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련 여수시농업기술센터 작물환경팀장

지구상에 존재하는 자원중에 어디서나 사용이 가능한 천연자원인 바닷물은 작물이 필요로 하는 각종 양분을 비롯한 75여종 이상의 무기성분들이 함유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고 우리시도 365개 섬과 879.03km의 해안선을 가지고 있어 지천에 널려 있는 것이 바닷물이다.

환경과 건강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더불어 이상기상에 대처하기 위한 노력중 하나는 친환경 유기농업의 실천인데, 유기합성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생태계에 존재하는 천연물질이나 화학공정을 거치지 않은 부존자원인 바닷물을 이용해 농작물을 키우면 생산비가 절약되고 소비자에게는 안전한 농산물을 공급하게 돼 식탁의 안전을 지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되는데 이번호에는 부존자원인 바닷물을 이용해 유기농업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겠다.

바닷물은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 것일까?
바닷물은 96.5% 물과 3.5%에 염소, 나트륨, 마그네슘, 칼륨, 칼슘 등 70~80여종 각종 다양한 광물질로 구성되어 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원소는 93개 정도 인데 바닷물에는 80여종을 포함하고 있어 지구상에서 가장 다양한 원소를 포함한 천연비료라 생각하면 될 것이다. 바닷물은 표층수, 중층수, 심층수, 저충수 4단계로 구분되어 있는데 친환경농업에서는 표층수와 심층수를 활용하고 있다.

오래 전부터 바닷물을 이용하고 있는 농업인들은 부영양성이고 청정성을 중시해 심층수를 선호하였으나 현재의 친환경농업에서는 우리와 환경이 가장 비슷한 오염되지 않은 표층수를 사용하고 있다. 또 바닷물은 약 알칼리성이며, 주요 성분함량은 해안별로 별 차이가 없다.

바닷물을 친환경농에 이용하는 농가에서는 3년 정도 묵은 바닷물을 이용하는데, 바닷물을 장기간 저장하면 작물의 영양분인 마그네슘(Mg), 칼슘(Ca), 칼륨(K)의 함량이 약간 저하되나, 작물의 뿌리 양분흡수를 어렵게 하는 염화나트륨(NaCl)과 토양의 입자를 분산시켜 수분의 이동을 어렵게 하는 나트륨(Na)의 함량이 더 낮아져 작물에는 이롭게 되는 것이다. 즉 김치의 쓴맛을 없애기 위해 종가집 등 김치 제조하는 업체에서 3년 묵은 간수가 빠진 소금을 쓰는 원리와 같은 것이다.

이런 간수 즉 염화나트륨은 바닷물을 2개월 저장하면서부터 저하되기 시작해 1년이 지나면 완전히 간수가 빠져 나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오래 숙성시키면 시킬수록 작물에 좋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친환경농업에서 오래된 바닷물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 원리를 이용해 도시의 가정에서 기르고 있는 화초나 관상수에도 바닷물을 활용하면 화학비료를 구입해서 사용하는 번거로움을 예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구입비용도 줄이고 화학비료를 쓰지 않게되 지구온난화 방지에도 한몫 할 수 있을 것이다.

바닷물은 잡초방제나 병해충 방제효과가 있는 것일까?
결론은 농촌진흥청에서 실험한 결과에 의하면 잡초나 병해충의 방제효과도 일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첫째 바닷물이나 천일염을 활용한 잡초방제 효과 검정결과 바닷물보다는 천일염을 사용하는 것이 양호하며 잡초밀도가 46.7~50%까지 억제되는 것으로 증명되었으나 수량이 약간 떨어지는 작물도 있었다. 이는 바닷물이나 천일염을 사용할 경우 미네랄 효과(비료효과), 염소효과(병해충 방제효과), 염스트레스 억제효과(식물의 수분스트레스를 이용 영양생장을 생식생장으로 바뀌는 효과) 등이 있으나 염스트레스 억제효과에 의한 수량감소도 보고되고 있다.

그런데 염스트레스 억제효과를 잘 이용하면 식물의 생존전략에 의한 항산화기능(GABA-노화현상 예방, 혈압저하, 지방흡수 억제, 뇌의 활동원활, 당뇨병 예방 등을 하는 기능성 물질을 생산하는 것을 뜻함), 토마토 등 열매채소와 과일의 당도를 높이는데 친환경농업을 하는 농업인들이 즐겨 활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둘째 바닷물을 희석하여 염분에 의한 작물과 토양의 피해를 줄이면서 병해충 방제효과를 높이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데, 인도네시아에서는 습지에서 재배하는 묘목에 발생하는 깍지벌레를 예방하거나 이를 방제하기 위하여 바닷물 원액을 일주일 간격으로 살포함으로서 해충이 전체 잎 63%에 전혀 발생하지 않았고 피해 잎 수도 50%이상 감소 시켰다는 보고서가 있다.

우리나라 농촌진흥청에서도 바닷물과 천일염을 이용해 병해충 방제효과를 실험한 결과 고추 흰가루병, 파굴파리, 파밤나방 등은 70% 이상, 풋마름병, 잿빛곰팡이병, 목화진딧물 등은 70% 이하 방제효과가 있었으며, 잎마름병, 담배가루이 등은 효과가 없는 것으로 실험결과가 나와 바닷물도 병해충의 예방과 방제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바닷물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관주(땅에 물을 주는 방법)나 엽면시비(작물의 잎에 뿌려주는 방법)를 해 주는 것이 좋으나 점적호스를 이용해 관주를 해 주는 것이 바닷물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으며 흙 속에 살고 있는 수많은 미생물들의 영양분이 되 다양한 미생물을 활성화 시키는데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염려스러운 것은 바닷물이나 천일염에 포함되어 있는 염화나트륨(NaCl)이 땅을 강알칼리성으로 바꿔 토양을 나쁘게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다다른다.

그러나 이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실험결과가 있는데 비가 100~200mm 내리면 유출되거나 용탈이 되어 피해가 없고 우리나라와 같이 한해에 1,000mm 이상 비가 내리는 곳에서는 토양에 직접적인 피해 염려가 전혀 없는 것이다. 다만 시설재배를 하고 있는 하우스의 경우는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조심해서 사용해야 할 것이다.

바닷물이나 천일염의 이런 특성을 잘 활용하면 작물의 생육촉진 및 품질향상을 할 수가 있고, 병해충이나 잡초도 예방 또는 방제가 가능할 뿐 아니라 농산물 생산비를 크게 낮추고 유기농산물 생산에 획기적으로 기여할 수 있으며, 소비자는 안전한 농산물을 식탁에 올릴 수 있고, 생산자는 농가소득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또 도시민은 가정에서 화초재배 할 때 화학비료나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관리할 수 있어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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