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이 성장 발전하게 되면 주주나 경영자뿐만 아니라, 종업원과 지역사회와 협력업체까지 배려해야 하는 광의의 책임을 의미한다.

또한 이 책임은 기업의 일방적인 의무로 이해될 것이 아니라 상호간의 소통을 통한 서로의 이익 증대라는 관점에서 이해되는 것이 옳다.

그런 의미에서 여수에는 여수를 대표할만한 향토기업은 있는가하고 생각하게 된다. 여수에 있는 대기업이 향토기업이라고 하면 더 이상 할 말은 없다.

그러나 여수에 뿌리를 두고 여수를 대표하면서 기업으로서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있는 기업이 지역에 있는가 하고 생각하면 아무래도 갸웃거려지는 요즘이다.

향토기업의 본질은 단순히 기업의 지리적 기반이나 사업영역이 어디에 있느냐가 아니라, 기업에 영향을 주는 지역과의 얼마나 상호작용을 잘하느냐에 달려있다 할 것이다.

흔히 말하는 집수리 봉사, 목욕봉사 등의 지역사회 봉사만이 사회적 책임의 전부가 아니라는 뜻이다. 신문지면을 장식하는 이러한 봉사활동이 더러는 그 책임의 가치를 우습게 하기도 한다.

덩치 큰 어른이 어른으로서 해야 할 일은 놔두고 어린애처럼 촐랑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이다.

이제는 대기업들이 대기업답게 지역사회에 실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적극적인 고민을 해 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제는 보여주기 식의 사회공헌활동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요구에 겸허한 자세로 귀를 기울여야 할 때가 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오늘날 지역의 기업들이 대기업으로 성장하게 된 것도 모두 지역의 지속적인 관심과 호응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어찌 보면 우리 도시는 그동안 지역의 대기업들에게 참으로 관대했던 도시였다. 그렇다고 해서 기업들에게 잘했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단지 관대했다는 뜻이다.

이제는 지역사회가 기업에 대해 가지는 신뢰가 어느 정도인지 기업들도 되새겨 볼 시기가 됐다.

이러한 신뢰는 기업을 지원하는 정책으로 발현될 수도 있고, 지역민들의 따뜻한 관심과 애정으로도 발현될 수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다.

결코 잘했다고 할 수 없는 지역사회도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기업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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