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약자에게 행복한 도시가 살고 싶은 도시

▲ 백인숙 여수시의회 의원.
지방정부의 책무는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주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 중에도 여성과 아동, 장애인, 노약자가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들이 행복하다는 것은 그들이 사회적 약자이고 그들이 행복하면 시민 모두가 행복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특히 여성과 아동을 위한 정책에 행정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시설개선과 함께 소프트웨어적인 복지증진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2009년 12월 4일 대한민국 제2호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된 여수시.
먼저 ‘여성친화도시’의 의미를 살펴보면 지역정책과 예산의 수립·집행의 모든 과정에서 성 인지적 관점을 적용함으로써 과정에 남녀가 동등하게 참여하고 혜택이 양성에게 고루 돌아가면서 여성의 성장과 안전이 구현되도록 하는 지역으로 여성, 아동, 장애인, 노약자 등 사회적 약자를 비롯한 모든 시민이 살기 좋은 도시를 말한다.

이렇듯 여성친화도시는 여성에게만 편리하고 여성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다. 여성친화적인 관점에서 행정을 펼치다보면 도시환경, 도로, 교통, 건축 등 모든 행정 영역에서 사회적 약자와 노약자의 삶의 질과 직결된 정책이 될 수밖에 없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물론 한정된 예산과 해야 할 일이 많은 지방정부 입장에서 보면 여성이나 아동을 위한 복지증진에만 관심을 갖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여수시는 이미 ‘여성발전 기본조례’, ‘여성친화도시 조성에 관한 조례’, ‘아동·여성안전 지역연대 운영에 관한 조례’ 등이 제정되어 있다. 여성, 아동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는 형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조례 등 제도적인 장치만 만들었지 실질적으로 대다수의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으로 연결되는데 매우 미흡하다고 볼 수 있다.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여성들이 불편을 느끼는 모든 부분을 동시에 개선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불편을 느끼고 있는 부분만이라도 행정력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본 의원이 여수시가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된 이후 관련 사업들이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지 살펴본 결과 매우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 아쉬운 점이 많았다. 여성친화도시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추진 주체들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으며, 눈에 보이는 성과를 각 부서에 다급하게 요구하다보니 가시적이고 수치적인 성과에 얽매여 생색내기 식으로 추진되고 있었다.

특히 전국 제2호 여성친화도시로서 벤치마킹할만한 차별화된 시책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 2011년 4월, 여수시의회 임시회에서 시정 질의를 통해 문제점과 조례 제정 등의 대안 제시, 추진체계 재정비, 민·관·산·학간 협력체계 구축에 대한 필요성을 지적한 바 있다.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도 매번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본 의원이 판단하기에는 여전히 나아진 점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이는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되기 이전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여성친화도시 지정 이후 3년이 지난 시점에서 여수시의 여성친화도시 현주소는 어떠한가? 여수시뿐만 아니라 현재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된 39개의 지자체 대부분이 추구하는 사업과 정책이 비슷하다. 벤치마킹 모범사례로 익산시와 시흥시가 거론된다. 정부 지원이 전혀 없는 똑같은 상황에서 어느 도시는 앞서나가고, 어느 도시는 정체되거나 후퇴하고 있다.

여수시의 경우 그동안 박람회 개최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예산과 정책적인 면에 있어 소홀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익산시와 시흥시의 사례로 비춰봤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지자체장의 의지라고 볼 수 있다. 전임 시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시책이라고 소홀히 할 것이 아니라 도시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연속성이 있어야 한다.

결국 여성친화도시는 사회적 약자인 여성, 아동, 장애인, 노약자 등의 삶의 질을 높이고, 모든 시민이 행복한 도시로 만드는 것이 아닐까. 여수가 지속 가능한 여성친화도시가 되려면 3대 목표와 3개 정책영역 그리고 12개 주요정책 40개 과제가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게 추진되도록 제도와 예산이 뒷받침돼야 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시장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시민들의 자율적인 참여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개방적인 조직운영 계획이 시급한 시점이다.

여수만의 차별화된 시책을 발굴하고, 시민과의 다양한 소통 창구를 만들어 시민 누구나가 쉽게 공감하고 접근할 수 있는 여성친화도시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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