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중일기>를 읽으며 충무공을 찾아 나서다 ②

“이런 자들은 권세 있는 사람들에게 아첨하여 자기가 감당하지도 못할 지위에 올라 국가 대사를 크게 그르치고 있건만, 조정에서는 이를 살피지 못하고 있으니 어쩌면 좋단 말이냐?”

정유년(1597년) 8월 12일 일기다. 살펴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를 바가 없다. ‘권세 있는 사람들에게 아첨하여 자기가 감당하지도 못할 지위에 올라 국가 대사를 크게 그르치’는 참사를, 수면 위로 떠오른 세월호가 민낯 그대로 보여준다. 아프게 보여준다. 서럽게 보여준다.

▲ 여수 돌산 군관청 전라남도 여수시 방답길 51-6에 소재하고 있는 군관청은 소박해 보이지만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 홍지원

정유재란이 지나고 자그마치 420년 만에 정유년이 다시 돌아왔다. 정유재란 7주갑이다. 이순신 장군에게 정유년은 “다만 어서 죽기를 기다릴 따름이다.”라고 일기에 적었을 만큼 어머니를 잃고 슬픔에 잠겼던 해였고, 백의종군으로 고난을 겪다가 삼도통제사로 다시 임명된 뒤,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요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고 다짐하며 명량해전에서 승리를 거둔 해였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2017 정유년’은 어떤 의미를 갖게 될까. 대통령 선거가 채 두 달도 남지 않았다. 이번 선거는 대통령 한 사람을 다시 뽑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을 새롭게 리모델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이순신 장군이 다시 삼도수군통제사로 임명된 것처럼, 대한민국 정부가 크게 달라졌으면 좋겠다. 그래야 세월호의 그 무참한 희생이 무의미하게 되지 않을 테니까.

(여수충무고 학생동아리 ‘이순신연구소’ 박인화, 홍지원, 송서연, 김윤식, 정승화, 서지희. 대표집필 홍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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