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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전 그날의 아픈 역사 기억하며…여수 이야포 피난선 미군 폭격 추모3일 이야포 해변서…희생자 넋 기리는 평화탑도 선보여
마재일 기자  |  killout13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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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8.03  15:2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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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탑 쌓기 행사. (사진=뉴스타임즈 곽준호 기자)


‘피난선 미군 폭격 사건 70주년 추모위원회’(공동대표 엄길수·김경만·박근호)는 3일 여수시 남면 안도리 이야포 해변에서 70주년 추모제와 평화탑 쌓기 행사가 열렸다.

이날 추모식에는 70년 전 이야포 피난선에서 가족을 잃은 피난민 생존자와 유가족, 현지 주민 등이 참석했으며, 당시 생존자의 증언과 함께 이승필 시인의 추모 詩 낭독, TCS국제학교 학생들의 이야포 희생자 추모의 글 낭독도 이어졌다.

올해 이야포 수중탐사를 벌인 해양환경인명구조단 여수구조대는 6.25 당시의 대형목선 엔진으로 추정되는 잔해 영상을 공개했다. 여수구조대 탐사팀은 추후 관계기관의 협조를 받아 잔해물을 인양하기로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추모위원회와 여수시가 함께 세운 ‘평화탑’도 선보였다. 평화탑은 6·25 전쟁 당시 이곳 이야포 해상에서 희생된 민간인 희생자와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마을 주민들이 공동작업으로 축조했다.

평화탑은 주변에 산재한 잡석으로 쌓아 투박하지만, 안정감 있는 이야포의 자연환경을 이용해 조성했다. 원뿔형으로 돌무더기 위에 새 모양의 자연석 형체를 얹었으며 탑 안에는 무쇠솥과 나무 밥주걱을 묻어 억울한 죽임을 당해 굶주려왔던 원혼들에게 주린 배를 채우라는 의미를 담았다.
 

   
▲ 이야포 희생자 추모 평화탑. (사진=뉴스타임즈 곽준호 기자)


여수시의회 박성미 의원은 “70주년을 맞아 이제야 피해자들의 넋을 기리는 ‘평화돌탑’을 여수시의 협조로 마련해 추모제를 지내게 됐다”라며 “이번 70주년 추모제를 계기로 희생자분들의 넋을 제대로 기리고 이야포 미군 폭격 사건의 진실이 정확히 밝혀지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여수시의회는 지난해 9월 제194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박성미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야포 및 두룩여(문여) 사건 진상규명 촉구 건의안’을 채택하고 70년 동안 진실이 묻혀 있는 이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한 바 있다.

이야포 사건은 1950년 8월 3일 여수시 남면 안도리 이야포 포구에서 미군 전투기가 이곳에 정박한 피난민을 태운 배를 북한군 선박으로 오인해 폭격하면서 많은 민간인이 희생한 사건이다. 생존자와 유가족의 증언으로 세상에는 알려졌으나 아직 정확한 진상규명이 안 되고 있다.

진실화해위원회 2010년 상반기 조사보고서 07권(호남지역 미군 관련 희생사건)의 내용을 보면 여수시 남면 안도리(이야포해변) 미군 폭격 사건은 한국전쟁 초기인 1950년 8월 3일 9시경, 이야포 상공에 무장정찰(armed reconnaissance) 중인 미군 전투기 4대가 나타났다.

전투기 1대가 먼저 폭격을 예고하는 신호처럼 두어 차례 기관총을 쏘고 난 뒤 나머지 전투기들이 육지에서 바다 쪽으로 날아와 피난민선을 향해 기총 사격을 했다. 이 피난민선은 정부의 명령으로 태극기를 게양한 채 부산에서 거제도 피난민수용소를 거쳐 제주도로 이동 중인 350여 명이 탄 배였다. 피난민선 사격은 한 차례에 끝나지 않고 전투기들이 안도를 선회하면서 총 4차례에 걸쳐 기총 사격을 했다.

이 폭격으로 피난민 약 150여 명이 사망했고 50여 명이 부상을 당했다. 당시 미군기들은 낮은 고도로 비행해 육안으로 민간인이라는 것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지만,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 박근호 해양환경인명구조단 여수구조대장이 이야포 수중탐사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타임즈 곽준호 기자)


두룩여 사건은 1950년 8월 9일 남면 화태도·횡간도·대유도·금오도에 둘러싸인 ‘두룩여’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100여 척의 어선들이 미군기에 기총소사로 공격을 당해 많은 어부가 사망하고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결정문에서 진실규명 대상자 중 사실 확인이 된 희생자는 안도 이야포 폭격사건 5명과 두룩여 해상 폭격사건 5명 등 총 10명이라고 발표했다.

진실화해위는 “두 사건 모두 목격자들의 진술과 사건 발생 당시의 일반적인 공중폭격정책을 검토해 볼 때 가해 폭격기는 미군 소속 전폭기로 추정되나, 사건과 관련된 직접적인 폭격기록이나 관련문서의 부족으로 가해주체를 특정할 수 없었다”라고 밝혔다. 진실화해위는 또 “미군은 공중폭격 시 적절한 민간인 보호 조치, 민간인과 인민군을 구별하려는 노력 등 관련 국제법 규정을 충분히 수행하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했다.

그러나 전선이 형성되지 않은 곳에서 미군의 일방적인 폭격으로 수많은 민간인이 학살됐는데도 진실화해위 조사는 지극히 피상적이고 소극적으로 이뤄졌고 결국 국가의 조사에 의해 사건이 축소됐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당시 정부의 홍보 부족과 억울함을 탄원할 방법이나 절차를 몰라 기회를 놓친 피해자 가족들도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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