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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 한 해를 보내면서...
박완규  |  pawg3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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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12.27  09:2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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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시 거문도 서도 일몰 전경.

올해처럼 다사다난했던 해가 또 있었을까요.

봄에는 박람회를 준비한다고 꿈에 부풀었고, 여름에는 박람회를 치른다고 정신이 없었고, 박람회가 끝나니 온 나라가 대통령 선거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가을이 왔고, 벼가 익었으며, 하얀 겨울이 시작되더니, 이제 한 해의 끝에 우리가 서있습니다.

이렇게 연말연시가 되면 우리는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올 한 해 고생 많으셨다”고, “올 한 해 보살펴 주셔서 고맙다”는 감사인사를 하게 될 것입니다.

당연하지요. 크던 작던 간에 주변 사람들의 도움 없이 오늘의 나와 이 자리의 내가 어찌 있을 수 있었겠습니까? 그래서 할 수만 있다면 주위 동료들을 꼭 안아주면 더 좋겠지요.

그 다음에는 내 가족들에게도 감사인사를 해야 하겠습니다. 남들에게도 하는 인사인데 내 가족들에게, 무탈하게 곁에 있어줘서 고맙다고 감사 인사를 하지 못할 까닭이 없습니다.

그런 다음에는 ‘올 한해의 나’를 조용히 되돌아보게 될 것입니다. 돌아보면 그 누구라도 후회가 없겠습니까. 그래도 올 한해 고생한 내 자신을 힘껏 한번 안아주는 것은 어떨까요?

올 한해 고생한 내 자신을 위로해 주시기 바랍니다. 힘들었지? 하면서. 내년에도 열심히 한 번 살아보자고 따뜻하게 위로해 주시기 바랍니다.
어제는 책상 위에 있는 다이어리를 새것으로 바꿨네요. 올해 지나온 다이어리를 뒤로 돌려봅니다. 11월, 10월, 9월… 1월. 그 한 장 한 장마다 빼곡히 적힌 일정과 이름들이 보입니다.
님도 한 번 살펴보세요. 님의 다이어리 안에는 누가 들어있던가요. 그들과 같이 함께 웃었던 날은 얼마이던가요. 마음 아팠던 날은, 힘들었던 날은 얼마나 되던가요.

지나놓고 보니 한 해가 금방이지요? 혹시 네모 안의 이름 가운데 벌써 아득해진 사람은 없던가요. 아니면 아직도 그 네모 안에 담지 못한 사람은 누구인가요.

나에게는 정작 소중한 사람인데 바쁘다는 핑계 뒤에 숨어서 자주 담지 못한 사람은 누구인가요?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내년에는 올해처럼 살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늘 이맘때가 되면 똑같은 후회들을 반복적으로 하게 되지요? 저도 그렇습니다.

어제는 대전을 다녀오다가 제 차 바로 앞에서 발생한 대형 사고를 목격했습니다. 도로에 선혈이 낭자한 사망사고였습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발생한 일이었네요. 그 사고를 목격하고 가슴을 쓸며 내려오다가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 사고가 나기 5분 전에, 아니 1분 전에도 운전자와 그 가족들은 웃고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삶이네요. 그래서 잘 살아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을 대하는 자세도 좀 더 겸허해져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면, 우리가 오늘이 지나면 당연히 내일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며 함부로 보낸 오늘이 어제 세상을 떠난 사람에게는 너무나 간절하게 필요했던 하루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내년 다이어리에 빈칸을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하얀 여백으로 남아있는 365개의 네모. 내년에는 이 소중한 네모 안을 빡빡한 일정만으로 채우지 않으려고 다짐합니다.

올 한 해는 빡빡한 일정만으로 채운 날이 많았습니다. 그러다보니 그 안에 정작 중요한 내가 빠져있고, 내 가족이 빠져있고, 내 사랑하는 사람들이 빠져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내년에는 그 네모 안에 올해 함께 웃지 못한 사람들의 이름을 적어 넣어 보겠습니다. 아! 그리고 월말 어디쯤에 있는 네모 하나는 꼭 비워놓겠습니다. 그 안에 제 가족의 이름을 적어 넣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날은 조용히 가족과 만남의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그리고 아내를, 자식들을 위로하고 격려해 주겠습니다. 또닥또닥.

올 한 해 동부매일과 동부매일방송을 사랑해 주신 시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2012년을 마무리하면서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계사년(癸巳年)에도 항상 건강하시고 이루고자 하시는 일들 모두 성취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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