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적 폐기물로 수심은 1M 이상 상승 -



가막만에서 고기를 잡는 어부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가막만이 죽어간다!!”

나진리에서 고기잡이를 하는 어부 김 모씨는 “가막만 한가운데 배를 정박하기 위해 닻을 내렸다가 올리면 그 닻에 묻어 올라오는 개펄에서 아주 심한 악취가 난다. 이것은 깨끗했던 가막만 개펄이 이제 썩어간다는 증거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러한 현상은 가막만 한 두 곳에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가막만 전체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또 다른 어부 신 모씨는 “과거 가막만은 새조개나 피조개의 천국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새조개나 피조개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바닥을 파보면 죽은 껍데기만 올라온다 ”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먼 바다의 경우 태풍이 한번 오면 바닷속 정화가 자연히 이뤄지는데 섬으로 둘러싸인 가막만의 경위 이마저도 힘들다. 해가 갈수록 퇴적물이나 부유물들이 쌓여가기 때문인 것 같다”고 얘기한다.

소호 앞바다의 수심 또한 매년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소 주변 선착장과 소호요트장에 과거에 무난히 접안했던 큰 배들의 접안이 점점 어려워지는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송소 마을 주민 이 모씨는 “눈에 보이는 바다만 생각하면 안 된다. 물속의 바다는 이미 썩어가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하면서 “과거에 소호 앞바다는 파래나 청각, 해삼 등의 해산물이 많았는데 지금은 갯바위에 파래 같은 해조류가 없다. 저 바위 봐라”고 해조류 하나 붙어있지 않은 민둥산의 갯바위를 가리킨다.

이렇게 바다가 죽어가는 이유는 오랫동안 바다로 흘려보냈던 생활하수와 양식장에서 나오는 부산물의 영향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육지로부터 질소나 인 등 비료 성분이 유입되면 부영양화 현상에 의해 플랑크톤이 증식되어 적조 현상이 나타나고, 물속의 산소가 부족해져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기도 한다.

가막만 연안은 해안선이 복잡하고 다도해를 이루고 있어 폐쇄성 해역이 많다. 그래서 오염 물질이 흘러 들어올 경우 오염 정도가 심해진다. 특히, 수산 양식장이 많아 해양 오염에 의한 오염도가 심각하다.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가 지난 2005년부터, 3년간에 걸쳐 남해안 피조개 대량폐사 원인에 대해 조사한 결과, 어장환경이 가장 큰 문제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가막만은 고수온과 수중에 산소가 부족해지는 빈산소 수괴 발생이 대량 폐사의 원인으로 확인됐다. 수산관계자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홍합양식 등은 한 자리에서 수년 동안 계속하게 되면 그 밑의 바닥은 썩을 수밖에 없다. 소호 앞바다가 그 좋은 예다. 20억 벌기 위해 200억을 낭비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일시에 보상이 힘들면 년차적으로 조금씩 보상해 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우선 시급한 것은 한 곳에서 수년째 양식업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순환양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시민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계속해서 덮어둘 일이 아니다. 수 년 째 말만 되풀이하는 해양오염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이제는 범지역적, 국가적 실천이 뒤따라야 할 때다.



박철곤 기자
저작권자 © 뉴스탑전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