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군대에서 사회적 이슈가 되는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습니다. 군대 내 폭력에서부터 병사들의 연이은 자살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마음을 아프고 우울하게 만드는 일들이 자주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군대에서의 사고는 과거에서부터 쭉 있어왔던 일이기는 하지만 최근 들어 그 정도가 심해진듯 합니다.

그것을 두고 어느 분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군대 자체에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군대에 입대하는 자원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요. 즉, 사회성이 부족하고 오냐오냐 자란 아이들이 군대에 들어가니 여러 가지 문제들이 나오는 것 아니겠냐는 뜻이었습니다. 가만 생각하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며칠 전 아내가 낮에 목격한 얘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어느 젊은 어머니가 초등학교 1학년쯤 되는 사내아이를 데리고 마트에 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아이가 마트 안에서 바닥에 물을 뿌리면서 장난을 치며 놀았다고 합니다.

그러면 아이의 엄마가 당연히 그 아이의 행동을 제지했어야 마땅한 일이지요. 그런데 그 모습을 보고도 아이 엄마는 그냥 내버려 두더랍니다. 그것을 보고 마트에서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그러면 안 돼! 나쁜 행동이야.”하고 아이를 나무랐다고 하네요.

그랬더니 그 젊은 엄마가 자신의 어머니뻘 되는 청소아주머니에게 자신의 아이에게 반말을 했다고 강하게 항의를 하더랍니다. 아이도 엄연히 이곳의 고객인데 고객에게 그것이 무슨 말버릇이냐고 하면서요.

이러한 말을 듣고 자란 아이의 사회성은 어찌될 것인지 심히 우려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주위에 보면 이러한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가 어디 이 아이뿐이겠습니까? 내 아이만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널려있는 세상인데 말입니다.

제 생각에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여러 가지 사회 문제는 이렇게 가정에서, 학교에서, 그리고 사회에서, 배려를 가르치지 못하고, 선한 일을 가르치지 못하는 것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그 생각을 합니다.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사람 됨됨이보다는 실력만이 살 길이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실력만 있으면 모든 것이 용서된다는 듯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렇게 성장한 아이들이 만들어가는 세상은 과연 어떤 세상이 되겠습니까?

지금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본’이라고 생각합니다.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본’말입니다.

대통령이 선한 모습을 보여주고, 장관들이, 국회의원들이, 시장 군수들이 선한 모습을 보여주고, 그러한 뒤에 국민들에게도 선한 일을 함께 하자고 조단조단 얘기할 수 있는 사회였으면 좋겠습니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식들은 부모를 닮을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부모는 자신의 삶이 자녀에게 본이 되고 있는지를 늘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그래서 자녀들에게 “나를 따라 하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지를 자주 생각해 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옛말에 자식은 부모 앞에서 배우는 것보다 부모 뒤에서 배운다고 했습니다. 자식을 앞에 두고 아무리 말로서 가르치려고 해도 그 말을 곧이곧대로 듣는 자식은 별로 없습니다. 자식은 부모의 말보다는 행동을 보고 배우기 때문입니다.

최근 퇴근 하다가 어린 자녀의 손을 잡고 “빨리 뛰어!”면서 도로를 무단 횡단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낮에는 자식을 차에 태우고 차 안에서 버젓이 담배를 태우는 아버지의 모습도 보았고, 그 담배꽁초를 도로에 함부로 버리는 아버지 모습도 보았습니다.

도대체 그 아이보고 어떻게 하라고 이러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까? 부모는 자녀에게 성경이 되고, 논어가 되고, 명심보감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하는 까닭은 자식의 인격 수준은 부모의 인격 수준을 절대 넘어설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부터라도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공부보다는 사람 됨됨이를 더욱 강조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내 생각이 중요하면 남의 생각도 중요하고, 내가 기분이 나쁘면 남도 기분이 나쁘고, 나의 행복이 중요하면 내 주변 사람의 행복도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공공장소에 가면 청소하는 분들이 늘 있기 마련이고, 식당에 가면 고생을 하면서 서빙하는 분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편의점에만 가도 자식 같은 젊은이들이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습니다.

이분들이 허드렛일을 한다고 무시하는 우리가 아니라, 이분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당연한 것이라고 착각하는 우리가 아니라, 이분들이 내 부모, 내 형제, 내 자녀라는 생각으로 따뜻하게 대할 줄 아는 우리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아이들에게 끊임없이 가르치는 우리였으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그 가르침이 아이를 살릴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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