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깨끗하게 살기가 그리도 힘이 드나 봅니다. 여러 의혹 때문에 사퇴한 장차관이 연일 줄줄이 사탕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용준 국무총리 내정자에서 시작된 갖가지 의혹이 이동흡 헌번재판소장, 김병관 국방장관 내정자를 거쳐 급기야 김학의 법무차관의 성접대 의혹에까지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에는 수십 억 원의 비자금을 해외에 갖고 있다는 의혹을 받은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이 사퇴를 했습니다. 사람 욕심이라는 것이 이렇게 끝이 없나 봅니다.

이 사람들 모두가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는 나름대로 존경받던 사람들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막상 나무위에 거꾸로 메달아 놓고 흔들어 보니 그들의 주머니에서 별 추잡하고 희한한 것들이 다 떨어집니다.

남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에서 착한 척 하기란 쉬운 일입니다. 남들이 들을 수 있는 자리서 점잖은 말을 하기란 쉬운 일입니다. 얼마든지 꾸며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남들이 지켜보지 않고, 남들이 들을 수 없는 곳에서 스스로의 언행을 조심하기란 늘 쉽지 않은 일인가 봅니다.

옛말에 ‘독침불괴금 독행불괴영(獨寢不愧衾,獨行不愧影)’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해석하면 “밤길을 홀로 걸을 때는 그림자에 부끄러움이 없어야 하고, 홀로 잠을 잘 때도 이불에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낙마한 사람 누구라도 그 자리에까지 오르는 과정이 어찌 쉬웠겠습니까. 수많은 경쟁을 뚫고, 수많은 고비를 넘겨서 그 자리에 올랐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이 사람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일까지 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지금 낙마한 사람들 대부분은 삶의 흔적이 깨끗하지 못한 분들이었습니다.

본인은 혼자 우뚝 섰을지는 몰라도 그 과정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선량한 사람들이 이들에게 몸과 마음이 아프고 다쳤겠습니까.

리더는 깃발 같은 존재입니다. 국가도 마찬가지고, 지방정부도 마찬가지고, 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리더는 그 조직의 상징입니다.

따라서 부하들이 그 깃발을 보고도 부끄러움이 없어야 합니다. 그래야 부하들이 용기를 갖고 앞으로 나가 싸울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보면 양편의 군대가 서로 마주 보고 총을 쏘면서 전진을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때 부대 기수는 총을 어깨에 맨 채 부대 깃발을 들고 전진합니다. 그는 날아오는 총알을 피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다가 그 기수가 총에 맞아 쓰러지면 옆에 있던 병사가 자기가 쏘던 총을 어깨에 메고 쓰러진 부대의 깃발을 들고 다시 전진합니다.

왜냐면 병사들에게 깃발은 단순히 막대기에 매달린 천 조각이 아니라 빗발치는 총알 속에서도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하는 상징이기 때문입니다.

조직의 리더는 이렇게 깃발 같은 존재입니다. 그래서 리더는 최소한 병사들이 붙들어 세우기에 창피한 모습이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요즘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는 재능이 뛰어난 리더나 카리스마 있는 리더가 아니라 인격과 품성을 갖춘 리더입니다.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인격이 부족한 사람이면 부하들을 이끄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이후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까닭은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과 그가 지명하는 장차관 인사에 감동이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 주변에도 리더를 꿈꾸는 인물들이 많습니다. 우후죽순같이 손을 들고 나오고 있습니다.

하나같이 재능은 빛나고 신념과 의욕은 넘쳐나 보입니다. 하지만 존경할 만한 품성까지 갖춘 리더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인격론을 쓴 새뮤얼 스마일스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천재성과 카리스마는 항상 감탄의 대상은 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존경을 받을 수는 없는 것이다. 사람에게 존경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그 사람의 재능이 아니라 그 사람의 인격이기 때문이다”

잘나고 똑똑한 리더보다 인격과 품격을 갖춘 존경할만한 리더가 그리운 요즘입니다.

 

저작권자 © 뉴스탑전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