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상공회의소 회장 자리를 놓고 물밑 접촉이 한창이다. 그동안 몇 번이나 신문과 방송을 통해 이 문제를 강하게 언급하고 싶었다.

그러나 많은 지역기업인들이 자신들이 알아서 정리할 테니 언론에서 제발 시끄럽게 하지 말아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해 왔다. 그래서 그동안 이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 상황이 묘하게 흘러가고 있다. 하루하루 진행 상황을 속속들이 지켜보는 입장에서 이것은 아니다 싶은 상황이 계속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수상공회의소라는 곳은 뭐하는 곳인가? 지역의 중소상공인들의 어려운 입장을 대변하고, 지역 상공인들이 나아갈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고, 지역 경제의 밑그림을 그리고, 나아가 지역에 큰 일이 생겼을 때 상공인들이 힘을 모아 지역의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상공회의소의 역할이라고 나는 믿는다.

얼마 전 여수세계박람회 D-100일 행사가 여수가 아닌 부산에서 개최되었다. 여수와 별 상관도 없는 부산상공회의소가 5천만원이라는 거금을 내고 부산은행이 5천만원을 내고, 박수관 회장이 회장으로 있는 호남향우회가 또 내고, 여수시가 보태고 해서 전국에 박람회를 홍보하는 큰 행사를 치렀다.

그런데 정작 여수의 일임에도 여수상공회의소는 주도적이지도 못하고 어디에도 이름조차 보이지 않았다.

비단 이번 일뿐만 아니다. 지금까지 계속 그래왔다. 지역에 큰 일이 연이어 발생해도 여수상공회의소는 그 존재감이 없었다.

지금, 지역을 바꿀 수 있는 대 역사를 눈앞에 두고 지역민들의 마음은 걱정 반에 두근거림 반인데 지역 상공인들의 뜻을 모아 앞장서 노력하고 준비해야 할 여수상공회의소는 도대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그것이 궁금하다.

지금까지 지역 상공인들이 지역경제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모아 놓은 상공회의소 기금 90여억원은 언제, 그리고 무슨 일에 쓰려고 그렇게 보듬고 있는지 그것도 궁금하다.

지금 상공회의소 회장이 대행체제라 정책 결정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겠다. 그러면 지금의 대행체제는 적법한 일이었는지 그것도 묻고 싶다. 지금의 대행체제는 법에도 없는 편법적인 대행체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렇게 막중한 상공회의소 회장은 지금까지 누가 선출해 왔는가? 지역의 상공인들이 선출한 것이 아니라 여수산단의는 대기업들이 임명하다시피 한 것도 사실이다.

왜냐면 여수상공회의소 투표권은 회비를 낸 비율만큼 투표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지역의 중소기업인들이 아무리 용을 써도 산단의 어느 대기업 하나가 상투 끝을 잡고 이쪽으로 잡아채면 이쪽으로 가야하고 저쪽으로 잡아채면 저쪽으로 가야하는 것이 현재의 여수상공회의소 위상이다. 그러고서도 여수상공회의소는 부끄러운 줄도 모른다.

그러다 보니 상공회의소가 지금까지 어떻게 운영이 되어 왔는가? 지역 상공인들의 입장을 대변하기 보다는 여수산단 대기업들의 입장을 대변하는데 주력한 것도 사실이다.

그것이 전적으로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국가경제와 지역경제를 위해 당연히 도울 것은 도와야한다.

그러나 대기업과 지역 중소기업들이 상생할 수 있는 방법도 상공회의소가 나서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는 상공회의소 설립의 본래 취지는 잊은지 오래다.

지금처럼 있으나 마나 할 바에야 여수상공회의소라는 간판을 내리고 ‘여수산단협의회’라는 간판을 다는 것이 옳다.

여수상공회의소가 언제 한 번이라도 지금처럼 어려움에 허덕이고 있는 지역 내 중소기업들의 애로를 제대로 대변한 적이 있었는가?

최근에 어느 대기업에서 여수산단에 1조원이 넘는 공사를 시작한 것 같다. 그런데 그 사업에 지역 기업인 누구도 참여하지 못했다는 기가 막힌 얘기가 들려온다. 1조원이 넘는 공사인데 이것이 말이나 되는 얘기인가?

20조원이 넘는 박람회 공사를 하면 뭐하고 지역에 수조원이 넘는 대형 공사가 연이어 벌어지면 뭐하는가?

지역에서 터를 잡고 있는 우리 형제들인 지역의 중소 기업인들이 어디에도 참여할 수가 없는데 그것이 우리에게 무슨 소용인가?

지역에서 대형 공사는 계속 터지고 지역의 대기업은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의 흑자를 내면서 호황을 누리는데 우리 지역의 중소기업들의 현실은 지금 어떠한가?

못 죽어서 살고 있지 않은가? 그러면 그러한 중소기업인들의 입장을 누가 대변해야 하는가? 여수상공회의소가 나서서 “그러면 안 된다!"고 얘기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게 하라고 상공회의소가 있는 것이라고 믿는다. 지금처럼 있으나 마나 할 것 같으면, 그리고 지역에 큰 일이 있어도 하든지 말든지 뒷짐을 지고 있을 것 같으면, 지역 중소기업들이 죽어나든지 말든지 뒷짐을 지고 있을 것 같으면 그런 상공회의소는 당장이라도 간판을 내려야한다. 지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중요한 상공회의소의 회장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거론되는 몇몇 인사들 사이에서 회장 단일화가 될 줄 알았다. 그런데 기어코 단일화가 되지 않으려나 보다.

현재 회장으로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이렇다. 존칭 생략한다. 안종식, 문상봉, 박정일, 박형길 이렇다.

그렇게 지역 내에서 단일화를 해 보라고 통사정을 했는데도 기어코 단일화가 안 되는 모양이다. 그러더니 급기야 심장섭이라는 사람이 등장했다.

본인은 끝까지 고사하는 눈치다. 그러나 여수산단에서 강력하게 밀고 있다는 뒷얘기가 들려온다.

여수상공회의소가 제 위치를 찾기 위해서는 이번 회장 선거가 대단히 중요하다. 이번 일이 어떻게 마무리 되든 끝이 나면 이 모든 일을 실명으로 낱낱이 시민들에게 밝혀 드리겠다.

왜냐면 여수상공회의소라는 자리가 그렇게 몇몇 사람과 몇몇 대기업이 좌지우지해도 될 만큼 가벼운 단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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