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석유화학 내재화로 수출이 급감, 지속 전망 구조 개혁 나서
석유화학 업계, 지난해부터 불황 2분기 실적 한파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석유화학사들이 장기 불황이 지속되자 수익이 나지 않는 한계사업을 정리하면서 사업구조 재편을 추진 중이다..(사진=여수산단)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석유화학사들이 장기 불황이 지속되자 수익이 나지 않는 한계사업을 정리하면서 사업구조 재편을 추진 중이다..(사진=여수산단)

여수국가산단 내 석유화학사들이 장기 불황이 지속되자 수익이 나지 않는 한계사업을 정리하면서 구조 재편을 추진 중이다. 이같은 현상은 중국의 석유화학 내재화로 중국 수출이 급감했는데, 이 같은 추세는 더욱 지속될 것으로 보여 구조 개혁에 나선 것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 업계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불황으로 2분기 실적 한파를 겪었다. 최근에는 국제 유가 상승으로 향후 전망도 밝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 2분기 석유화학 4사(LG화학,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한화솔루션)의 케미칼 부문 영업이익(금호석유화학, 롯데케미칼은 기업 구조상 전체 영업이익)은 674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1조811억 원 대비 93.8% 하락했다. 

석유화학 불황은 중국의 리오프닝(경재활동 재개) 효과가 현재까지 실종되다시피 했고, 펜데믹 기간 동안 중국이 소재 및 제품 내재화를 진행해 중국 수출이 감소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석유화학 제품 수출의 약 절반은 중국으로 향했지만 지난해에는 중국 비중이 38.1%로 줄었다. 

 또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국제유가 및 정제마진이 하락했던 것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에 올해 2·4분기 석유화학사들의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나프타 가격)는 247달러에 그쳤다. 일반적으로 에틸렌 스프레드 손익분기점은 300달러 선이다.

LG화학은 한계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3대 신성장동력 중심 구조를 짜고 있다. 미래 주력 사업을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 재편하고, 석화사업은 공장 장기 가동 중지, 사업 철수, 지분매각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동을 중단한 전남 여수 NCC(나프타분해시설) 2공장 매각을 추진 중이며, 최근에는 대산공장 내 스티렌모노머(SM) 공장 철거도 완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디스플레이 필름을 생산하는 충북 청주공장과 오창공장도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케미칼도 배터리 소재와 수소에너지로의 사업축 전환 가운데 한계사업 사업 정리와 신사업 분야 인수를 바쁘게 진행해왔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중국 자싱시에 있는 롯데삼강케미칼을 합작 파트너인 삼강화공유한공사에 매각했다. 이 공장은 계면활성제 등에 쓰이는 에틸렌옥시드(EO)를 생산하는 곳으로, 롯데케미칼이 2010년 삼강화공과 50 대 50으로 각각 900억 원을 투자해 설립한 바 있다. 

올해 초에는 2조 7000억 원을 들여 이차전지 소재 기업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옛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하며 신사업 강화에 나섰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현재 국내 동박 생산능력 1위다.  

이밖에 금호석유화학과 한화솔루션 등도 전기차 소재 등 새로운 먹거리 사업을 찾아 나서고 있다. 한화솔루션과 한화토탈에너지스는 최근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 파일럿 공장을 완공했다. 

금호석유화학은 탄소나노튜브(CNT) 제품 경쟁력 확보를 중점 사업으로 진행 중이다. CNT는 철강의 100배에 달하는 차세대 소재로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공정용 트레이, 자동차 정전도장 외장재 등 활용 범위가 다양하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석유화학 제품 내재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중국 석유화학 기술이 발전하면 중국 수출 외에도 해외 시장 수출 타격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하면서 기존 사업을 정리하는 수순을 밟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 중국의 석유화학 내재화로 중국 수출이 급감하고 있다"며 "장기 불황 추세는 더욱 지속될 것으로 보여 구조 개혁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호 기자 newstop21@dbl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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