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종 여수교육지키기범시민위원회 공동대표

▲ 이현종 여수교육지키기 범시민위원회 공동대표
여수시는 사립외고 설립하면서, 자신들에게 필요한 소리만 듣고 반대의 목소리에는 아예 귀를 닫고 있다. 공공기관에서 인력과 예산을 써가며 사립학교를 설립하겠다는 것도 문제이지만, 반대의 목소리는 들으려하지 않은 여수의 자치행태가 반복되는 것이 참으로 답답하다.

오죽했으면 초등학생까지 거리로 나섰을까? 먼저는 사립외고를 추진하는 시장과 관계되는 시 공무원들이 부끄러워 할 일이고, 사립외고를 추진하겠다고 나선 추진위원장과 추진위원들이 부끄러워 할 일이다. 그리고 문제를 사전에 해결하지 못한 여수의 교사들과 모든 여수의 어른들도 함께 부끄러워 할 일이다.

사립외고 설립 추진과정을 보며 이게 민주주의 국가라면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싶을 때가 많았다. 남의 학교 빼앗으면서 당사자에게는 의견 한 번 묻지 않는 것이며, 5%을 위해 95%의 시민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이 민주사회에서 가당치나 한 일인가?

사립외고를 추진하는 사람들은 여수에 명문고가 없어 고등학생이 외부로 빠져 나가기 때문에 여수의 인구가 감소하므로 그 대책으로 사립외고가 필요하다고 언구럭을 부린다. 그것은 잘못된 분석이며, 설사 명문고가 없어서 고등학생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사립외고는 절대로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여러 근거를 들어 제시해도 듣지를 못한다. 이렇게 답답해서야.

시민단체에서 조사한 여론조사뿐만 아니라, 시에서 여러 차례 용역까지 맡겨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도 여수 인구감소의 주된 원인은 교통을 비롯한 정주여건 때문이라고 밝혀졌다.

실제로 인구감소 추세를 보면 3여통합 이후부터 2005년 고교평준화 이전까지 10년 동안 인구 3만이 감소한 반면, 평준화 이후 10년 동안은 1만밖에 감소하지 않았다. 또한 평준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평준화가 학력을 하향화시킨다고 하지만 여러 연구 자료들은 오히려 평준화지역의 성적 향상도가 높다고 나왔다. 여수에 명문고가 없어서 여수를 떠난다고 하는 것은 근거 없는 착시이거나 오분석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필 사립외고를 설립한다는 것도 그렇다. 우선은 학비가 1년에 1000만원 내외가 될 것인즉 서민들로서야 엄두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특목고 폐단이 심각하여 정부에서도 일반고 육성을 위해 대학입시에서 특목고는 불이익을 주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외국어고는 불이익이 커서 기존의 외국어고도 일반고로 전환하거나 전환을 모색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

더욱 기막힌 사실은 대기오염 제1도시 여수에서 공단의 녹지를 해지해주고 얻은 이익금으로 대체녹지를 조성하게 되어 있음에도 그 예산 155억을 사립외고 세우는데 지원하겠다니 참으로 황당하다. 여수는 대기오염 제1도시이며, 암 발병률 제1도시이다. 시민의 건강을 위해서 녹지를 늘리고 또 늘려야 할 판국에 녹지를 해지해주고 얻은 이익금으로 소수 5%도 안 되는 특별한 사람을 위해 사립외고를 설립하겠다니 기가 막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대학병원을 세우겠다는 공약은 포기하고 대학병원설립을 반대하던 병원장을 사립외고설립 추진위원장에 세워놓은 것은 참으로 고약하고 어처구니없는 셈법이다. 대학병원설립을 양보하는 대신 사립외고설립의 총대를 메주라는 비굴한 거래라도 한 것일까?

이렇게 할아버지뻘 되는 분들의 하는 일이 얼마나 어설프고 답답했으면 초등학생들까지 거리로 나왔을까? 아마 4‧19 이후에 처음 있는 일을 여수에서 기록한 것이리라. 자랑해야 할지, 부끄러워해야 할지!

어떤 공무원은 시위하는 초등학생에게 누가 시키기 않았느냐고 물었다한다. 아마 배후조정이라도 있는지 캐물었을 것이다. 그러나 명심할 일이다. 배후조정자는 바로 사립학교를 추진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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