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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이번 대선을 지켜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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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12.07  09:4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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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선에 할 말이 참 많다. 할 말이 많다는 것은 불만이 많다는 뜻과 다르지 않다. 5년 전,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될 때도 그랬다. 국민들은 그냥 이명박이니까 찍고, 한나라당이니까 찍었다. 그의 머리에 들어있는, 사람을 향한 철학이 무엇인지 우리는 확인하지 못했다.

철학이 없는 그 결과가 결국 지역간의 갈등, 이념간의 갈등, 계층간의 갈등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서로를 보듬어 주는 모습보다, 우리는 서로를 향해 악을 쓰는 모습에 더 익숙한 모습으로 오늘을 살고 있다.

5년이 지난 지금이라고 다를까. 후보간에 TV토론을 해도 서로 밋밋한 얘기만 오고갔다. 깊이 있는 토론이 아닌, 교과서적인 대답만 오고갔다. 그러한 토론을 하면서 우리보고 무엇을 판단하라는 얘긴가. 솔직히 우리는 박근혜의 철학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솔직히 우리는 문재인의 철학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나는 이번 선거에서 문재인을 찍을 것이다. 박근혜보다는 분명 나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딱 여기까지다. 무엇이 더 나을 것 같은지는 알지 못한다. 지금 이대로 가면 문재인이 선거에서 어렵지 않을까 걱정이다. 문재인의 지지도가 단일화 이후에도 답보상태를 보이는 까닭도 박근혜와의 차별성에 실패했기 때문이 아닐까. 민주당 전체가 선거에 임하는 전략도 그렇고, 새로운 이슈파이팅이 없이 지금도 여전히 안철수만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습도 보기 딱하다.

얼마 전부터 시내 곳곳에 대선 벽보가 붙었다. 박근혜는 큼지막한 글씨로 '준비된 여성 대통령'이라고 썼다. 도대체 무엇을 준비했는지 국민들은 알지 못한다. 그가 그동안 국민들에게 보여준 것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명박도 그랬다. 그의 머릿속에 든 철학의 부재가 온 나라를 격랑 속으로 몰고 갔다. ‘국민을 섬기겠다’고 약속한 이명박은 5년 동안 국민 위에 군림했다. 그 결과 지난 5년 내내 싸움과 갈등만 있었지 어디에도 화합과 따뜻함이 없었다. 국민들에게 안겨 준 감동 하나가 없었다는 뜻이다. 이것이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나는 지금, 문재인의 답답한 지지율을 보면서 선거 결과가 두렵고 앞으로의 5년이 두렵다. 또다시 감동 없는 5년이 될까 그것도 두렵다. 이번 선거결과에 내가 두려운 까닭은 선거 전략에 있어서만큼은 새누리당이 민주당보다 한 수 위라는 것을 여러 번 경험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완승을 거둘 것이라 예상했던 지난 총선에서도 그랬다. 지난 총선은 민주당이 숟가락만 들면 되는 선거였다. 그런데 민주당은 완패를 했다. 전략적 측면에서 민주당이 새누리당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반증이다.

지금 대선에서도 이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 5년에 걸친 이명박의 실정에, 날로 어려워지는 경제에, 4대강 삽질에, 이념간의 갈등에, 계층간의 갈등에, 친인척들의 비리에, 측근들의 비리에, 흩트러진 정부기강에... 호재도 한두 개가 아니다.

그러한 호재는 오롯이 민주당이 취할 것들이다. 그런데 지금 민주당은 선거 앞에서 허덕이고 있고, 공격다운 공격도 못해보고 오히려 역공을 당하고 있다. 반면에 새누리당은 지금 손으로 입을 가리고 표정관리를 하기에도 바쁜 모습도 보인다.

문재인은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까. 지금으로 봐서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문재인과 민주당의 힘만으로는 박근혜를 이길 수 없을 것 같다. 안철수가 자신의 선거를 하듯 적극 도와주는 방법 외에 마땅한 대안 찾기가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철수는 문재인을 지지한다고 해놓고 왜 미적거릴까. 단일화 과정에서 문재인에게 따뜻한 감동을 받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안철수만 그러한 것이 아니라, 지금 보이지 않는 손학규와 김두관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며칠 남지 않은 지금이라도 문재인, 안철수, 손학규, 김두관이 함께 손을 잡고 감동의 드라마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각 지역을 맡아서 그들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따뜻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감동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외쳐야 할 것이다. 그래서 꺼져가는 불씨를 다시 살려야 할 것이다.

이대로 가면 문재인은 박근혜에게 어렵다고 본다. 그러면 문재인의 다음은 없다. 그러면 그 대안 세력으로 누가 떠오를까. 안 봐도 비디오다. 그러나 지금은 그러한 잔머리를 쓸 때가 아니다.

칼바람 부는 허허벌판에서 시린 손 불어가며 고생하는 국민들을 생각하면 문재인, 안철수, 손학규, 김두관이 그러면 안 된다. 지금이라도 힘을 모아야 한다. 지금처럼 행동하면, 모두가 죄 많은 인생들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돈 많다고 행복하고, 돈 없다고 불행한 것이 아닌데, 국민들이 힘은 들어도 앞선 자들의 감동적인 모습을 보고 잔잔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시대는 언제나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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