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5월 통합 당시 200억원 목표했지만
10여년째 120억여원, 이자로 장학금만 지급
이사회-여수시 ‘기싸움?’…사실상 방치 수준

여수 지역의 우수 인재 발굴 및 육성을 위한 여수시 인재육성장학 기금 모금 실적이 10여년째 지지부진해 활성화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여수시인재육성장학회는 2004년 5월 28일 (재)여수인재육성장학회, (재)망마장학회, (재)여천장학회가 통합하면서 기금 200억원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60% 수준인 120억여원 정도에 그치고 있는 실정으로 그동안 활성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지난해 여수시의회의 행정사무감사 결과에서도 문제점이 지적됐다. 행정사무감사 결과에 따르면 여수시의 장학재단 기금 모금액은 123억원이며, 지난해 시 모금 실적은 980만원에 불과해 인근 지자체와 대조를 보이고 있다.

광양시는 최근 3년간 155억5000만원을 모금했고, 시에서 34억1300만원을 출연했다. 순천시도 같은 기간 12억원을 모금했고, 매년 2억원씩 3년간 6억원을 출연했다. 목포시도 최근 3년간 10억590만원 모금에 시에서 매년 2억원씩 6억원을 출연했다.

강진군은 52억8700만원 모금에 군에서 35억원을 출연했다. 나주시도 최근 3년간 15억8200만원 모금에 시가 7억원을 출연했다.

고흥군은 38억6000만원(2011년까지) 모금에 군에서 12억원을 출연했다. 지난 2008년 설립된 (사)고흥군교육발전위원회(이사장 고흥군수 박병종)는 출향향우, 군민, 단체 임직원, 공무원 등 다양한 계층에서 기탁이 이뤄져 2011년 1차 목표액인 100억원을 달성했으며, 현재 116억원이 조성됐다.

지난해 7월 24일 열린 여수시의회 제149회 정례회 시정질의에서 장학 기금 활성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주연창 의원은 “지역 인재들을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투자방법이 있겠지만 인재육성 장학회와 장학기금 적립은 가장 기본적이고 투자효과가 큰 것이다”며 “여수시가 보다 적극적인 지원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2010년 민선 5기 이후 최근 3년간 재단의 모금액은 2억8천만에 그쳤다”며 “기금 모금 진전도 없고 시가 모금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시의회 행정사무감사 결과에 따르면 2009년까지는 시금고인 농협과 광주은행에서 시 발전기금 명목으로 출연되는 금액은 매년 농협에서 3억5000만원, 광주은행 1억원에서 3억원 등이 장학재단에 입금되어 장학기금으로 적립돼 왔다.

그러나 2009년 6월 10일 지방자치단체 금고기준의 개정으로 금고 약정서에 출연금 등이 명시되지 않은 경우 세입예산에 편성하여 집행토록 함에 따라, 시 금고의 출연금은 장학재단에 직접 기탁할 수 없게 됐다.

그렇다할지라도 시가 장학금 명목으로 일정액을 출연해야 하는데 전혀 출연하지 않고 다른 사업에 모두 전용해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회는 인재육성 장학금 모금을 최소한 당초 목표액인 200억원 정도는 적립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모금 노력을 기울일 것과 인재육성에 투자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요구했다.

또 농협과 광주은행의 시 발전기금도 장학금 출연금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시에서도 출연금을 예산에 편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요망했다. 이와 함께 여수산단 업체들에게 지역사회 공헌사업 일환으로 인재육성장학금 모금에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노력도 당부했다.

(재)여수시인재육성장학회는 지난해 초 관내 기업체, 유지 등 450여명에게 기탁금 모금 안내 서한 발송 등을 통해 참여를 독려한 결과 1월과 2월 두 달간 7600만원의 장학기금을 모금하는 등 반짝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장학회는 재단 활성화 목소리가 커지자 이사 교체, 정관 수정 등의 자구책을 마련했지만 실질적인 장학기금 마련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심장섭 (재)여수시인재육성장학회 이사장은 최근 “올해 1억1800만원의 기금을 마련했지만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제여건과 대폭 낮아지는 금리하락으로 장학회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장학기금 확대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하는 등 활성화에 힘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지난 2001년 설립된 (재)여수시인재육성장학회는 지금까지 지역 내 성적우수 및 특기자, 저소득자녀 4479명에게 55억7500여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김 시장 “산단 기업 참여하는 장학금 조성 방안 구상 중”
“현 인재육성장학회 시 직영으로 운영하고 싶다” 의지 밝혀
“이사회 가봐야 20대 1이기 때문에 전혀 먹혀들지 않아”

김충석 시장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시금고 출연금의 경우 2009년부터 장학재단에 직접 기탁할 수 없게 됐으며, 시는 장학기금 출연보다 교육경비 지원을 통해 명문학교 육성 등에 중점을 두었다”고 해명했다.

그리고 “여수산단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해 별도의 장학금을 조성하는 방안을 구상중이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GS칼텍스가 예울마루 사업 등에 1000억원 규모의 사회환원사업을 했다”며 “GS칼텍스가 여수산단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50%가 넘기 때문에, 나머지 기업들에게 (GS칼텍스의 매출 비율과 사회공헌금액)비율에 맞춰 인재육성장학금을 출연해 달라는 요청을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출연금의 이자로 장학금이 나가는데, 해당 장학금은 출연한 기업의 대표 명의로 지급하도록 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고 밝혔다. 이를테면 A기업이 내놓은 기금에서 붙은 이자로 지급되는 장학금은 A기업 대표이사 명의로 지급되는 형태다.

김 시장은 또 현재의 인재육성장학회를 시 직영으로 운영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김 시장은 “심장섭 인재육성장학회 회장도 이 같은 방안에 대해 수긍했으나, 장학회 이사들이 반대한 것으로 안다”며 “여수시의회에서도 장학회를 시가 직영하도록 하라는 내용의 촉구 성명서를 발표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김 시장은 또 “여수시가 직접 관리하면 사무국장 인건비 등을 줄일 수 있고, 장학회 운영의 투명성을 기할 수 있다”며 “현재 인재육성장학회에서 어떻게 장학금 지급 대상자를 모집하고, 누구에게 지급했는지 시에 전혀 통보를 안 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이사회 가봐야 20대 1이기 때문에 (시의 제안이)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하지만 불황으로 산단 기업들의 경영 여건이 좋지 않은데다, 사회공헌 기금 출연 요구가 준조세* 성격으로 비춰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여수를 대표하는 장학회가 10여 년간 침체되면서 장학금 전달에만 그치고 있는 실정으로 지역 인재육성의 다양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어 시민들의 시선이 따갑기만 하다.

 

※준조세 [準租稅]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자금 중에서 법정 부담금, 협회비나 조합비, 수수료, 기부금 따위처럼 사실상 강제적인 세금의 성격을 띤 부담금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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