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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 공무원들이 투자유치·국도비 확보보다 인구 전입에 열을 올리는 이유전남도가 여수시의 인구 전입 가점 제도의 실태를 조사한 결과 객관성·적정성 결여, 사회적 논란, 인근 다른 지역과의 관계 악화 등의 부작용이 예상된다며 보완을 요구했다.
마재일 기자  |  killout13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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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8.10  16: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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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5월 15일 인구 30만 명 회복 기반 조성을 위한 인구정책 5개년 기본계획 추진상황 보고회.


전입 실적 우수자 235명 가산점 0.5~2.0점 부여
50억 이상 기업 투자유치보다 가산점 훨씬 크고
100억 원 이상 국도비 확보 실적 가산점과 동일
전남도 “공무원 사기 저하·불필요한 사회적 논란만”


전남도가 인구 전입 실적을 공무원 근무성적평정 가점 자료로 활용하는 여수시에 개선·보완을 요구했다. 전남도의 2020년도 여수시 정기종합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인구정책 중 하나인 인구 전입 가점 제도가 “공무원 근무 의욕을 고취하기는커녕 사기를 저하하고 불필요한 사회적 논란만 불러일으킬 수 있다”라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여수시 총무과와 인구일자리과는 ‘2019년도 인구증가시책 우수부서 및 직원평가 계획’을 수립해 시행하고 2019년 5월부터 도 종합감사와 현재까지 소속 공무원의 근무성적평정을 하면서 인구유입 실적 우수자에 대해 235명에 대해 실적 가산점 0.5~2.0점을 부여했다. 21명 이상 2.0점, 16~20명 1.6점, 11~15명 1.0점, 6~10명 0.8점, 3~5명 0.5점을 가점으로 줬다.

전남도는 “이는 50억 이상 기업을 투자유치 한 경우 부여하는 가산점(1.0)보다 훨씬 크며, 100억 원 이상의 국·도비를 확보한 경우에 부여하는 실적 가산점과 동일하다”라고 했다. 여수시가 공무원들이 투자유치와 국비 확보 노력보다는 인구유입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방 공무원 임용령 제32조 제2항에 따르면 공무원이 자격증이 있거나 도서· 벽지 등 특수한 지역이나 교류 직위 등 특정한 직위 또는 사회복지, 재난 안전 등 행정안전부 장관이 정하는 특정한 업무에 근무한 경력이 있거나 탁월한 근무실적이 있는 경우에는 가점을 줄 수 있다. 또한, 지방공무원평정규칙 제25조의2에 따르면 임용권자는 목표달성도의 평정점이 일정 기준을 초과하거나 평정 대상 기간 중 탁월한 근무실적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3점의 범위에서 실적 가산점을 부여할 수 있다.

지방 공무원 인사 분야 통합지침에 따르면 탁월한 근무실적이 인정되는 업무성과는 △중복사업‧중복지출의 적발, 부적정 수급 적발‧근절, 유사‧중복사업 정비 및 조정, 복지보조금 집행사항 모니터링 등을 통해 복지재정 효율화에 기여한 자 △고용복지플러스센터 또는 합동방재센터 등 근무를 통해 이음새 없는 행정서비스 제공과 기관 간 협업 증진에 기여한 자 △국고보조금 부적정 집행사례 적발, 중복사업‧지출 정비 등 국고보조금의 적정 집행에 기여한 자 △국정 및 지방의 역점과제 추진 기관에 근무하여 탁월한 성과를 창출한 자 △ 외국인 기업에 대한 투자유치 또는 투자 애로 해결에 기여한 자 △적극적인 규제개혁이나 대민 행정서비스 등을 통해 성과를 창출한 공무원 △협업실적이 우수한 공무원 등이다.

