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 가면 ‘유리알 판공비’라는 제도가 있다. 고위 공직자들이 사용하는 판공비를 시민들에게 유리알처럼 투명하게 공개하는 제도다.

식당에서 밥을 먹었으면 어디에서 얼마를 사용했는지, 영수증과 함께 구체적으로 공개를 해야 하니 부정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

오현섭 전 시장의 판공비가 전남지사보다 많았고, 서울시장보다 많았다고 해서 한 때 논란을 빚었다. 그러나 이 많은 돈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했는지 시민들은 알 수가 없다.

판공비라 불리는 업무추진비 역시 시민 세금에서 나온 돈인 만큼 엄연히 규정과 절차, 사용 제한이 있는데도 이를 예사로 무시한 것이다.
세상이 변하면 제도 또한 변해야 한다. 공직자는 자신의 돈이 아닌 시민의 돈이라면 아껴 써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지도층이 국민의 고통을 외면한 채 자신의 재량을 과도하게 사용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우리 여수도 ‘유리알 판공비’ 제도를 한번쯤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판공비뿐만 아니라 한 발 더 나아가 시에서 사용하는 모든 예산에 대해 ‘유리알 제도’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예산 사용에 부정이 개입하지 않는다면 굳이 시민들에게 감추거나 숨길 것도 없는 것이 예산이다.

어느 도시든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가 자신의 목에 방울을 달 의지만 있다면 캐나다의 ‘유리알 제도’를 못 따라 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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