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권 여수애양병원 명예원장 서울대 졸업식서 이색 축사

▲ 서울대 제70회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축사하는 김인권 여수애양병원 명예원장.

“누구나 생각하는 좋은 직장은 경쟁이 치열하고 상하 수직 관계가 확실해 존재감을 드러내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너무 좋은 직장을 찾지 말기 바랍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각자가 유일한 존재이고 이 세상에서 꼭 필요한 존재입니다.”

29일 서울 관악캠퍼스에서 열린 서울대 제70회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김인권(65) 여수애양병원 명예원장이 졸업생들에게 한 말이다.

김 원장은 이날 축사에서 “너무 좋은 직장을 찾으려 하지 말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국 춘추시대 초나라 장왕 때 재상 손숙오와 아들의 이야기를 들며 “누구나 생각하는 좋은 직장은 경쟁이 치열하고 상하 수직관계가 확실하게 정해져 있어 여러분의 존재감을 나타내기가 무척 어렵다”며 “금의 실수도 포용하지 않고 서로 상대방의 단점을 부각하는 그런 직장에서는 살아남기가 어렵고 살아남는다고 하여도 여러분의 감성은 아주 무뎌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또 “어떤 직장에 들어가더라도 주어진 상황에서 무조건 열심히, 즐겁게 일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라는 성경 구절을 인용하며 “화평케 하는 자는 영어로 피스메이커(peacemaker)를 말한다”며 “이처럼 주위의 짐을 들어주고 주위의 말을 경청하며 주변 사람을 즐겁게 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특히 “제가 동요없이 30여년간 한센병 환자를 치료하는 곳에서 봉직하게 된 제일 큰 힘은 이 선택을 내 자신이 했고, 이 선택이 결코 잘못되지 않았다고 느끼는 자부심”이었다며 “여러분들의 마음이 이끄는대로 후회없는 선택을 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김 원장은 “여러분은 각자가 유일한 존재이고 이 세상에서 꼭 필요한 존재”라며 “잘 안풀리고 때로 실망하고 좌절하더라도 독특한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다”고 격려했다.

김 원장은 국내 인공관절 수술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1975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그는 1980년 공중보건의로 국립소록도병원 근무를 자원했다. 3년간의 공중보건의 근무를 마친 그는 애양병원 정형외과 과장으로 부임했다.

1980년대 한센인 처우가 개선된 뒤로 퇴행성관절염 치료에 집중했고, 고령 환자들을 위해 불필요한 검사를 줄여 비용을 파격적으로 낮췄다. 한 해 집도하는 수술만 3000여건에 이른다. 지난 3월 정년 퇴임을 했지만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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