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화도 길

여수에는 어린 시절 읽었던 신비롭고 아름다운 동화 ‘비밀의 화원’처럼 숨겨져 있어 더욱 아름다운 섬들이 있다. 그 섬들 가운데 한 곳이 바로 하화도다.

영화 ‘꽃섬’의 촬영지인 하화도는 아는 이도 많지 않고 찾는 이도 적지만 아름다움만은 가득하다.

여수시 화정면에 속한 하화도는 임진왜란 중 안동장씨가 뗏목으로 가족들과 피난하던 중 동백꽃, 선모초, 진달래꽃이 아름답게 피어있는 이 섬에 마을을 형성하고 정착하면서 꽃섬이라 불리우게 됐다. 또한, 마을 앞 서북쪽 1km 지점에 똑같은 꽃섬이 하나가 더 있어 그 섬을 웃꽃섬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이곳은 아래꽃섬, 즉 하화도가 된 것이다.

▲ 상화도에서 바라본 하화도 모습

‘아래 꽃섬’으로 불리는 하화도는 복조리 모양을 하고 있다.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일 년 열두 달 울긋불긋 형형색색 이 복조리에 가득 담긴다.

이 곳에 가는 길은 여수여객선터미널에서 하루 2회, 백야도 선착장에서 3회 운항하는 여객선이 전부다. 그러나 50여분 정도를 달려 도착한 하화도는 입구부터 예사롭지 않다. 마을 담벼락마다 누군가의 정성으로 그려진 소박한 그림들이 어느 유명 작가의 작품처럼 빛나고 있다. 작고 한적한 섬마을이지만 생동감으로 꿈틀거리는 이유다.

새롭게 단장한 마을 해안길을 따라 걸으면 잔잔한 바다가 발밑에 와있다.
층층이 쌓아 올린 돌담과 흙길 사이로 듬성듬성 자리한 징검다리 돌들을 하나 둘 밟다보면 어느덧 자연을 옮겨놓은 천연목재 데크길이 벼랑과 함께 여행객을 맞이한다.

금오도 비렁길 못지 않는 下花島 생태탐방로
소름 돋는 벼랑에서 시작되는 하화도의 생태탐방로는 총 5km로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뗄 때 마다 신비한 그림 같은 자연이 자리하고 있다.

산림이 우거진 400여 m의 천연 목재 데크길에서는 쉬는 숨마다 피톤치드가 묻어들어 온 몸을 휘감고, 잘 가꿔진 야생화단지 앞에서는 나도 모르게 탄성과 함께 발걸음이 멈추게 된다.

▲ 하화도 마을
안락한 벤치에 앉아 한숨 쉬어가는 여유를 얻어가며, 천연잔디가 폭신한 양탄자처럼 깔린 오솔길에서는 어린아이가 되어 유년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다. 특히, 벼랑을 따라 조성되어 있는 데크길에서 바라다보는 천길 낭떠러지는 오싹하다 못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2시간 남짓 자연에 취해 혼미해진 정신으로 섬을 돌아 마을로 들어서면 화사한 주황색의 지붕들이 머리를 맞대고 있는 풍경이 이국적이다. 따사로운 햇볕을 받아먹고 있는 태양열발전소의 집열판들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몸과 마음이 섬의 자연을 모두 빨아들인 것처럼 청량하다. 큰 궁전의 잘 정돈된 정원을 산책한 기분이랄까? 그렇게 꽃섬 하화도는 그 빼어난 절경과 자연으로 이방인에게 행복을 안겨주는 섬이다.

올해 인기 상한가를 달리는 금오도 비렁길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이에 따라 여수시는 오는 2017년까지 섬에서 자생하는 구절초와 원추리 등의 야생화 식재와 천연동굴 개발 그리고 친환경적인 휴식공간과 화장실 등을 추가로 설치해 화하도를 꿈에서나 만날 수 있는 환상의 섬으로 재탄생 시킬 계획이다. 옛 명성 그대로의 꽃섬으로 말이다.

어느 광고의 카피 문구처럼 섬 여행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냥 떠나보자!
그러면 꽃섬 하화도는 기대 이상의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이 섬에 머물고 싶다면‥숨겨진 나만의 별장
하화도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섬이라 민박이나 음식점, 슈퍼 등이 따로 없다. 그런 이유로 정성껏 준비한 맛있는 도시락과 필요 물품을 챙겨가는 센스가 필요하다.

그리고 섬 전체를 둘러보는 시간이 2시간 정도라 별도의 숙박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하루 밤 섬지기가 되어보고 싶다면 이장님과의 사전 예약을 통해 마을에서 운영하는 마을회관과 향우회 건물, 깨끗하게 정비된 빈집 등에서 숙박할 수 있다.

아울러 하화도를 향하는 여객선 노선은 여수항여객선터미널과 백야도선착장에서 운항되고 있다. 섬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하여 출발하기 전에 꼭 운항정보를 알아보고 가는 것이 좋다.

※ 여수여객선터미널 (061)663-0116~7,
태평양해운 (061)662-5454
- 소요시간 : 1시간10분
- 운임 :8,400원(성인기준)
- 운항시간 : (섬에 갈 때) 06:00, 14:00
(집에 갈 때) 08:00, 15:10
※ 백야도 선착장(061)686-6655
- 소요시간 : 40분
- 운임 : 3,100원(성인기준)
- 운항시간 : (섬에 갈 때) 08:00, 11:30, 14:50
(집에 갈 때) 09:50, 13:40, 17:00

윗 꽃섬 상화도(上花島)
생긴 모양이 소의 머리를 꼭 닮은 상화도는 아래 꽃섬 하화도와 다정한 연인처럼 마주하고 있다. 상화도는 하화도에 못지 않는 야생화단지와 2km가 넘는 생태탐방로가 조성되어 있어 알음알음 찾는 이가 제법 많다. 상화도의 탐방로는 마을의 심장을 가로질러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서 시작된다. 숨이 턱에 찰 만큼이 되면 상화도 정상에 오르게 된다.

정상에 서서 다도해의 풍광과 조화로운 마을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신선이 된 듯하다. 우뚝 서있는 고흥 나로우주센터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1시간 정도를 오르고 내려 탐방로를 돌다보면 작은 약수터와 소박하게 피어있는 야생화가 소소한 기쁨을 준다. 상화도는 야생화가 만개하는 봄철과 가을철에 둘러보면 그 아름다움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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