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에는 박람회 건설현장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마래산에 올랐습니다. 건설현장 인부들의 바쁜 손놀림과 망치소리가 산 정상에서도 충분히 느껴집니다.

요즘 저의 하루 일과는 사람 만나는 일로 시작해 사람 만나는 일로 끝이 납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때마다 “이러이러한 얘기를 칼럼으로 쓰라”는 주문들을 많이 받습니다. 자신들의 가슴 속 얘기를 저의 입을 통해 대신 전하기 위함입니다.
박람회에 임박한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여수에 박람회를 위한 종합적 컨트롤타워의 부재를 꼽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지금까지 박람회 조직위는 조직위대로 바쁘고, 여수시는 여수시대로 바쁘고, 정치권은 정치권대로 바쁘고, 민간 영역은 민간영역대로 바쁜 모습입니다. 일사 분란함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요구도 제각각이고 문제에 대한 대응방식도 제각각입니다. 각 영역이 서로 상의해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뜻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기에 바쁜 모습도 없지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은 이렇게 흩어진 힘들을 한 곳으로 모아 종합적으로 조정하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말씀들을 하십니다.

김충석 시장 취임 후 오현섭 전 시장과는 다르게 박람회를 위한 실질적이고도 구체적인 노력들을 많이 해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예산을 위해 중앙정부를 쫓아다니고,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는 모습을 보면서 비록 아쉬움이 있어도 대놓고 비판하기가 어려웠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김 시장과 공무원들의 이러한 활동들 가운데에서도 시민들에게는 뭔가 허전한 것은 있었습니다. 이뿐 아니라 박람회 준비위원회는 1년이 넘도록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고, 민간 영역에서의 NGO 활동도 극히 미진한 것이 현실입니다.

이제 박람회가 440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제는 우리에게 남아있는 절대적 시간이 많지가 않습니다. 무엇을 준비하고 계획하기에 절대적 시간이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남아있는 이 기간 동안 조직위는 조직위가 해야 할 역할이 있고, 여수시는 여수시가 해야 할 역할이 있고, 민간단체는 민간단체가 해야 할 역할이 있을 것입니다.

지금부터라도 흩어져 있는 각 영역의 힘을 한 곳으로 모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서로를 탓하지 말고, 과거를 탓하지 말고, 내가 선두에 서지 않으면 돕지 않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이제는 서로의 힘을 모았으면 좋겠습니다. 오직 여수시와 여수시민을 위해서 그렇게 해주기를 당부드립니다.

박람회 기간 동안 800만명의 관광객이 여수를 찾아왔을 때, 우리 여수는 박람회장 외에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의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 문제가 결코 가볍거나 사소한 문제가 아닐진대 박람회장 접근성이나 박람회장 시설투자에 묻혀 자칫 사소하게 취급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기만 합니다.

공무원들도 닫힌 귀를 열고 시민들의 말에 귀 기울여 주었으면 고맙겠습니다. 새롭게 진용을 갖춘 박람회 준비위도 지금부터 제대로 된 민간자원의 역할과 노력을 충실히 해주시기 바랍니다.

4명이나 되는 여수의 국회의원들도 자신들의 역할이 무엇인지 참다운 고민을 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박람회를 앞두고 걱정이 태산인 시민들에게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조금은 미안한 생각 좀 가져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지금부터 잘하면 우리 시민들도 기꺼이 이해해 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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