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웅 스마일치과 원장


올해 봄 날씨가 참 심술궂다. 언제나 봄이 오려는 지 추위가 가시지 않더니만 이제는 주말이면 하늘이 어김없이 꾸물꾸물해진다.

흐리고 비까지 자주 와서 주말 나들이를 계획한 이들에게 괜히 심통이다. 영취산 진달래가 흐드러진 모습을 생각하며 축제가 끝났지만 아직은 연분홍 꽃잎을 머금고 있을 거라 생각하며 늦게나마 가보리라 마음먹었건만, 어두워진 하늘에 매서운 바람까지 불어 발길을 다른 곳으로 돌리게 하고 만다.

지난 주말에는 섬진강 쪽으로 가족과 봄나들이를 갔다. 벚꽃을 보러 갔던 건 아니었는데 길 양 옆에 노란 개나리를 벚 삼아 때 아닌 하얀 눈꽃을 뽐내던 벚꽃 장관에 절로 탄성이 나왔다.

벚꽃을 볼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든다. 겨우내 어떻게 참고 살았을까? 저토록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싶어서 말이다.

지나는 차들은 저마다 차창을 열고 꽃구경에 차가 막혀도 마냥 즐거운 얼굴들이다. 옆길에서 차가 끼어 들어와도 경적을 울려대기는커녕 앞차와 간격이 저만큼이나 벌어진 줄도 모른다. 참 여유롭기 그지없다. 이런 여유가 봄꽃이 우리에게 주는 또 하나의 선물이 아닌가 싶다.

요즘 지방선거로 당 공천을 받기위한 예비후보들의 선거 캠페인이 한창이다. 아직 본선이 아니라 예선이다. 하지만 경선방식이 당원뿐만 아니라 주민참여까지 포함되는 식으로 바뀌어 예전에 비해 치열해진 듯하다.

과거를, 속내를 잘 모르므로 일단은 그렇게 보인다. 당 경선에서부터 민주적인 절차로 후보를 검증하려는 노력이라 생각되어진다.
그런데 왜 경선방식을 주민참여를 포함하는 식으로 바꾸어야만 했을까? 당내에 자발적인 민주절차에 대한 요구가 아무 계기도 없이 일어났을까?

답은 간단하다. 과거의 경선방식으로 공천을 받은 후 지방선거 당선 열차에 무임승차했던 많은 당선자들이 4년 동안 중도하차했기 때문이리라.

따라서 경선으로 후보의 자질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한 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조용히 넘어가기에는 부담이 컸으리라고 생각된다.
항간에 당 경선에서 승리하면 어느 지역에서는 소위 무임승차할 수 있다는 말이 돈다. 아니 예전부터 그래왔다.

투표권을 가진 지역민도 이 말을 부정하기는 힘들 것이며 또한 책임도 있다고 생각한다. 대안이 없거나 후보에 대해 자세히 모른다고 해서 지역 색을 가진 당의 후보들에게 인심이라도 쓰듯이 한 표를 던지는 관행(?)에 대해 모른다고 한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지역민들도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말이 무임승차지 그 후보들이 정말로 무임승차였을까?
왜 지역민에게 봉사하겠다는 선거 때의 약속을 잊고 사리사욕 때문에 힘들게 얻은 자리를 불명예스럽게 내 주어야만 할까하는 난제의 해답에 투표권을 행사했던 우리의 책임은 없을까하는 생각들 말이다.

또한 재선거에 드는 비용도 지자체의 세금을 축내는 일이라며 선거관리에 들었던 비용을 당사자에게서 돌려받아야 한다는 문제제기가 여러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전 지자체장의 거의 40% 해당되는 지역에서 재선거를 실시했고 지자체의 세금에서 나간 재선거 관리비용만 150억 원이 훨씬 넘는다고 하니 여러모로 손해가 막심하다.

섬진강변 벚꽃도, 영취산 진달래도 얼마 후면 사라진다. 하지만 우리들 마음은 내년을 기약하며 또 그리워 할 것이다.

소리 없이 일 년을 묵묵히 기다리다 아무런 대가도 없이 호사스런 볼거리에다가 마음의 여유까지 선사했지만 사라질 때는 아무 미련도, 요구도 없다. 그래서 겨울을 나고 봄이 오면 이 맘 때가 더 기다려지는지 모르겠다.

다른 지역은 모르겠다. 우리 여수시에서는 지방선거가 그야말로 시민들에게 캠페인다운 캠페인이 되었으면 좋겠다하는 바램을 가져 본다.
마치 봄꽃놀이처럼 즐거운……. 어디부터 가볼까 하는 설렘……. 그래서 제대로 꽃망울을 터뜨릴 것 같은, 이맘때가 되면 어김없이 다시 생각날 것 같은 우리의 리더이자 봉사반장을 눈을 크게 뜨고 찾는 즐거운 축제가 되기를 말이다.

이제는 꽃 축제도 시들해져 간다. 아쉽지만 내년이 또 있다. 푸른 여름과 가을의 낭만 또한 기다리고 있다.

그래도 인터넷을 열고 나도 모르게 검색창에 축제를 써넣는 마음 한 켠엔 꽃구경을 더 하고픈 아쉬움이 슬그머니 드러난 것 같아 피식 한 번 웃어본다.
저작권자 © 뉴스탑전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