작품은 바람에 날리는 ‘깃발’이다. 대체로 해양환경을 가진 도시는 바다를 대표적인 문화적 소재로 선보이는데 바다의 푸른빛과 파도 소리 외에 바람을 작품의 장치로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크고 높은 빌딩 앞의 무겁고 스케일이 큰 조형물이 길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도시의 역동성을 느끼게 한다면 ‘선원동 383’은 야외에 설치돼 자연 바람에 힘차게 흔들리는 작품 이미지와 바람 에너지를 눈으로 볼 수 있게 표현한 작업이다.

미술관의 현대미술 작품 앞에서 다소 막연하고 난해해 보이는 이미지를 감상하며 친근하게 느끼지 못하는 관객들이 전시장을 벗어나 일상 속에서 낯설지만 새로움으로 자신의 감성을 깨우는 작품을 불편하지 않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지점을 찾아내는 작업을 추구한다.

바다가 보이지 않는 선원동 여천터미널 부근에 있는 ‘카페1001’과 ‘천일 축구장’ 부지에 있는 작가의 새로운 설치 작품은 평화로운 핑크빛 물결과 파도를 바람의 에너지로 날려 보내는 바람을 담아 이곳에 세워졌다.

카페와 축구장을 운영하는 여수의 청년들이 의뢰하고 대화로 소통하며 만들어진 이번 작업은 각각 다른 분야의 청년들이 함께 활동하는 여수의 새로운 모습으로 기대된다.

▲ Untitled, 2017, Oil pastel and Acrylic on Paper. 200cm×150cm

한 작가가 현재까지 해오고 있는 작업은 동력장치 없이 자연 바람 또는 전시공간에 들어온 관객들의 움직임에 의해 만들어지는 공기의 흐름이 작품을 미세하게 흔들리게 하는 공통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

광장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시민의 모습에 영감을 받기 시작해 정치사회학을 공부했고 광장의 모습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관찰하며 연구해오고 있다. 시민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면서 행동하는 다양한 모습은 각각 특정한 형태나 재료, 색 등으로 물질화되고 전시장에서는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집단의 모습으로 표현된다.

작품의 형태, 색 그리고 위치는 사회 제도 안에서 서로 다르게 이해되는 그룹의 캐릭터화된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예민한 문화적·사회적 감수성을 요구한다. 나아가 변화무쌍한 자연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서 광장의 모습을 발견하고 자연과 현대사회 사이의 가깝고도 먼 지점들을 연결하는 과정으로 그 작업을 확장하고 있다.

한 작가는 2020년 봄, ‘선원동 383’ 작업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다양하게 성장하고 활동하는 청년들에게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길 기대하고 있다.

한편, 한혜미 작가는 지난 2014년 여수지역 꿈쟁이지역아동센터를 비롯한 모두모아봉사대의 로고를 기획 제작했다.
 

▲ Drawing, 2017, Acrylic and oil Paint on paper, 150cm×220cm

◇ 개인전

2020.04 선원동 383 야외설치작, 여수
2017.02 ‘The White Space’, Tontine Building, Glasgow, UK

◇ 그룹전

2017.09 ‘The Glasgow School of Art Masters of Letters in Fine Art
Practice Degree Show‘, Tontine Building, Glasgow, UK
2017.07 ‘Victoria Hall Exhibition’, Victoria Hall (Helensburgh city council),
Helensburgh, UK
2017.05 ‘We Met on The Last September’, House For An Art Lover, Glasgow, UK

2012.09 프로젝트 옥상 ‘옥상과 영상’, 인사동 금좌빌딩, 서울
2012.04 ‘After School’, 갤러리27, 경기도
2010.02 ‘God Save The Mona Lisa’, 갤러리 플랜트, 서울
2009.11 계원예술대학교 졸업 우수작 전시 ‘Out Door’, 갤러리27, 경기도
2009.09 ‘Workshop27’, 갤러리27,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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