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명 여수시장.<br>
▲정기명 여수시장.

여수시민협은 최근 정기명 시장의 시정 운영에 대해 “취임 15개월이 됐지만, 여전히 시정 운영 철학이 보이지 않는다”라고 논평했다.

또 추석을 코 앞에 두고 팀장급 공무원이 관급자재 납품업체에게 여름 휴가비를 요구하는 내용의 녹음 파일이 보도되면서 공직사회가 고개를 떨구고 있다. 일각에서는 터 질것이 터졌다는 여론이다. 

정기명 시장은 최근 사석에서 취임 이후 가장 힘든 부분을 “행정 경험 부족”을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정 시장은 줄곧 변호사의 길을 걸어왔다. 정 시장 민선 8기 여수시장으로 당선됐을 때 행정 경험 부족의 우려 목소리가 높았던 것은 사실이다.

행정과 인사, 대형 현안사업에 대한 의견과 생각 등이 모두 처음 겪는 일이다. 대신 시민들과의 소통을 가장 앞 순위로 시정 운영에 방점을 뒀다. 사람 좋고, 인정 많은 사람이지만 시장직이란 무한 책임의 자리가 마치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었다는 소리도 들린다. 충분히 예견됐던 현실이다.

그렇다면 행정 경험이 부족한 시장이 올바른 정책 판단과 철학의 부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문고리 참모들의 역할이 크다. 한데 참모들의 역할이 보이지 않는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더구나 일부는 적극 행정보다는 오로지 승진에만 목을 메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대다수 공직자는 자신의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결국 여수시 공직자들이 시장을 어떻게 보좌하느냐에 따라서 여수시의 미래가 달라진다. 간부급 공무원의 경우 많은 시장을 경험했다. 행정 경험이 풍부한 시장은 공직자들이 피곤하다고 한다. 업무 파악이 빨라 이것저것 지적하고 지시하면 머리가 아플 지경이란다. 또 시장이 행정 경험과 고집이 세면 시장 결재를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공무원들은 1년 5개월이 지난 현재 정 시장의 업무 스타일을 완전히 파악했을 것이다. 결재도 긴장하지 않고 대면 결재를 통해 눈도장 찍는 것도 편하고, 분위기도 괜찮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공직사회의 좋은 에너지로 발화되어 시민을 위한 행정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는 의문스럽다.

그동안 시의원들의 시정 질의에서 “처음이라서”라는 명분으로 넘어갔다. 그러나 향후 시의원들의 시정 질의 강도는 높아질 것이다. 그렇다면 시장을 보좌해야 할 참모들은 지금처럼 뒷짐만 지고 뒤편에서 정 시장만 사지로 내몰 것인가, 아래 두가지 장면을 보자. 

최근 한 시의원의 토로했던 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장 면담이 잡혔는데 애초보다 참석 인원이 많다고 부속실 직원이 일방적으로 취소해버렸다고 한다. 해당 의원은 면담이 계획됐던 타 기관장으로부터 혹시 “혹시 시장님과 시의원님이 다른 당입니까”라는 당혹스러운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또 다른 장면을 보자. 축제나 행사가 많은 계절 탓이기는 하지만 일주일 동안 온통 정 시장은 외부 행사 참석에 집중되어있다. 그동안 어떤 행사가 중요한 것인지 모를 리 없지 않은가. 단적으로 두 장면을 보면 정무라인의 한계를 보는 것 같다. 정 시장을 내실 없는 얼굴마담식으로 격하시키는 참모는 누구인가. 정 시장을 밖으로만 돌리고 내부에선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귀와 입을 막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고 있다.

정 시장은 이제부터라도 시민을 위한 자신만의 뚜렷한 시정 철학을 보여줘야 한다. 여수시는 현재 각 분야에서 위기를 알리는 경보음이 울리고 있다.

김종호 기자 newstop21@dbl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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