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철도사와 건축사에서 중요한 건물로 보존 가치 높다

고근견지(固根堅枝). ‘뿌리가 튼튼해야 가지가 곧게 자라고 열매도 탐스럽다’는 의미입니다. 지역의 문화유산을 소중히 하는 일은 곧 그 지역의 정체성을 바로잡는 일인 동시에 뿌리를 굳건히 하는 애향의 밑거름입니다. 우리는 지역의 문화유산에 대해 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제대로 아는 것은 별로 없습니다. <동부매일>은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근대문화유산을 시작으로 우리 지역 문화유산을 하나씩하나씩 짚어보는 시리즈를 마련했습니다.

2006년 12월 4일 등록문화재 제301호 등록.
위치 : 여수시 율촌면 당머리길 18

▲ 여수 율촌역.

전라선 철도 순천역과 여수역 사이, 여수시 율촌면 당머리길 18(조화리 58-2)에 위치한 율촌역은 1동, 1층 규모로 건축면적 93.1㎡, 철로길이 좌·우 각각 150m이다.

1930년 12월 25일 사설 철도회사인 남조선철도주식회가 광주와 여수를 잇는 철도 영업을 시작하면서 건축한 기차역이다.

율촌역은 1936년 익산과 여수를 잇는 전라선이 개통됨으로써 그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단층의 일본-서양 절충식 목조건물로 전체적으로 아담한 크기의 역사로 왼쪽에는 대합실, 중앙부에는 역부실이 있고 이어서 부속실인 숙직실과 창고가 돌출되어 ‘ㄴ’자형 평면을 이루고 있다.

작은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대합실과 사무실 그리고 숙직실이 각기 다른 높이의 지붕으로 되어 있어 기능에 충실하게 구성된 역사임을 보여 준다.

전체 모습과 주요 목구조가 대부분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붕은 일본식의 모임지붕형태로 대합실, 사무실, 숙직실 순서대로 지붕의 높이를 낮게 하고 있다. 평면을 볼 때 역무실의 모서리를 부속 공간들이 감싸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현재 슬레이트 잇기로 되어 있으며, 벽체는 시멘트로 마감되어 있다.

원형은 평면과 외형은 이미 등록문화재로 등록된 순천 원창역사 비슷하며 시기적으로도 같은 시기에 지어졌다.

1930년대 초기에 세워진 사설 철도회사의 역사로 희소성을 갖고 있어, 근대 철도사와 건축사에서 중요한 건물로 보존 가치가 높다. 율촌역은 복선화 완료 후 폐역 됐다.

하지만 현재 문만 굳게 닫혀 있을 뿐 별다른 관리 없이 방치되고 있다. 여수시는 2억여원을 들여 내년 상반기에 전면 보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여수 율촌역.

여수시 율촌면에서는 일제강점기 때 기관차를 조립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1998년 주영옥(朱榮鈺·당시 83세) 씨가 제보한 내용으로 <율촌면지>(율촌면지편찬위원회·1998년)에 실려 있다.

남조선철도주식회사에서 사용할 기관차를 율촌면 지역에서 조립했다는 이야기이다.

일제강점기 기관차 부품을 일본에서 배로 싣고 와서 율촌면 사안포(沙岸浦)[송도와 장도로 가는 선착장]에 하역했다.

당시는 조화 간척지를 막지 않았기 때문에 사안포는 지반이 아주 단단한 모래밭이었으며, 썰물이 되면 그 위에 궤도를 깔고 궤도차로 부품을 율촌역까지 운반했다고 전해진다.

기관차 제작 장소는 현재의 율촌면 선로반 부근이며, 일본인 기술자 30여 명이 율촌면 신정마을 박승문(朴勝文)의 집에서 하숙했다고 한다. 율촌면 지역에서 기관차를 3대 조립해 율촌면 지역에서 순천 지역 간 철도를 개설하고 옮겨 갔다는 것이다.

마을주민 김점순(86·여) 할머니는 “이곳에서 기차를 타고 여수역에 내려 시장에서 쌀 등을 팔러 간 기억이 생생하다”며 “소라면 사곡마을 등 인근 주민들은 율촌역 아니면 기차를 타지 못했다. 매번 빈 좌석이 없어 통로 등에 쪼그리고 앉아 타곤 했다”고 회상했다.

참고자료 : 여수시사, 디지털여수문화대전

▲ 여수 율촌역.
▲ 여수 율촌역.
▲ 여수 율촌역.
▲ 여수 율촌역.
▲ 여수 율촌역.
▲ 여수 율촌역.
▲ 여수 율촌역.
 

※ 등록문화재(大韓民國 登錄文化財)는 문화재청장이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정문화재가 아닌 문화재 중에서 보존과 활용을 위한 조치가 특별히 필요해 등록한 문화재다. 특히, 일제 강점기 이후 근대에 생성·건축된 유물 및 유적이 중점적으로 등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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