전남도는 “실적 가산점 제도가 근무실적을 기반으로 타인보다 탁월한 성과를 창출했을 경우 인사상 혜택을 줌으로써 소속 공무원의 근무 의욕을 높이기 위한 목적임을 감안할 때, 여수시는 근무성적평정에 가점을 부여하면서 지방공무원평정규칙에서 규정하고 있는 탁월한 근무실적의 예시를 참고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으며 특히 법적으로나 현실적으로 하자가 없는 실적을 지표에 반영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여수시청 내부 문건을 보면 시는 지난해 1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인구유출 최소화, 실거주 미전입세대 전입 유도 등을 위한 인구유입 특별 대책 기간으로 정했다. 시는 유관기관 43개소, 시민사회·단체 73개소 등 총 116개소에 대해 부서장 책임 담당제를 운영했다. 관·과·소 팀장급 240명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249개 업체를 맡도록 했다. 이들 기관·단체·업체에 매주 1회 이상 방문토록 했으며, 활동결과는 매주 금요일 오후 2시까지 제출하도록 했다. 이 밖에도 실거주 미전입 세대 전입 유도, 여수산단 공장장협의회 회원사 대상 홍보 및 전입 유도 독려, 찾아가는 전입 설명회 개최를 통해 인센티브 홍보 및 전입 유도 등도 진행했다.

실적은 부서 및 직원 성과 평가에 반영됐다. 인구유입 우수부서는 TOP 성과 반영 및 우수 포상금을 지원하는데 최우수 100만 원, 우수 50만 원, 장려 30만 원이다. 인구유입 실적 우수 직원은 시장 표창 및 해외연수 대상으로 우선 선정하고, 실적 우수 직원은 근무성적평정 시 실적 가점을 부여했다.

 

   
▲ 인구 전입 부서·직원 성과평가 반영 내용.


전남도는 이 같은 여수시의 인구 전입 가점 제도의 실태조사 결과 객관성·적정성 결여, 사회적 논란, 인근 다른 지역과의 관계 악화 등의 부작용이 예상된다며 보완을 요구했다.

전남도는 감사보고서에서 “인구 전입 실적을 근무성적평정 가점 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객관성과 적정성이 담보돼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공무원 근무성적평정 기간인 매년 4~5월이나 연말에 생활권이 다른 지역 주민 주소를 일시적으로 여수시로 변경한 후 가점을 획득하거나 승진임용 된 후 주민이 다시 원 생활권으로 주소를 이전하는 경우 인구 증가 효과가 지속되지 않았으므로 가점을 부여하는 것은 적정하지 않다며 개선책 마련을 요구했다.

인사상 이익을 기대한 공무원들의 무리한 전입으로 주민등록 위장전입 사례가 다수 발생해 사회적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과 인구 전입 실적 부담으로 본연의 업무에 전념하지 못하는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도 제도의 문제로 판단했다.

전남도는 “공무원 근무 의욕을 고취하기는커녕 사기를 저하하고 특히 주민 전출입 문제로 갈등이 발생한 적이 있는 순천시와 광양시를 자극해 3개 시의 관계 악화를 초래할 수 있는 등 여러 부작용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라고 우려했다. 또 “인구문제 해결을 위해 관련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지자체의 당연한 책무이지만 인구 전입 가점 제도는 부작용의 발생이 예상되는 만큼 신중한 검토와 제도의 보완 시행이 필요하다”라고 여수시에 요구했다.

여수시청의 한 공무원은 “인구가 감소하는데 위기의식은 갖고 있지만, 근본적인 인구 늘리기 시책보다는 잠깐 실적으로 인사에 가점을 준다는 것에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직원들이 적지 않다. 드러내놓고 불만을 제기하지 못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여수시청공무원노동조합 홈페이지 게시판에선 공무원들이 실적을 위해 위장전입을 유도하고 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언제까지 위장전입으로 불법과 거짓으로 인구를 늘릴 것인지’라는 제목으로 “인구가 2만, 3만도 아니고 30만 가까이 되는 도시에서 공무원들에게 위장전입 할당을 시키다니, 정말 참담하고 부끄럽다.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 진짜 인구를 늘릴 생각은 하지 않고 정말 창피한 줄 알아야 한다. 위장전입은 범죄”라고 했다. 다른 글쓴이는 “윗선에서 법 위반을 강제적으로 주도하는 게 부끄럽다. 노조에서 조치해 달라”고 했다.

