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 이후 매 주말마다 여수를 찾는 관광객이 10만 명 이상이라는 소식입니다. 8월 말 현재 여수를 방문한 누적 관광객 수가 800만 명을 넘어섰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올해 목표치인 1천만 명도 무난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옵니다. 이상은 최근 여수시가 발표한 통계입니다. 이 통계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겠지만 올해 들어서 여수를 방문한 관광객 수가 부쩍 늘어난 것만은 사실입니다.

주말에는 호텔을 비롯한 여수의 숙박업소에서 방을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심지어 주중에도 객실이 거의 찬다는 숙박업주의 말도 있습니다. 시내 식당가를 가보면 여수를 찾은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식당들도 제법 많습니다.

이는 세계박람회를 치르면서 여수의 브랜드가 높아진 이유도 있을 것이고, 순천 정원박람회의 영향도 있을 것입니다. 시민의 입장에서는 무척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 희망적인 것은 이전에 여수를 찾은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다시 여수를 찾는 사례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여수를 재방문하고 싶다는 관광객들이 늘어난 것은 그만큼 여수의 관광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품질이 향상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여수시와 시민들의 지속적인 노력이 조금씩 결실을 보이는 듯합니다.

이제 관광은 전 세계적인 화두입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어느 나라, 어느 도시를 막론하고 관광에 열을 올리지 않는 도시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관광이 돈이 되기 때문입니다. 외부에서 사람이 찾아와 돈을 쓰고 가는 것이 바로 관광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보니, 사람들이 도시에 많이 찾아오게만 하면 그 부가가치는 웬만한 대형 제조업체보다 훨씬 낫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도시를 방문한 관광객이 소비를 통해 그 도시 경제에 기여함은 물론이고, 구전을 통해 자신의 경험을 전파함으로써 방문한 도시의 인지도를 올리게 하고, 그것이 또 다른 방문으로 이어지게 해서 결과적으로 도시 브랜드 제고에 크게 기여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관광 하나만으로 도시브랜드 가치를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관광 하나로 도시 브랜드를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여수에 세계적인 문화유산이나 관광자원이 존재해야 하는데 여수에는 그러한 관광자원이 없기 때문입니다. 중국처럼 거대한 문화유산이 있지 못하고 일본처럼 세련되고 아기자기한 유형적 자산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다행히 여수에는 다른 도시들이 갖지 못한 많은 자산이 있습니다. 수려한 자연, 박람회 자원, 이충무공의 문화유적들이 그것입니다. 이를 연계한 관광자원의 개발이 시급한 이유입니다. 즉, 여수지역의 관광이 주로 박람회장이나 자연경관 위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을 하루속히 개선하자는 제안입니다.

여수를 찾은 수많은 관광객들이 여수의 정신적 자산을 모른다면 그들의 기억 속에 있는 여수는 그저 잠시 머물다 간 도시, 그저 잠시 즐기다 간 도시로 머물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수의 정신적 자산은 누가 뭐라 해도 ‘이충무공 정신’이라 할 것입니다. 여수 곳곳에 산재해 있는 이충무공의 역사유적지를 관광자원으로 적극 활용해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예를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거북선을 건조했다는 선소에 가면 어느 관광객이 이곳에서 거북선을 건조했다고 믿을 수 있겠습니까. 이곳에는 거북선을 건조하는 과정을 실제로 보여주는 애니메이션 하나가 없습니다. 규모도 시골의 대장간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세계적인 전함인 거북선을 만든 곳이 이곳인데 우리가 이렇게 관리해서야 되겠습니까.

다른 도시들은 없는 것도 있는 것처럼 미화해서 새로운 스토리텔링을 만들고 감동을 만드는데, 우리는 있는 것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세계최초의 철갑선이라는 거북선의 유적과 그 건조과정, 그리고 임진왜란 당시 이충무공의 활동상을 흥미 있는 이야기로 입힌다면 교육용으로도 훌륭한 관광콘텐츠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여수 곳곳에 산재해 있는 이러한 역사유적지들을 활용해서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되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파리가 세계 최고 수준의 도시 브랜드를 가지게 된 것은, 오랜 역사와 함께 문화적 배경이 도시계획과 발전목표에 충분히 반영된 결과였다는 사실을 우리가 잊으면 안 될 것입니다.

아! 마지막으로 작은 것 하나 덧붙입니다. 최근 박람회장을 갔다가 그곳에서 분통을 터트리는 관광객 몇 분을 만났습니다. 경상도에서 오신 분들이었습니다.

박람회장 안은 빈 공간이 널려있는데 박람회장 밖은 주차할 공간이 없어 쩔쩔매다가 열이 바짝 오른 관광객이었습니다. 사소한 것일지는 몰라도 ‘관광 여수’ 만들기를 위해 하루 빨리 개선해야 할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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