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사회의 가장 뜨거운 담론 가운데 하나는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리 봐도 저리 봐도 각박하기만 한 사회에서 따뜻한 사람이 그립고, 따뜻한 정치인이 그립고, 따뜻한 정부가 그립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따뜻하게 사는 것이 그리도 힘든 일일까 싶네요. 따뜻한 말로 서로의 어깨를 다독여주는 일, 서로를 칭찬하고 배려하고 격려해 주는 일, 이러한 마음이 늘 입에 칼을 물고 사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일이 아니겠습니까.

국민들에게 좀처럼 희망을 주지 못하는 정치인들에 대한 아쉬움도 많네요. 우리 국민들은 정치인들에게 밥을 달라고 떼를 쓴 적도 없고, 크게 무엇을 잘해달라고 원한 적도 없습니다.

단지, 그들에게 원하는 것이 있다면 아파하고 안타까워하는 국민들을 어루만질 수 있는 손길이 있기를 바라고,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 눈높이 정도는 맞출 수 있는 눈치가 있어 주기를 바라고, 힘든 여건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함께 갈 수 있는 따뜻한 손길을 있어 주기를 바랐을 뿐인데 말입니다.

우리가 정치인들에게 감동하는 것은 4년에 딱 한 번입니다. 오늘처럼 비가 쏟아지는 날에 우산도 쓰지 않은 채, 길가는 시민들을 향해 인사를 하는 정치인들을 보면서 이것도 감동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죽 감동할 것이 없었으면 그 모습을 보고 감동했겠습니까.

저는 때때로 정치인들이 왜 정치인이 되었을까 궁금해질 때가 있습니다. 잘사는 사람은 더 잘살고 못사는 사람은 더 못사는 양극화와 만성적인 일자리 부족의 뿌리가 재벌의 독점과 중소기업의 쇠락에 닿아있음이 명백해졌는데 우리 정치인들이 이 사실을 얼마나 깊이 있게 알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부담을 없애주고 망국적인 학벌 위주의 교육체계와 사회적 분위기를 바로잡지 못하면 저출산과 인구 감소의 고비를 넘어설 수가 없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는데, 이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을 얼마나 하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북한은 여전히 고집불통이고 중국은 갈수록 강해지고 일본은 극우정권의 목소리가 더욱 강해지고 있는데 정치가 이러한 사실을 극복하고 새로운 외교안보의 틀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인지도 궁금합니다.

우리 국민이 정치인이나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은 뜬구름 잡는 지상낙원타령이나 과거의 잘잘못을 주구장창 따지라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정확한 현실인식과 함께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과 이를 위해 우리 국민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정확하게 적시해 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우리 국민들은 똘똘 뭉쳐서 참 잘할 수 있는 국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정치인들이 국민을 향해 “우리가 서로 사랑하자.”고 얘기해 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요즘 들어 자주합니다. 지금처럼 싸우지 말고 서로 사랑하자고 얘기해 주면 우리 국민들이 아마 그들을 업어주고 싶어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무더위가 시작되는 여름의 문턱에서 우리 사회가 조금 더 따뜻한 마음을 지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든지 남의 잘못을 들추려하기보다는 남의 입장을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그런 마음들을 가질 수 있다면 지금보다 불만도 불평도 많이 줄어들지 않겠습니까.

앞으로 우리가 정치인을 뽑을 때는 잘 사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사람보다 온건하고 따뜻한 사람을 정치인으로 뽑았으면 좋겠습니다. 옮고 그름을 칼같이 따지는 사람보다 마음 따뜻한 사람을 정치인으로 뽑았으면 좋겠습니다.

도로를 새로 건설하겠다는 정치인보다 지금 있는 도로에 휴지를 버리는 대신 화분을 가져다 놓자고 주장하는 사람을 뽑았으면 좋겠고, 네가 옳으니 내가 옳으니 논쟁에 뛰어난 사람보다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을 리더로 뽑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창밖에 떨어지는 빗줄기는 점점 굵어지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 비를 맞으며 고생하는 분이 계실 것입니다. 국민이 이 비를 맞고 있을 때 여의도엔 국민에게 조용히 우산을 내미는 정치인이 더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시티홀’이란 드라마에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조국’(차승원)의 연설 한 토막으로 오늘 글을 마칠까 합니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인 ‘조국’은 유권자를 향해 아부가 아닌 돌직구를 날렸습니다.

“여러분은 반성하셔야 합니다. 당신의 삶에서 당신이 원하는 걸 발견하지 못했다면 그건…당신의 선택이 잘못됐던 겁니다. 여러분은 지금 직장을 잃어도, 집을 잃어도, 그 흔한 문화시설 하나 없어도 다 여러분의 팔자인 것입니다.

과연 여러분은 그런 팔자를 원하셨던 겁니까? 천만의 말씀입니다…. 인주(가상의 도시이름)가 바뀌어야 당신의 삶이 바뀌고, 당신의 삶이 바뀌어야 당신 아이들의 삶이 바뀝니다.”
결국 우리가 잘하자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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