여수·순천·광양시 공무원들은 연말이면 다른 지자체 주민을 위장 전입시키는 이른바 ‘인구 빼앗기’ 전쟁을 벌인다. 지속해서 감소하던 여수와 광양시의 인구가 지난해 12월 갑자기 증가했지만, 꾸준히 늘던 순천시 인구는 급감했는데 여수와 광양의 늘어난 인구 상당수가 공무원들이 전입시킨 것으로 확인되면서 위장전입 의혹이 일었다. 광양시와 여수시 측은 실거주자들의 전입을 유도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광양시는 여수시보다 먼저 인구유입 가점을 부여했다가 사회적 논란과 부작용을 이유로 2018년 관련 항목을 폐지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공무원이 대리로 전입신고를 하면 실적으로 반영한다는 지침을 내리는 등 위장전입이 여전하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로 드러나기도 했다.

위장전입은 주민등록법 위반 행위로 엄연히 불법이다. 주민등록법상으로는 3년 이하의 징역과 3000만 원 미만의 벌금이 규정은 돼 있지만, 현실적으로 처벌되는 경우는 드물어 해마다 인구 빼가기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 연말 ‘인구 쟁탈전’이 심화하는 이유는 지자체 간 자존심 싸움도 있지만, 인구수가 다음 해 정부 교부세 배정의 주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 여수시청.


2017년 도 감사서도 인구 늘리기 시책·승진임용 부적정 적발

여수시의 인구 시책의 문제점은 지난 2017년도 전남도 정기종합감사에서도 지적됐다. 전남도는 2017년 2월 13일부터 24일까지 10일간 2013년 4월부터 2017년 1월까지 처리한 여수시정 전반에 감사를 벌였다.

당시 전남도는 실효성이 낮은 인구 늘리기 시책은 예산만 낭비했다고 지적했다. 여수시는 부서별 시민 되기 운동 실적 시상계획에 따라 부서별로 전입신고대상자와 명단을 받을 때는 주민등록법에 따라 주민등록 전입신고와 더불어 실제 거주지를 여수시로 옮긴 자에 한해서 실적으로 인정해 시상하라고 조치했다.

주민등록상 주소지만 여수시로 이전하고 실제 거주지는 이전하지 않았는데도 전입신고 대상자의 전입 일자만 받고 실제 거주지 확인도 없이 주민등록상 주소지 이전 인원이 많은 상위 부서별로 최우수에서 장려상까지 적게는 10만 원에서 많게는 20만 원 등 37개 부서에 총 475만 원을 시상했다.

그러나 실제 이주 여부를 확인해 본 결과 2015년 2월경 대부분 주민등록상 주소지만 여수시로 옮긴 후 실제 거주지는 서울, 순천, 광주 등인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일인 2017년 2월 20일 확인한 결과 주민등록상 주소지도 여수시에서 서울, 광주, 순천 등 실거주지로 전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남도는 인구 늘리기 시책 추진 유공자에 대한 승진임용도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2015년 상반기 정기인사를 하면서 인구유입 실적 우수 유공자 3명이 실적으로 제출한 사람들은 2015년 2월경 대부분 주민등록상 주소지만 여수시로 옮긴 후 실제 거주지는 서울, 순천, 광주 등인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일인 2017년 2월 20일에도 주민등록상 주소지도 여수시에서 실거주지로 전출한 것으로 파악돼 인구유입 유공자로 보기 어려운 만큼 승진심사에서 고려됐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전남도는 “더욱이 후순위인데도 인구 늘리기 유공자라는 이유로 승진 의결돼 충실히 맡은 바 직무를 성실하게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에게 상실감을 가져오게 했다”라며 이를 소홀히 한 관련자에게 ‘훈계’ 조치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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