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내 한계를 느껴보고 싶은 매력, 끝없는 도전 정치와 같아"

마라톤. 치열한 자신과의 싸움이다. 그 싸움을 마다하지 않는 정치인이 있다. 강재헌 여수시의원(여수시의회 부의장). 어쩌면 마라톤은 정치와 비슷한 꼴이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지만 마라톤은 유독 자신과 싸움이 전부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이 싸움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는 강 의원을 만나 마라톤과 정치의 관계를 들어봤다. 

4선 강재헌 의원이 마라톤을 처음 시작한 것은 지난 2002년 친구의 권유로 마라톤 도전에 나섰다. 첫 대회를 겁도 없이 하프(21.0795㎞)로 신청해 1시간 49분 24초 만에 결승선에 통과했다.

강 의원은 “마라톤은 출발선에서 같이 출발하지만 결국에는 나 혼자와의 싸움이다. 강재헌 이름 석 자 걸고 포기하고 싶을 땐 자신에게 세뇌를 시키면서 달린다"고 말한다. 그는 “마라톤은 힘들다고 걷기 시작하면 못 뛴다. 힘들어도 그 속도 유지해서 뛰어야 한다. 내 수준에 맞게 한결같이 뛰는 게 가장 중요하다. 마라톤은 자신의 한계를 느껴보고 싶은 매력이 있다"고 마라톤 매력을 전한다.

2019년 코로나가 오기 전까지 매년 여수 마라톤, 순천 남승룡 마라톤을 기점으로 각 지역의 특색있는 마라톤을 참가했다. 그는 “무리해서 좋은 건 없다. 완주했다는 기쁨과 상장받는 듯한 완주 인증서, 경기 후 지역 상관없이 사람들과 소통하는 재미가 매년 마라톤을 다시 찾게 한다”며 자신의 마라톤 관을 얘기한다.

그가 가장 존경하는 마라톤 선수로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 출전해 동메달을 획득한 순천 지역 출신 남승룡 선수를 손꼽았다. 순천남승룡마라톤대회는 초등학생부터 80대 어른신까지 약 8000여 명의 전국 마라토너들이 모인다.

▲강재헌 의원은 "마라톤은 등수는 중요하지 않다"며 살아온 과정은 달라도 목적은 완주로 모두 같다고 말했다. (사진=김수 기자)
▲강재헌 의원은 "마라톤은 등수는 중요하지 않다"며 살아온 과정은 달라도 목적은 완주로 모두 같다고 말했다. (사진=김 수 기자)

강 의원은 마라톤 개론을 설파한다. 그는 “마라톤은 등수가 중요하지 않다. 그러니 나 자신과 싸움이다. 마라톤은 특별할 것 없다 한 번 경험해본다는 게 중요하다. 연습은 운동장 한 바퀴로 시작해, 두 바퀴, 세 바퀴, 하다 보면 느는 게 마라톤이다. 대회를 나가보면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장애가 있으신 분, 휠체어를 밀며 뛰는 사람 아기를 업고 뛰는 사람, 살아온 과정은 달라도 목적은 완주로 같다. 마라톤은 인생에 있어 색다른 경험을 하게 해준다”

그러면서 마라톤과 지역관광을 엮어 관광 상품을 만들 것을 제안했다. 그는 “마라톤은 지자체에서 권장해야 하고 외부 손님 접대하듯 지역을 알리는 계기로 신경을 쓰고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강조했다.

강 의원이 가장 기억에 남은 마라톤은 신안 1004대교 개통 축하 마라톤대회다. 강 의원은 “1004 대교 마라톤대회는 개통 기념으로 1004명만 모집해 1번 대회를 개최했다”며 "이렇듯 여수도 여수만의 특색있는 마라톤을 개최해야 한다" 거듭 강조했다.

그는 “여수와 고흥을 연결하는 11개의 바다 위를 달리는 마라톤 코스가 올해 11월 개최예정에 있다. 바다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이 코스가 매년 개최될 경우 전국 마라토너들은 물론 국제적으로 사랑받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강재헌 의원.
▲강재헌 의원.

강 의원은 “어느 대회를 준비를 잘했든 못했든 많은 선수가 사고 없이 뛸 수 있게 지자체에서 자존심을 걸고 운영을 잘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마라톤 참여하는 사람들은 그 지역을 뛰면서 나름대로 평가를 한다. 코스 구간부터 시작해 지역 민심, 경기운영 등 대회가 크고 작고를 떠나 그만큼 정성을 썼느냐로 나눠 여수에서 매년 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어 “11월 여수일레븐브릿지 마라톤에 26명의 여수시의원이 5km라도 다 같이 참가해 시민들과 함께 완주한다면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우리 의원들 다 참여한다면 저도 하프로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많은 군중 속에서 같이 뛰고, 마라톤과 정치는 혼자만의 고독한 싸움이지만 강 의원은 마라톤을 하면서 정치에 많은 보탬이 된다고 말했다. 스스로 본인 등과 가슴에 이름을 걸고 채찍질해 나간다.

강 의원은 “끝없는 도전이기도 하고 그렇다고 해서 나 자신 역량 이상으로 가면 어려움이 닥친다. 정치와 똑같다. 내 여건을 알고 한계를 알고 무리하게 하면 결과가 금방 나타난다. 마라톤을 통해 정치력도 많은 부분이 향상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나이가 들어도 마라톤을 할 수 있다는 건 그만큼 무릎관리가 되고 건강하기 때문이다. 건강을 해치는 운동이 돼선 안 되고 즐기는 마음으로 한번 대회에 참가하고 나면 뿌듯함이 느껴진다"며 "몸이 유지 되는 한 계속 뛰겠다"고 밝혔다.

마라톤 정치학을 꿈꾸는 강재헌 의원. 그의 힘찬 심장은 오늘도 세차게 뛰고 있다. 

오지선 기자 newstop22@dbl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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