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역 정치권·시민협 ‘반대’

▲ 영상 브리핑하는 권오봉 여수시장. (사진=여수시 제공)


여수시의 흩어진 청사를 한데 모으는 392억 원의 본관 별관 증축사업을 두고 지역 각계의 찬반 의견이 대립하는 가운데 권오봉 여수시장은 “3여가 통합한 지 22년이 지난 지금도 청사가 여덟 군데로 흩어져 있어 아쉽다”라면서 “시민불편을 해소하고 도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사업이다”라고 15일 밝혔다.

권 시장은 이날 영상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금년 4월 전문기관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 시민의 2/3인 67%가 별관 증축에 찬성했고, 2018년 여론조사에서도 찬성이 반대보다 18%나 많은 결과를 보였는데 찬성의 가장 큰 이유는 ‘시민불편’이었다”라고 했다.

권 시장은 신도심 개발에 따른 인구유출로 상권이 위축된 여문지구 활성화를 위해 전남 시청자미디어센터와 청년 커뮤니티센터 건립 계획과 중부보건지소 이전, 여문공원 아이나래 놀이터 조성 등 620억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수지방해양수산청 건물을 매입해 여수시 제2청사를 복원하자는 의견에 대해선 “오히려 여문지구 활성화를 떠나 지역발전에 저해되는 단초를 제공하게 된다”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최근 별관 증축반대 전단에 대해서는 “아직도 진정한 의미의 통합은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라면서 “시민의 뜻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분열과 갈등으로 인한 낭비를 없애고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권 시장은 청사건립 비용에 대해서 “인근 순천시는 1800억 원이 소요되는 청사신축을 추진하고 있는 데 반해 우리 시 별관청사 증축 비용은 392억 원으로 4년간의 연차사업으로 시의 재정으로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추진하고 있다”라고 했다.

권 시장은 “시민 여러분과 함께라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하지 못할 어려움은 없다”라면서 “별관 증축사업 등 여수의 미래를 위해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대승적 차원에서 현명한 판단을 해주시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 본청 건물 뒤 별관 신축 예정부지.


여수시 본 청사는 1998년 여수시·여천시·여천군 등 3여(麗)가 통합하면서 학동에 있는 1청사에 자리 잡았다. 행정구역은 하나로 통합됐지만, 청사는 여서동에 있는 제2청사와 문수동 제3청사로 분산돼 업무를 보면서 공무원과 민원인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하지만 여서·문수지구를 중심으로 한 갑 지역구 국회의원과 시·도의원 등이 별관 증축계획 철회를 촉구하는 등 반대 목소리가 높다. 주철현 국회의원과 전·현직 시·도의원 등으로 구성된 ‘구 여수시청사 되찾기 추진위원회’는 지난 9일 성명을 내어 청사 별관을 지어 모든 부서를 한곳에 모으겠다는 여수시의 구상은 디지털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자, 3여 통합의 기본 취지인 지역 균형발전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진위는 또,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에서 별관 증축에 400억 원을 투입하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관련 예산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해수청사를 매입해 2청사와 보건지소로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여수시는 2청사 복원보다는 여러 곳에 흩어진 청사를 한 곳에 통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입장이다.

14일 제204회 여수시의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도 백인숙 의원은 별관 증축 ‘철회’를, 강재헌 의원은 ‘증축 추진’을 주장하며 찬반 의견이 맞붙었다. 백인숙 의원은 10분 발언에서 지역 균형발전을 저해하는 별관 신축 계획을 철회하고, 해양수산청 청사를 매입해 여수시 2청사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강재헌 의원은 일부 정치인들이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며 시민 불편해소와 행정력 제고를 위해 청사 별관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사단법인 여수시민협은 15일 성명에서 “시민에게도 귀가 있고 눈이 있다. 여수시장과 시 집행부는 시청 별관 신축 조성을 철회하고 추석 전 재난 기본소득 지급과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민생행정에 주력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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