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에게 “한 도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하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자녀들 교육문제라고 대답하겠다.

자녀들 교육문제가 해결되면 사람도 기업도 이 도시로 몰려올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거주하고 있는 사람도 행복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도시는 어떤가? 잘나고 똑똑한 사람들의 자녀는 외지에 유학을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바로 안다.

그래서 산단의 간부들은 처자식을 외지에 보내놓고 혼자 사는 홀아비(?)가 대부분이고, 중소기업 사장이나 의사들의 자녀들도 유행병처럼 외지로 유학을 보내고 있다.

누구도 계량해 본 적은 없지만, 그에 따른 지역 손실은 아마 엄청날 것이다. 그래서 지역에 국제고를 유치하자는 주장을 하는 것이고, 그것이 안 된다면 자사고라도 설립하자고 주장하는 까닭이다.

그러면 지금 현행 교육시스템에서 지역교육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글쎄다. 특단의 조치가 있지 않고는 쉬운 문제가 아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문제는 십년도 넘게 반복해서 되풀이 되었던 지역의 고질병이기 때문이다.
칼자루를 주면은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칼자루를 주지 않은 상태에서 괜히 불필요한 논쟁만 일으킬 것 같아 언급을 삼가고자 한다.

이러한 교육시스템의 문제는 유능한 지도자가 나타나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오늘은 발칙한 상상 하나를 하고자 한다.

여수 인구가 30만명이다. 가구 수는 약 10만가구이다. 그러면 그 가구 중에서 어렵게 사는 가정을 빼고 약 5만 가구만 매달 1만원씩 내서 ‘교육펀드’를 조성하면 어떨까.

그래서 그 돈으로 우리 아이들을 제대로 한 번 가르쳐보면 어떨까. 1달에 1만원이다. 부담가는 금액이 아니니 주민들을 설득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

그러면 매달 그렇게 모아지는 금액이 5억 원에 이른다. 시민들이 모은 성금이다.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이 기금으로 다양한 재능을 가진 아이들을 우리가 키워보면 어떨까.

이 기금은 정식 예산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의 간섭도 크게 필요치 않다. 그래서 이 기금으로 재능 있는 아이들을 파격적이고 전폭적으로 밀어주면 어떨까.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우수대학에 진학하는 아이들에 대해서는 학자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주면 어떨까.

너무 심했나? 아니다.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이러면 “공부 잘하는 아이만 우대하면 되느냐?”고 반발할 것이다.

맞다. 그러면 안 된다. 그러나 그래보았자 그 금액이 한 달에 1억 원도 안 될 것이다. 나머지 4억 원은 어디에 쓸까?

가정이 어려운 우리 아이들, 예체능에 뛰어난 재능을 가진 우리 아이들, 특성화 고등학생 중에서 우수한 우리 아이들.

평범한 성적이지만 특정 분야에 강한 의지를 가진 우리 아이들,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만들기를 몹시 갈망하는 우리 아이들을 대상으로 지원하면 어떨까.

대신에 장학금을 받는 이 아이들은 방학 때가 되면 일정 기간 동안 지역에 내려와서 가정이 어려운 동생들을 가르치게 하면 어떨까.

그 외 다른 방법으로 지역에 봉사하도록 하면 어떨까. 어느 해는 배낭을 메고 해외에 나가서 여수를 홍보하게 하면 어떨까.

정말 뛰어난 재능을 가진 아이가 있으면 유학비용까지 지원해주면 어떨까. 그래서 먼 미래를 보고 지역의 인재가 아닌 대한민국의 인재로 키워보면 어떨까.

그렇지만 단서 조항 하나는 달아야 하겠다. 고등학교까지는 지역의 고등학교를 다녀야 한다고.

이러한 조건임에도 굳이 떠나야 한다면 떠나야 하겠지만, 문제는 이렇게 우수한 아이들이 안심하고 지원할 수 있는 지역의 고등학교를 어떻게 육성할 것인가의 과제가 남을 것이다.

그 해법으로는 1번 국제고 유치, 2번 자사고 유치, 3번 기존 고등학교 활성화. 이 세 가지 틀 안에서 찾아야 하겠다.

1번 답은 현재 전남도교육청이 난색을 표명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2번 답은 지역의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한 문제라고 본다.

3번 답은 2번 답보다 더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하겠지만 지역의 전체 아이들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어찌 보면 여수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가 바로 3번이 아닐까 싶다. 3번의 문제를 언급한다면 말이 제법 길어진다.

그러나 어려운 난제이기는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닐 것이고 책임 있는 사람들의 의지 문제라고 본다.

오늘은 말 그대로 발칙한 상상이다. 발칙하다는 것은 ‘그럴 수도 있겠다.’는 의미와 맥을 같이한다.

시 예산으로는 다양한 정부 규제에 얽매이지만 시민들이 모은 펀드는 그러한 문제에 있어서 상당히 자유롭다.

한 달에 1만원으로 우리 아이들이 돈 없어도 공부할 수 있고, 돈 없어도 유학갈 수 있고, 돈 없어도 꿈을 펼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해주면 어떨까.

오늘은 발칙한 상상이었다. 그냥 웃고 넘어가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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