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여수시장 선거가 15개월여 남았지만 지역에선 벌써부터 선거가 시작된 분위기다.
현재 여수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자천타천으로 10여명에 이른다. 가히 춘추전국시대다.

현 오현섭 시장은 재선에 도전할 것이 확실시 된다. 오 시장 외에 시장선거 출마가 거론되는 인물은 김충석 전시장, 김강식 전 시장 후보, 김재철 전 후보, 조삼랑 전 여수경찰서장, 강용주 현 시의원, 서석주 전 여수노동지청장, 송대수 현 도의원, 성해석 현 시의원, 이밖에 몇 명의 이름이 시민들에게 더 거론되고 있다.

현 오현섭 시장은 현직의 프리미엄을 활용해 각종 행사장을 찾아다니며 시민들과의 만남에 바쁜 행보다.
여타 후보들은 지연과 학연, 그리고 개인적으로 닦아 놓았던 인맥들을 총동원해 물밑작업이 한창이다.

그러나 여수지역은 민주당 아성으로 분류되는 곳이다. 개인의 능력과 자질에 상관없이 민주당의 공천여부가 당락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지역 관(官)가는 물론 경제계, 정치권에서 오 시장의 차기 공천 여부와 여러 가지 변수에 대해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선거판이 서서히 무르익고 있는 이쯤 해서 지도자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그 사람의 과거 이력이 곧 능력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여러 가지로 증명됐다. 지도자에게 필요한 덕목은 ‘지역사랑의 진정성’과 ‘올바른 가치관’이다.
후보가 어느 지역, 어느 학교 출신이고, 그의 이력이 어떠했는지는 결과적으로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지금까지의 선거에서 시민들은 후보 개개인의 자질에 대한 검증을 할 수도 없었고, 할 수 있는 방법도 없었다.
그래서 자연히 민주당 공천을 받은 사람이나 같은 고향 출신, 혹은 같은 학교 출신이면 그 연에 이끌려 후보를 선택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정당공천이나 개인의 연고로 시장에 당선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민들의 바램이다.
선거가 가까워지면 머리를 조아리던 후보들도 막상 당선이 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지역 독재나 제왕적 단체장으로 탄생하는 경우를 시민들은 여러 번 보아왔다.

그들은 대개 지방자치를 자치단체장이 맘대로 하는 걸로 착각한다. 그래서 지역의 명운이 걸린 대형사업도 내부적으로 미리 결정해 놓고, 시민들에게는 마치 대단한 시혜나 베푸는 것처럼 자랑스럽게 발표하는 식이 반복되고 있다.

이제는 그러한 방식의 의사결정에 시민들은 단호히 반대한다. 진정한 자치와 분권은 일부 관료에게 집중돼 있던 권한을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것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역 내부의 민주화'가 전제되지 않은 분권은 자치단체장의 권력비대화를 초래하고, '지역독재' 또는 '제왕적 단체장'을 낳게 한다.
그래서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이 천박한 모 자치단체장은 "지역민들이 나를 뽑은 것은 4년 임기동안 모든 권한을 나에게 위임해준 것인데, 왜 언론에서 시비를 거느냐"는 천하의 무식한 소리까지 하게 되는 것이다.
적어도 시장 후보 정도 나올 사람이면 내가 과거에 무엇을 했고, 어떤 지역, 어떤 학교를 졸업했다는 것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정책으로 자신을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시민들은 후보들의 검증을, 선거에 임박해서 배포되는 몇 장의 선거홍보물에 의지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제부터 동부매일신문에 그들에게 지면을 할애해 줄 계획이다. 시장이 되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들의 정책을 얘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

후보들은 물밑에서 개인적인 연고를 앞세워 “잘 할테니 뽑아 달라!!!”고 외칠 것이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잘 하겠다는 것인지 자신의 비전과 철학을 당당하게 밝히기를 권한다.

여수가 공업도시로 가야 할지, 문화나 관광도시로 가야 할지, 교육·주거중심의 도시로 가야 할지, 아니면 그 모든 걸 짬뽕한 '묻지마 개발도시'로 가야할 지, 그리고 그에 대한 시민적 공감대는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을 당당하게 밝히기를 권한다.
선거가 임박해 명함 돌리고, 길거리에서 춤추는 선거운동원 동원하지 말고, 사전에 자신의 정책을 얘기해 시민들에게 충분히 검증받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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