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경관사업이 시작될 당시 위 제목의 기사를 내 보낸 이후 1년 반 만에 이 기사를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이 사업과 관련되어 시장에서부터 고위공무원, 그리고 시의원들까지 줄줄이 연루되었다는 의혹에 시민들은 단단히 뿔이 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업은 시작단계에서부터 아주 고약한 냄새가 진동했던 사업입니다. 평범한 사람이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이해하지 못할 대목이 너무나 많았던 사업입니다.

그래서 “방귀냄새는 나는데 누가 뀐지는 모른다”는 거친 제목을 1면 머리기사로 내보냈습니다. 그러나 그에 대한 대가는 혹독했습니다.

우리는 냄새가 나서 냄새가 난다고 얘기했습니다. 시민들이 그렇게 반대를 하는데, 그리고 박람회를 앞두고 이 도시에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400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경관사업을 고집스럽게 추진하는 진짜 이유가 뭐냐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그 기사 내용이 허위 보도라고 언론중재위원회와 검찰에 ‘허위보도로 인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을 했습니다.

이 기사 때문에 6개월 가까이 검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시민들께서는 잘 모르시겠지만 그 과정에서 겪은 심적 고통이란 이루 말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 때 제기됐던 의혹들이 이제야 속속 사실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그때 방귀를 뀌지 않았다고, 그리고 우리 신문이 허위사실을 보도했다고 검찰에 고발했던 사람들이 한 사람은 구속되어 있고, 한 사람은 이임식도 하지 못하고 어딘가로 잠적을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 시점에서 굳이 과거의 아픔과 고통을 끄집어내는 이유는 이와 같은 일이 또 다시 반복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 시장이 선거에 패한 이후 김충석 당선자와 선거 운동원을 허위비방에 의한 선거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고발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김충석 당선자와 연설원들이 현재 줄줄이 검찰에 소환되고 있습니다. 고발 건에 대해 수사당국이 수사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누가 고발을 했는지도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할 대목입니다.

오 시장은 선거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 구속되어 있는 김 국장의 뇌물 사건과 자신은 전혀 연루된 사실이 없으며, 그 사건은 단순히 김 국장의 개인 비리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막상 경찰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신병을 확보하려고 하자 돌연 잠적을 해 버렸습니다. 본인 말대로 자신은 비리와 관련이 없다면 경찰의 조사에 당당히 응했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잠적을 해 버리고, 오 시장에 의해 고발당한 사람들은 줄줄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불려가고 있습니다.

시장에 당선된 이후 도시 미래를 준비하고 고민해야 할 김 당선자 또한 어제 자정까지 검찰의 조사를 받은 모양입니다.

이제 세계박람회가 680여일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지금부터 당선자와 시민들이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계속해서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되면 사실여부를 떠나, 그리고 혐의가 있고 없고를 떠나, 그 스트레스라는 것은 이루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것은 저희들이 장기간 조사를 받아봐서 압니다.

오현섭 시장이 정말 여수사람이라면, 그리고 아직 여수를 사랑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고소고발을 취하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우리 신문도 그 당시 보도한 내용 대부분이 이제서야 하나씩 사실로 밝혀지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사실을 보도했음에도 그 과정을 이겨내기까지가 너무나 고통스럽더라는 것입니다. 검찰에서 거듭된 소환명령이 떨어지면 죄 없는 기자도 상당히 힘들어하더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 시장이 마지막 순간까지 여수의 발목을 잡겠다는 생각이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남자다움을 보여주기를 당부합니다.

당장 김충석 당선자가 박람회 준비에 대한 정부의 결단을 촉구하기 위해 신청한 이명박 대통령과 면담도 김 당선자가 피의자 신분이라는 이유로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지금 총체적 뇌물 스캔들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이 도시는 지난 4년 동안 누가 이끌어 온 도시입니까?

자랑스러운 여수가 현재 부정부패의 도시로 낙인이 찍히고, 이 땅에 사는 것에 자부심을 느껴왔던 30만 시민들이 느끼고 있는 이 좌절감은 또 누구의 책임입니까?

책임질 일을 했으면 책임을 지는 것이 남자다움입니다. 설사 본인이 비리를 저지르지 않고 부하가 비리를 저질렀다 하더라도 그 책임은 시장인 내가 지겠다고 하는 것이 참다운 리더의 모습입니다.
이제 와서 무책임하게 숨어 버리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30만 여수시민의 몫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습니다.

나중에라도 어디 가서 여수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면, 그리고 한 때 여수시장을 역임했다고 말하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현명한 판단을 기대합니다.

이 시점에서 오 시장에게 드리는 마지막 고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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