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지만 여수의 무질서한 교통질서는 이미 전국적으로 유명합니다. 어제는 서울에서 온 어느 분에게 “여수는 원래 이럽니까?”하는 핀잔까지 들었습니다.

그러한 말을 어디 저만 들었겠습니까. 우리 시민들 대부분이 날이면 날마다 느끼고 있는데 외지인들은 우리의 이 모습을 보고 여수를, 또 우리 여수시민을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시내 곳곳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무단횡단하는 시민들을 우리는 하루에도 여러 번씩 목격할 수 있습니다.

보행자만 그러한 것이 아닙니다. 운전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운전자도 보행자도 교통질서를 위반하는 것이 이제 여수에서는 예삿일이 되었습니다.

여기저기서 너무나 태연하게 무단횡단을 하는 시민들을 볼 때면 그분들은 법을 위반하는데 주저하거나 남의 눈치를 보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어제는 어느 은행 앞에서 이중 주차를 해놓고 뒤차들이 막히든지 말든지 은행 안으로 들어가 버리는 운전자를 보았습니다.

편도 3차선 중에서 한 개 차선은 불법주차가 차지하고 있고, 한 개 차선은 이중 주차한 그 차량이 가로막고 있고, 도로 전체가 난리가 났습니다.

우리가 사는 이 땅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광경입니다. 더 늦기 전에 우리가 위기감을 가지고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시민들은 ‘우리가 세상, 그렇게 살면 안 된다’고 캠페인을 하고, 경찰서와 시청은 위반차량과 위반자에 대해 지속적이고도 강력한 단속을 해야 할 것입니다.

여수가 지금처럼 무질서한 도시라는 오명을 씻지 못한다면 다른 그 어떤 조건이 갖춰진다 해도 여수는 살기 좋은 도시가 될 수 없을 것입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선택을 해야 할 상황을 만나게 됩니다. 질서를 따르자니 형편이 여의치 않고 형편을 따르자니 법과 질서를 벗어나야 하는 식의 부득이한 상황이 우리 인생사에는 허다합니다.

교통질서만 해도 그렇습니다. 횡단보도를 건너려니 수십 미터씩 돌아가야 하고 무단횡단을 하려니 준법이 눈에 밟힙니다.

법과 현실 사이에는 이렇게 묘한 괴리가 늘 존재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우리가 지켜야 하는 것이 기초질서이고 법질서입니다.

더구나 우리는 세계박람회를 목전에 둔 위대한 도시 아닙니까. 지금처럼 무질서한 도시가 우리 모두가 꿈꾸는 그러한 도시는 아닐 것입니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우리 여수에 왔을 때, 우리가 그분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은 깨끗한 거리와 밝고 환한 우리들의 표정, 그리고 친절한 목소리, 가지런한 교통질서, 이런 것들이 아니겠습니까.

누구라도 여수에 오면 여수의 정결함과 가지런함에 친근감을 느끼고, 누구라도 여수에 오면 “도시가 참 깨끗하다”는 그런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아니겠습니까.

우리들은 늘 바쁘게 살아갑니다. 바쁘게 살아가는 모습이 바로 내 모습이며 여러분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은행 앞에 차를 세워놓고 은행 일보러 가는 시민이나, 밤에 신호등 앞에 서 있는 차량에게 보행자 없으니 그냥 지나가라고 뒤에서 빵빵거리는 시민이나 우리가 원하는 모습은 결코 아닐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은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지킬 수 있고 고칠 수 있는 것들입니다. 기초질서는 아름다운 시민이 되는 첫걸음이고,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아름다운 배려입니다.

한편으론 바빠서 그러겠지 이해를 하면서도 아이의 손을 잡고 도로를 무단횡단하는 부모의 모습을 볼 때면 씁쓸한 마음입니다.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 앞에서 이렇게 법질서를 어기면서 아이들에게는 법질서를 잘 지키라고, 위험하니 절대 무단횡단하지 말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초록신호등이 켜지면 아이가 유치원에서 배운 대로 조막손 번쩍 들고 팔랑팔랑 길을 건너는 모습을 보면 누구라도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됩니다.

기초질서란 그런 것입니다. 기초질서는 이웃과 더불어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 만들어진 우리의 작은 약속이며 실천입니다.

나의 이익을 위해 다른 이들을 불편하게 하지 않는 그 마음, 그 정신이 우리가 소중히 지켜가야 할 여수의 정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2011년이 여수 교통질서 확립 원년의 해가 될 수 있도록 지금부터 같이 노력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나 하나쯤이야’ 쉽게 생각하지 마시고 오늘부터, 지금부터. 내가 먼저 지켜가는 작은 기초질서들이 모여서 그것이 여수의 질서가 되고 대한민국의 질서가 되도록 함께 노력해 가십시다.



발행인 박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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