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이 오긴 왔는데 이 녀석이 아직 남쪽인 여수에는 머물까 말까 망설이는 탓에 출근할 때 옷을 고를 때도 제대로 된 겨울옷을 꺼내 입어야 하나, 늦가을에 적당한 겉옷을 걸치는 정도로 충분할까 고민 아닌 고민을 잠깐 한다. 이러다 출근 후에 창밖에 갑자기 내리는 눈이라도 봐야 그때나 이런 고민이 필요 없을까 싶다.

연말이면 여기저기에 도시를 가꾸는 각종 보수 공사들로 북적이는 모습을 자주 본다.
올해는 까닭은 모르겠지만 예년에 비해 덜한 듯 하나 보통 그래왔다.

굳이 연말이 아니더라도 이런 공사들로 인한 출퇴근길의 불편함 정도는 보다 나은 지역의 환경개선 및 생활편의를 위하여 지역민이라면 당연히 감수해야 한다는 정도는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끝났다고 생각했던 공사가 다른 연유로 다시 시작된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궁금해진다. 아무것도 모르기에…….

한 달 전 파헤쳐 지고 볼썽사납게, 마치 여기는 보수 공사를 한 자리라는 팻말 없는 알림판처럼, 덧씌워졌던 도로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파헤쳐 질 때는 차량통행의 불편함에 따르는 짜증은 뒤로 하고라도 왜 이렇게 할 수 밖에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한 번쯤은 해 봤을 것이다.

간혹 궁금하여 공사 안내 표지판을 유심히 읽어 보면 공사를 시행하는 해당 관청이 틀리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시행청이 틀리다는 명확한 이유는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각 관청에서 시행하는 공사에 쓰인 공사비는 출처가 다른 돈일까 하는 의문은 어떻게 해소해야 할까? 예전부터 행정의 효율성에 대한 언급은 굳이 대통령 선거까지 안가더라도 지자체장선거에 등장하는 단골메뉴다.

국민으로부터 걷은 세금의 효율적 집행이 그 만큼 필요하다는 건 우리 같은 소시민들보다 그 분들이 더 잘 알고 계시리라. 민간 기업이나 개인사업자인 경우는 사업을 영위하기위한 지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기에 바쁘다.

특히나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더 그렇다. 현실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운 난국도 많지만 머리를 맞대 본다. 왜 매년 되풀이되는 같은 문제를 대하는 접근 방식이 이렇게 다를까? 아마도 집행하는 비용에 대한 주인의식의 차이지 않을까 싶다.

행정을 하시는 분들도 국민으로부터 걷은 세금으로 월급을 받지만 한편으로는 납세자이다. 소중한 세금으로 집행하는 각종 행정행위에 있어서 효율성을 고민하고 비효율적이라고 생각되는 과거의 행정절차 등은 내 돈이라는 주인의식을 갖고 반성하고 개선방법을 숙고하는 발전된 모습이 부족해 보여 아쉽다.

의료행위에 있어서도 과거에는 각 진료과목별로 전문적으로 세분화되기에 바빠서 협진의 중요성이 잠시 간과됐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근래에는 질환의 치료에 있어서 일차적인 치료를 담당한 의사가 차후의 치료까지 생각하여 해당 의사의 자문을 구하여 치료계획을 세우는 과정들이 환자의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줄이기 위해 당연시 되고 있으며, 환자들 또한 당연한 서비스로 받아들이고 있다.

예를 들면, 상하수도관 보수 공사 후 얼마 안 돼 도시가스 공사를 위해 애써 깔아 놓은 아스팔트를 다시 파내는 이중 공사를 줄이려는 노력은 환자의 개복수술시 두 전문 과목 집도의의 수술이 필요하다면 환자의 육체적 상태 등을 고려하여 가급적 개복수술을 협진으로 시행하여 환자의 이중 고통을 덜어주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추운 날씨에 경기까지 안 좋아 움츠려 드는 것 같다. 요즘 유행하는 위기는 기회라는 말처럼 가정 경제에서부터 낭비는 없었는지 둘러볼 수 있는 기회로 삼으면 좋을 듯하다. 주머니는 허전해도 따뜻한 마음으로 주위를 둘러보는 연말연시가 이어지기를 소망해 본다. 빈 주머니들이 훈훈한 정으로 가득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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